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갈치, 갯바위 집어등 아래 헤쳐 모여!

기자가 갈치낚시를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이러한 손맛 이외에도 지루할 틈 없다는 것과 가져간 갈치를 냉동실에 재워놓고 낚시의 성과를 두고두고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앞선 몇 번의 갈치낚시에서 그 맛을 들였는지 ‘통영권에 갈치 취재가 있다’고 일정을 전하자 집에서는 주저 없이 ‘많이 잡아 오라’는 ‘재수 없는 소리’를 딴에는 정성스럽게 해대기도 했다.
그러나 앞선 갈치낚시가 선상낚시여서 무리 없이 마릿수 조과를 해 낼 수 있는 것에 반해 이번의 일정은 갯바위에서 갈치를 노리는 것이라 내심 불안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통영권 갯바위에서 갈치 마릿수 조과가 가능하다’고 한 제보자가 워낙 출중한 ‘꾼’이었기에 기대가 되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다음 카페 뽈래기 사랑 前운영자였던 ‘06뽈락’ 이광용씨와 만난 것은 지난 10월 4일. 마산 동우낚시에 도착하자 그는 이미 집어등을 꺼내 놓고 점검을 하고 있었다. “갈치낚시의 성패는 집어등입니다. 갯바위, 선상 가릴 것 없이 밝으면 갈치는 모여듭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손수 제작한 집어등을 점검하고 있는 06뽈락 님. 밝으면서도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집어등이었다.
삼덕항에서 출발하는 새송도호를 타고 곤리도로 들어간 시간은 오후 7시 무렵. 막 어둠이 깔리기 직전 이었다. 06뽈락 님이 집어등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낚시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집어를 시켜야 짧은 시간에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새롭게 만들어 낸 다목적 집어등을 켜자 주위가 환해졌다. 눈이 부실 정도의 밝기를 자랑하는 집어등이 켜지자 갯바위는 안방이 된 듯 했다. 그대로 수면으로 각도를 맞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물고기들이 오글오글 모여든다.
▲두 개의 등을 켠 모습.
▲낚시 전에 미리 집어등을 켜서 충분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 낚시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갈치낚시에서는 큰 영향이 없지만 볼락낚시에서 집어등을 사용할 때는 집어등 앞에서 그림자를 만들며 낚시를 해서는 안 된다.
▲집어등은 고기를 모으는 것 뿐만 아니라 밤낚시에서는 조명으로서도 훌륭한 역할을 한다. 집어용으로 한 개, 갯바위 뒤쪽 높은 곳에 소형 집어등 한 개를 켜 놓으면 낮낚시를 하는 것처럼 불편함이 전혀 없다.
나는 볼락루어대를 꺼내 들었다. 첫 번째 캐스팅에 세 마디급의 준수한 씨알 갈치가 물어준다. 산뜻한 출발. 이어서 한번 건너 한 마리, 혹은 연타로 입질을 받으며 몰아치기를 시작했다. 이럴 줄이야!
씨알도 좋았다. 민장대, 루어를 가리지 않고 대체로 세 마디에 가까운 놈들이 물어 주었다. 특히 루어로 먼거리를 공략, 발 밑까지 꼬셔낸 놈들은 대개 굵직한 것들이었다. 민장대는 전갱이 살과 갈치 살을 섞어서 미끼로 꿰었다. 가지바늘 채비에 두 마리가 한꺼번에 물어주는 ‘쌍다래끼’도 자주 연출되었다.
▲전갱이 생미끼를 쓴 민장대 채비로 ‘쌍다래끼’를 연출한 뽈래기 사랑의 내뽈라구 님.
▲기자와 함께 신나게 루어를 던진 통영뽈라구다 님(뽈래기 사랑 운영자)도 준수한 씨알의 갈치를 올렸다.
집어등을 켠지 두 어시간이 지나자 갈치의 활성도는 최고조에 달했다. 수면 차고 날아다니는 놈들이 있을 정도였다. 발 밑에 모여든 작은 고기떼를 잡아 먹기 위해 휙휙 지나가는 갈치가 눈에 보였다. 갯바위에서 갈치가 얼마나 잡힐까 했던 처음의 기대는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새벽까지 기록갱신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사진은 대충 찍어 놓았고, 이제 아이스박스를 채워 보려는 요량으로 루어를 던지기 시작했다.
네 시간 만에 채운 아이스박스
11시가 넘으면서 갑자기 비가 한 방울씩 내렸다. 그 와중에도 갈치는 계속 올라왔다. 어두 컴컴한 갯바위에서 서너군데의 집어등이 켜진 곳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모두 갈치를 올리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멀리서 나마 은빛 갈치의 어체에서 반사되는 빛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집어효과가 최고조에 달하고 한창 입질이 집중될 무렵 비가 오기 시작. 그럼에도 취재팀은 한동안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왜냐하면 갈치가 계속 물어댔기 때문에.
▲‘장대바리’ 조사를 고집했던 내뽈라구 님도 루어 채비로 ‘배신’을 했다.
빛이라고는 집어등이 집중적으로 내리쬐는 곳이 전부. 당연히 고기가 모여들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 집어등으로 인해 낚시를 하기에도 무척 편했다. 다만 집어등을 켜고 낚시를 할 때는 집어등 앞으로 지나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자가 어른거리면 아무래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어등이 켜진 중앙을 노리는 것 보다는 경계지점에서 중앙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집어등을 켜면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드는 데 이것을 먹기 위해 갈치나 볼락이 몰려듭니다. 그래서 정작 대상어가 되는 갈치, 볼락은 환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에 있는 먹잇감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지요”라고 06뽈락 님은 설명했다.
▲70 마리가 넘는 갈치를 낚아낸 취재팀의 조황. 짧은 시간에 집중적인 입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집어등의 역할이 컷다.
▲통영 갯바위 갈치낚시 취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뽈래기사랑 팀.
▲갈치낚시 후의 즐거운 만찬 갈치회
▲이 한잔 때문에 낚시를 못 끊는다.
비로 인해 예정한 시간은 다 채우지 못했지만 짧은 시간에 쿨러를 거의 다 채우는 호황을 보였다. 곤리도 일대는 늦게는 11월 초까지 갈치가 나온다. 취재 당일 나온 갈치의 씨알은 평균 2마디 반을 상회하는 것들이었다. 집어등을 잘 만 이용하면 쿨러를 채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민장대를 사용할 경우 갈치의 입질을 받아내는 감각이 중요하고, 입질이 약할 때는 미끼를 적당히 흔들어주는 연출도 해 주어야 한다. 루어채비는 물결채비나 작은 미노우가 적당하다. 30~40m정도 던져서 밝은 곳으로 끌어 주면 빠르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일단 입질층을 파악해 패턴을 빨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취재에 협조해 주신 통영 삼덕항 뉴송도호 조갑수 선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취재협조
뽈래기 사랑 http://cafe.daum.net/angner
통영 삼덕 뉴송도호 055-644-3814
다모아집어등 055-243-87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