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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부터 지금까지 34년째 꺼지지 않고 타고 있는 등불.
그 마을에서 2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티벳 망명 정착촌과 데풍 사원이 있는데, 달라이 라마 존자님께서 그 절을 방문하시면서 이 꾀죄죄한 사당을 찾으셨다. 당신께서도 공양불을 직접 불어 보고 이리저리 내둘러 보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의 방문
그리고 보시금을 내리시며 사진에서 보는 글을 친히 써 남기셨다. 손수 쓰신 사진의 글 뜻을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가피의 존엄이 넘쳐나며 무명의 어둠을 없앤 자아 광명을 만나게 된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
이에 의지하여 많은 중생에게 평온의 마음의 빛이 넘쳐나길 간절히 바라며 기도합니다.
2002년 1월 1일. 달라이 라마.”
▲달라이 라마가 친히 쓴 방명록의 글
사당에 불을 켜온 샤르다마 할머니는 1994년 86세에 돌아가셨고 지금은 그 할머니의 딸이 사당 관리를 해오고 있다.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어느 마을에서 하룻밤을 머물 때 동네 사람들이 거리에 부처님을 환영한다는 뜻으로 등불을 밝히려는데 한 가난한 과부는 등 하나 살 돈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자기 머리카락을 잘라 그것을 팔아 등 하나를 사서 켜 길가에 매달아 놓았다. 다음날 아침 날이 밝아도 그것만 꺼지지 않고 계속 타고 있어 사람들이 그 등을 끄려했지만 꺼지지 않았다. 부처님이 혜안으로 그걸 살피시고 제자들을 불러 아무도 그것을 끌 수 없다는 말씀하셨다. 그 과부의 등불은 자기 전 재산, 아니 여자에게 소중한 자기 머리카락을 팔아 장만한 지극정성의 결과물이었기에 그 누구도 아니 하늘 사람도 그것을 끌 수가 없다고.

▲'꺼지지 않는 등불'의 유래를 현지어인 까르나드 어로 쓴 안내판
첨단 과학기술의 시대인 이 시대에 인도의 외진 시골에 위치한 자그만 힌두 사당의 ‘꺼지지 않는 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과학적인 사실의 규명은 과학자들이 알아서 할 것이지만, 최소한 종교를 가진 분들이라면 이런 기적의 현상에 대해서는 좀 더 조심스럽게 대해야 될 듯하다. 그냥 내 종교가 아니니 힌두 사당에서 일어나는 이 일이 거짓이거나 없는 것처럼 무시하고 말 것일까? 무엇보다 먼저 다른 종교인들은 이런 기적의 현상을 자기들에게만 있다는 오만을 버려야 할 것이다. 각 종교마다 ‘내 것이 제일이다’는 무서운 에고에 휘둘려 자기 종교가 아닌 남의 종교를 무시하거나 비하하기 쉽다.
희생 없는 축복, 구원의 신앙이라니 얼마나 모순적인가.
진실한 신앙의 전제조건인 자기희생 대신에 금전으로 이를 대신하는 게 현대 종교인의 병폐다. 자기 몸으로 직접 해야 할 일을 돈으로 대신하다니. 청정하고 순수한 헌신, 그 진실한 마음을 상실한 보시금이나 헌금으로 환산되는 오늘날의 종교는 종교가 아닌 비즈니스인 장삿속이라 불려도 마땅하다. 인도의 평범한 한 시골 할머니가 밝힌 그 ‘꺼지지 않는 불’의 힌두 사당에는 보시함 또는 헌금함이 없었다. 그래서 그 불은 아직도 타고 있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음으로 밝힌 그 순수함의 정화로 말이다.
‘빈자일등(貧者一燈)’처럼.
따뜻한 봄기운을 느끼는 히말라야 맑은 산방에서.
비구 청전 두 손 모음.
1962년 완도에서 태어나 민장대와 원투낚시와 찌낚시 입문 22년으로 주말이면 바다가 아른거리고 이제는 대물을 목적으로 출조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