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전]
금요일 저녁 집사람 1주일 교육 간다고 가족모두 저녁 먹으로 남항진엘 갔습니다.
가족이라야 아들 군대가고 중딩 딸년하나 데리고 마눌님 이렇게 셋이 가족 모두이니...
바다가 보이는 xx리까 아저씨(?)의 레스토랑..
창가로 보이는 밤바다를 바라다보니 마침 파도도 적당히 일렁이고
하얗게 포말이 부서지는게 참 보기 좋다.
“야! 내일 낚시가면 좋겠네..”
저녁 먹으면서도 머릿속은 내일 낚시 갈 궁리만 하고 있으니..
이속을 울 마눌님은 알고 있을까...파하하하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디딜방아 형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야! 내일 다섯시까지 집으로 와. 밑밥은 내가 미리 준비 해 놓을께.”
“네. 형님 알겠습니다.” 이렇게 낚시가기로 약속 한 밤에는
아직도 설레임으로 잠을 잘 못 이룬다.
잠 못이루시는 분들을 위하여 제가 좋아하는 시(펌) 한수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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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여인숙
나는 버림받을 女子가 아니에요
창문마다 네모랗게 저당 잡힌 밤은
가장 수치스럽고 가장 극적이에요
담배 좀 이리 줘요
우리 어디선가 본 적 있지 않아요?
여기는 바다가 너무 가까워요
이 바다가 정원이라면
당신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부자로군요
이 정도면 나, 쓸만하지 않나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우스워
다 이해하는 것처럼 고개 끄덕이지 말아요
밤 밖으로 수평선이 넘치고
아 이런, 술잔도 넘쳤나요
지금 걱정하고 있군요 취하지 않았을 때가
가장 위험할지 몰라요
오래될수록 좋은 건 술 밖에 없어요
갈 곳도 없고 돈도 없다고
내가 유혹하는 것처럼 보여요?
당신 마음은 어떤가요
죽고 싶어 보지 않은 사람은
살았던 게 아니에요
부서지기 위해 바다 끝으로 밀려온 파도처럼
이곳까지 떠나온 게 아니던가요
사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여긴 정말 파도 말고는 아무도 없군요
그런데 왜 자꾸 아까부터
그 큰 눈을 그리 꿈벅대는 거예요
파도처럼 이리 와 봐요
나는 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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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도록 잠 못 이루고 뒤척이다 겨우 토끼잠을 잔 후
새벽 네시에 잠을 깨어 일찌감치 출발 방아 형님 집에 도착하니
거실에 불이 켜져 있네...그저 늙으면 잠이 적어 지는게 맞나보다.
벌써 기침 하셨네...
차에 짐을 모두 옮겨 실은 뒤 동해로 출발
현지에 도착하니 다섯시 반 쯤 되었다.
동해안 등반 배낭으로 준비를 마치고 포인트에 진입하니..
허 벌써 전임 회장님이 자리 차지하고 쉬고 있네....
으메 이 짐을 지고 여기까지 왔는데.......아이고 힘 들어라.
“아! 형님 내자린데 좀 비켜 주소..” 소리를 질러보지만...
씨익 웃기만 하네...다섯시에 들어오셨단다...
예전에 저 자리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데 5% 넘이 머리 위에 앉아서
낚시 구경 합네하고 뭉그적거리다가 머리통 두 세배는 되는 큰 바우를 건드려
그게 굴러 떨어져 사람 잡을 뻔한 자리인데..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냐..
먼 옛 날 이야기이네....
그건 그렇고 하.. 이제 어디로 가나...방아 형님이 직벽 포인트로 가자고 발길을 돌린다.
“아 쫌!!! 숨 좀 돌리고 천천히 갑시다. 무슨 노인네가 힘이 장사네야..” 투덜거리지만
들은 척도 않고 치뺀다.
으메 죽겠는거.....헥헥 거리면서 겨우 따라가니.
뜨아..이게 모야!! 직벽이 아니고 삼천궁녀 투신하던 절벽이네..
2~30 미터는 족히 되겠네.....내려다보니 어질어질......
고소공포증 환자는 어림도 없는 높이네.
“아니 형님 여기서 어떻게 낚시를 해!!!”
“괜찮아 잡기만 잡으면 밑에서 뜰채 질 해주니까..“
어라 내려다보니 절벽 밑에 박선생이 씩 웃으며 “형님!! 오랜만 입니다.”
“어! 그래 반갑다 육군 헬기 조종사 출신 아저씨...” 할 수 없다.
여그서 낚수를 하는 수 밖에는....주섬 주섬 짐을 풀어놓고
엉거주춤 궁상맞은 자세로 채비를 해본다.
원투로 멀리 날려야 하는 포인트라고 하니 애무(?)십육 1.5를 장착하여
힘껏 날리니... 멀리 수중여 앞으로 날아가 자리를 잡는다.
어흠......이제 나도 자리를 잡고 앉아 볼까나...
워낙 높아서 내려다 볼 엄두도 없고 내려다보면 어지럽다. 다리가 후들후들..
조금 시간이 지나야 적응이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