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째 배를 타고 치달리는 바다,
어둠 속이라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들리는 것은 뱃머리에 물살이 갈리는 소리와
우다다다
하는 엔진 소리,
그리고 따당따당 하는 뱃바닥이 물대가리를 때리는
소리...

폭염이다 무더위다 하면서 연일 계속되는 한여름 날씨에 겁은 나면서도
토요일 저녁 소품
하나하나 챙기기 시작합니다.
대상어가 긴꼬리벵에돔이라
바늘도 그 전용 7호로 챙겨넣고
목줄도 한 단계 업해서 1.5호로 하고
원줄은 딱히 따로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1.75호.
낚싯대는 벵에돔 감성돔 긴꼬리벵에돔 범용으로 사용하는 F대로.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을 구별하여 부를 때, 벵에돔은 그냥 [벵에돔]으로 긴꼬리벵에돔은 [긴꼬리벵에돔]이라 부르면 됩니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은 엄연히 다른 어종이기 때문에, 벵에돔을 두고 [일반벵에돔] 혹은 [입큰벵에돔]이라고 굳이 구분해서 부를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붕어와 떡붕어를 구분해서 부르기 위해 붕어를 일반붕어라 부르지 않고, 무와 열무를 구분하기 위해 무를 일반무라 부르지 않는 것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배추와 양배추도 마찬가지입니다. |
예보상으로 바람이 제법 강하고 너울은 적당, 수온이 상당했는데
바람이 살짝 강하긴 해도 예보대로만 된다면 즐거운 낚시
되겠습니다.
새벽 세 시 반, 갯바위 참 비좁습니다.
짐 놓고 나니
사람 설 데가 없는데 잠을 못 자고 온 상태라
정신도 몸도 살짝 메롱이라 좀 쉬고
싶은데...
앉거나 누워서 쉬는 건 포기하고 부지런히
밑밥 준비하고 채비하는데
갯바위가 비좁으니까 소품이 물에 빠지면 낚시를 망치고
사람이 물에 빠지면 그것도 낚시를
망칩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동작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고 위험해서
자연적으로 모든
것이 느려집니다.
채비 마치고 물 한 잔 마시고 그냥 한
군데 기대어 서서
여기가 어디며 낚시 패턴은 어떤지 그리고 또 다른 정보가 있는지
싶어서
휴대폰을 들고 온갖데를 다 열어봐도 선 자리 정보라곤 1도
없습니다
그럭으로 해가 뜨려는지 어렴풋한 밝음이 찾아오고
첫 캐스팅을 합니다
날물이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그냥 밀어붙이네요 발
앞으로요.
오른쪽으로 골창이 있어서 그리로 물이 좀 가 주면
좋겠는데
무조건 발 앞으로만 밀어붙이니
채비 흘릴 거리가
짧아서 이게 흘림찌낚시가 이렇게 바빠서야^^
아무튼,
그렇게 그렇게 바쁜 시간들이 흘러가고 드디어 해가 완전히 뜨면서
중날물이 막 끝 날물로 접어들 즈음해서
신호가 오고
훅! 챔질! 걸었다! 아싸라비야!
우욱하고 아래로 잠시 내리박더니 갑자기 옆으로 내달립니다.
옆으로 내달리는 꼴로 보아 이 넘이 벵에돔은 아닌 것이 필시 긴꼬리벵에돔이라...
오른쪽
골창으로 내달리는 넘을 왼쪽으로 비스듬히 대를 세워 버티기를 하니
이 넘이 무슨 생각이 있는 것인지
발 앞 갯바위 아래로 다시 파고드는데
그렇게 쳐박히면 상황이 종료되거나 아니면 박힌 넘을 빼내는데 애를
먹는지라
강제집행 들어갑니다.
잡혀 나온
긴꼬리벵에돔, 빠른 물살에 살아 온 넘이라 힘이 좋아서
살림통에 넣었더니 뛰쳐나오려고 푸득거리고
후닥거리고 난리버꾸통입니다.
물고기 한 마리 잡아서 살림통에 넣다가 안경에 바닷물 다 튀고
입도 짭쪼름하고 눈이고 옷이고 신이고 온 천지
물난리입니다.
발 앞으로만 밀어붙이는 빠른 물이 절대적
방향 전환이 없이 점점 더 강해지고
그에 맞도록 채비 바꿔가면서 계속해서 열심히
합니다
또 한 번의
입질,
좀 더 힘이 강해서 여유를 주지 않고 바로 강제집행해서 뜰채에 담고 보니 바늘이
훌러덩,
챔질이 약해서 확실히 걸리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처음 고기는 이빨에 씹혀서 바늘 위가 댕강 날아가면서 갯바위에 툮
떨어졌는데
그러고 보면 둘 다 다 잡아서 놓칠 수 있는 고기였는데
저절로 툭툭 떨어지는 고기를 다 손 안에 넣었으니 참으로 운수 좋은 날입니다
물이 뒤집어 질 정도로 강해지면서 채비는 완전히 발 앞 갯바위로 붙습니다
정면에서 발
앞으로만 오는 물이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채비를 걷어들여야 하고
그 과정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중에
후두둑하는 입질. 옆으로 째지 않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까지
아래로만 내리박더니 끝내는 수면에 드러눕는 돌돔. 일명 뺀찌.


두 시 철수하기로 약속했는데 잠이 와서...안 되겠습니다.
두 시간 앞당겨서 열두 시
배로 철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