망태를 아시나요? 씨릿대를 아시나요? 대낚시대를 카본대로 바꾼 것 말고는 망태조사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습니다.
망태는 요즘의 쿨러라 할 수 있지만, 그물망을 등에 지도록 되어 있어 더 많은 고기를 담을 수 있고, 산중이나 절벽을 타고 오르내릴 때 좋죠. 망태는 아무리 더러워져도 씻지 않습니다. 말리기만 하죠. 거기엔 도시락, 미끼, 낚시대를 넣어 가죠.
씨릿대는 요즘의 밑밥과 밑밥통 및 주걱의 세가지 역할을 다 해내는 밑밥제조, 투척기기입니다. 3-5미터쯤 되는 나무대 끝에 가로 7센티 세로 15센티 정도의 쇠조각을 편채로 끼워서 씁니다. 괭이는 쇠목이 구부러졌고 그걸 펴 버리면 씨릿대가 되죠. 바위에 붙어 사는 담치나 쩍을 긁어 발밑 아래 바다로 쓸어 넣어서 밑밥으로 이용하는데 이 밑밥들은 물속에 들어가서 오래도록 물흐름에 뒤척이면서 역할을 해 주죠.
박동민이라는 51세 되는 동네 형님이 한 분 계신데 그 분이 망태(기) 조사입니다. 자동차를 살 때도 씨릿대를 실을 수 있도록 승합차를 사는 분이죠. 그 분은 민장대만 쓰지 릴대와 찌 사용을 않습니다. 거제도 일운면 서이말권 대부분의 포인트 이름을 수십번씩 걸어 다녀서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그 분은 간첩이 못 가는 길을 자일도 없이 다람쥐나 염소처럼 잘도 다닙니다.
그 분을 따라나서서 낚시터를 갔던 분 중에 반 수 이상은 다시는 따라가지 않습니다. 목숨을 건 포인트 진입!처럼 보인다나요? 거제도 서이말의 1/4이상 그 좋은 해안을 석유저장 땅굴로 만들어 버리곤 다시는 추가공사를 않겠다던 한국석유공사가 3차공사를 강행하자 생업도 포기하고 1달여를 장비저지캠프 대장을 실천하던 분입니다. 저는 결사저지 공동대표였구요. 그 당시 주민의 데모로 인하여 9명이 30-80일간 구속되고 1년6월 이상 징역, 2년 이상 집행유예를 지난 5월부터 선고받았습니다. 그 결과로 환경영향조사를 다시 실시키로 하였습니다. 그 분의 애정과 추억은 바위 하나하나 오솔길 하나하나에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낚시하여 온 고기로 아침밥상에 반찬으로 써 왔던 분입니다. 우리가 30분 걸려 가야할 길을 15분에 주파하던 분. 낚은 고기가 너무 많아 포인트와 집을 두 번 왕복하기도 했던 분. 11월 초엔 초보 낚시점주인이 된 저를 데리고 아시는 모든 포인트를 일러주리라던 분. 켐코더를 갖고 나서고자 합니다. 포인트마다 그 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같이 담으렵니다.
더 이상 전래의, 옛날 그대로의 바위, 절벽, 포인트 이름이 변절되지 않도록 하고 싶습니다. 선박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포인트로 진입하는 오솔길들도 잘 닦아 놓고 싶지만 그건 너무 힘들 것인줄 압니다. 그러나 낚시인의 목숨을 지켜내기 위한 절벽 밧줄 설치는 해 보고자 합니다. 수상여에서 본섬까지 가까운 곳은 굵은 와이어줄 연결이 가능할 것 같고요.
제가 그 분의 수제자가 되어 그분의 앎을 제 후배에게 전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바위나 바다나 공기를 환경으로 생각치 않고 친구로 생각하는 그 분의 마음도 제 마음으로 옮겨 놓겠습니다.
거제도 서이말권 무이낚시민박 이 상 문 적음(거제시 일운면 지세포 성당앞)
야전사령관: 감사합니다... 이 말 밖에 드릴 게 없네요. 언제나 좋은 날 되시고, 사업 번창 하시길... --[11/02-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