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한 도다리 입질 속 봄날은 간다

3월 12일 아침, 어느새 바다에는 봄나물 같은 도다리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도다리 낚시 시즌 오픈과 함께 남해동부 최고의 도다리 출항지로 부상한 진해 지역에는 도다리 배낚시에 특화된 배들로 편안하게 낚시할 수 있다.
최근 선상 조황란을 떠들썩하게 하는 주인공은 도다리다. 특히 진해만의 도다리 낚시는 요즘 주말이면 배 잡기가 어렵다고 할 정도로 활황세다. 아직 씨알이나 마릿수가 절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서둘러 봄맞이를 하기 위한 꾼들의 마음은 이미 황금물때다.
▲이보다 더 편한 낚시가 없다. 가장 편한 자세로, 가장 나른하게, 그러나 심심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도다리 낚시
상황이 좋았던 까닭에 우리가 탄 배는 거제 망와섬 앞까지 진출했다. 아직 죽지 않은 조류가 흘러 50호 봉돌을 단 채비가 비스듬히 내려갔다. 다시 포인트 이동. 거제 장목면 유호 일대의 앞 바다에서 채비를 드리웠다. 일행은 아니었지만 선두에서 낚시를 하던 노조사가 ‘빨래판’ 같은 씨알을 첫 수로 올린다. 시즌 초반 씨알로는 대물 수준. 느긋하게 채비를 하던 꾼들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시작하자마자 씨알급의 도다리를 낚아내 배 안을 술렁이게 한 부산꾼.
50호 봉돌을 내려야 한다는 말에 둔탁한 낚싯대를 펼쳐 든 까닭이었을까. 편대채비를 내린 낚싯대에는 입질이 도통 없었다. 자새채비나 원투채비에는 간간히 도다리나 노래미가 입질을 했다. 고패질도 귀찮아 배의 움직임에 자동으로 고패질이 되도록 해 놓고 낚싯대를 받침대에 올려 두었던 나는 나른하게 스며드는 졸음을 즐겼다. 눈꺼풀이 반 쯤 잠길 무렵 누군가 호탕하게 치는 큰 소리 “쌍걸이다!”
원투채비가 부지런히 도다리를 집어 했는지 이 한 번의 소동을 신호탄으로 배 밑으로 내려둔 편대채비에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아 다시 소강상태.
▲현지 출조점 운영하는 낚시꾼 답게 많은 마릿수와 큰 씨알의 도다리를 낚아낸 진해 대성낚시 임무열 사장
시즌 특집으로 준비한 도다리 낚시 특집 기사를 쓰면서 익혀 두었던 고패질, 집어법 등을 시험해 보았지만 역시 이론과 실제는 달랐다. 물때에 관한 것도 그랬다. 조금 때가 좋다는 것은 단순히 채비를 수직으로 바닥에 내리기 쉬워서가 아니라 물색과도 연관이 있었다. 조류가 흐르면 뻘 바닥에 먼지가 일어나 도다리가 미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먼 발치서도 고패질로 인해 일어나는 먼지를 보고 도다리가 찾아와야 하는데 그것이 되지 않으니 입질이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또 도다리 낚시를 할 때는 반드시 원투용과 편대용을 따로 구분해서 두 대의 낚싯대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원투 채비로 끌어오면 집어 효과가 있을뿐더러 심심하지 않게 낚시를 할 수 있어 좋다. 편대 채비만 해서 죽어라 고패질을 반복해서 하다보면 어느새 따분해 지기 마련이다.
도다리, 빛나는 한철
도다리는 분명 봄 한철 북적이는 유행같은 낚시지만 실제는 금어기를 제외하고는 일년 내내 즐길 수 있는 낚시다. 특히 수온이 제법 오르는 4월이 넘으면 도다리는 그야말로 지천이다.
▲도다리는 물론 노래미까지 낚여 풍성한 조과를 거둘 수 있다.
▲배낚시의 빠질 수 없는 코스, 선상 회 파티, 도다리회는 봄철 최고의 맛을 낸다.
굳이 배를 타지 않아도 백사장에서도 원투낚시로 쉽게 낚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기가 되면 또 다른 어종이 득세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다리는 봄 한철의 대상어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해도 봄 도다리의 포스는 다음 일년을 충분히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 함께 시즌을 맞은 볼락의 맛을 뛰어 넘어 버린다는 도다리. 향긋한 봄이 바다에 잔뜩 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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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대성낚시 055-543-05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