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부럽지 않은 삼부도! -포토조행기-
요즘은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바다낚시를 좋아하는 친구가 옆에 있어도 왠지 심심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들어도 무슨 얘기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고,
기분이 나빠도 그 이유를 설명하기 귀찮아지고
요즘 혹시,,이렇지 않으십니까?
아마도 병인거 같습니다.......아니면 중독 ^^
물때는 조금, 바람이 다소 강하고
오전한때 비가 5mm 내외로 내릴거란 예보.....^^
벌써 4번째 삼부도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무엇이 이토록 삼부도가 끌리는지 저도 모릅니다.
비록 거문도 보다 또 추자도 보다적은수의 대상어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분명 이곳 삼부도는 엄청난 매력이 갖추어진 휼륭한 출조지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내린곳이 소삼부도 돌무너진 포인트입니다.
긴긴밤 손과 발과 머리가.......약속이나 한듯이 움직이고 있다.
벌써 숙달된 손놀림으로 밑밥을 날리고 있으니 마음은 벌써 온갖 고기를 다잡았다.
코끝을 타고 야금야금 올라오는 태양이 구름을 사이로 가려지더니 진회색 하늘로 변했습니다....
곧 비바람이 몰려올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바람과 비가 세차게 몰아치더니,,, 내 몸에 느껴지는 한기는 등짝을 후벼 파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맘껏 할수 있다는 이런 순간순간이..
너무도 좋습니다.
머리위로 구름이 넘어 가고 강한 너울과 함께 비가 내리고 ....
빗방울이 굵어질 즈음, 빨간점 하나가 슬며시 지워져간다.
파도속으로 뭍히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손끝으로 전해지는 움직임.
숨막히게 떨리는 가슴으로 챔질!!
묵직함과 함께 깊은 그곳에 있으려는 반사적인 저항과 함께.....
비가 많이도 내립니다.
참다운 조행이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존중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우선되는 것에서 이루어져야
진정코 무엇인가를 낚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조행이 아니라 사냥개가 날짐승을 잡듯이
오직 본능으로 먹기 위해 잡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제 생각입니다...^^
매운 청양고추와 덩어리진 하얀밥 한덩이....
차가운 생수와 함께 한입, 한입 씹어 넘길때 마다.
목젖을 타고 흘러 넘어가는 냉기가 가슴 속 깊에 젖어들 때 즈음
빗방울이 눈 주위를 간지럽히니 마침내 눈이 가물가물합니다.
처음에는 찬바람 맞아서 눈주위에서 따듯한 물기가 흐르는줄 알았는데
이제는 점점 깊은곳에서 나도 모르게 흐르고 있습니다.
무엇이 뜨거운 그곳 마음을 움직였는지 나도 모릅니다. (별의 별 생각이 다납니다.)
감성돔 낚시는 ?????
무자비하게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푸른바다 속에 있는 감성돔과 교감하는 과정을
보다 중요시 여기는 마음가짐에 큰 뜻이 숨겨져 있을 것입니다.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 삼부도 감성돔!
그럴듯한 폼한번 잡아보았습니다.
중치급 감성돔으로 페이지를 장식합니다.
기왕 낚은 감성돔을를 맛있게 먹을 요량이면
그 고통을 줄이고 깨끗하게 먹는것도 좋을것입니다.
온통 붉을 피로 어지럽히고. 무성의하게 갈무리하는 행위는
낚시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임을..........
여기가 소삼부도 보찰여 입니다.
먹을만큼 잡았으니 이제
푸른 파도와 세찬 바람이 아쉬움을 접으라고 합니다
생각같아서는 푸른파도에 남은 밑밥을 더 던지고 싶은데...
여기는 대삼부도 무구여입니다.
이제 겨울이 점점 깊어질수록 대물들의 움직임도
활발 해질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감히 생각하건데 감성돔낚시는,
도구의 제한없이 무조건 결과물을 얻으면 된다는 식의 발상은 이제그만........
오늘도 푸른 바다의 감성돔과 교감하는 멋진 만남을 위해
갯바위에 앉아 빨간점을 띄우고 푸른 파도를 낚아보세요.
그 일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닙니다
늘 외로움과 싸워야 하고 기다림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빈살림망 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늘 빈손이기를 자청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돌아오는 길이 아쉬움으로 가득차 있을 지라도
이미 그렇게 빈살림망이 되리라는 것을 예견한 것이기 때문에
괴로워도 참아야 하고 힘들어도 속내를 보여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마지막 소삼부도 조행기를 마칠까 합니다.
끝으로 이곳 소삼부도 돌무너진곳으로 안내해주신 "다음까페 서경피싱클럽" 운영자께
감사드리고 조행기를 마칩니다.
귀댁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