줘도 못먹었으니 내것은 아닌듯 하다.
평소 낚시로 만남을 지속적으로 가졌던 분들이 눈에 띈다.
손맛을 위하여 거제에서 이곳으로 장소까지 이동하고, 참으로 대단한 열정을 가지신 분들이다.
손맛 보셨습니까?
그저 말없이 너털 웃음만 지을뿐....그 웃음의 의미는 뭘까?
그래 맨날 잡혀주는 그놈들은 아니지 않는가?
낚시는 못 잡았다면 잡으러 가야 하고 , 잡았다면 또 잡으러 가야 하는게 아니었던가?
주말을 기다린 보람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이 들 즈음, 나와 동료는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고..
이미 해는 서산으로 저물어가고 있는 늦은 오후의 시간 이었다.
비진도로 가자고 한다.
대충 아무렇게나 가까운 곳으로 나가면 되는데...
귀챦을텐데.. 제법 나온다고 굳이 그곳으로, 본인은 항상 뒷전이고, 낚시인을 항상 먼저 생각하니...
인지상정 이랄까 ... 그래서 자주 찾는지도 모르겠다.
샛바람이 제법 불고 있었다.
이곳 저곳 탐색하기를 반복 ..바람 피하는 홈통에서 잔씨알이 제법 마릿수로....
바람은 더 강해져만 가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하여 철수를 결정하였다.
철수후..인근에는 배를 채울곳이 없다는 소식에 시내 한바퀴 돌았다.
대충 해결해도 되는데..늦은 시간인지라 그것 조차 마땅한 곳이 없으니... ㅠㅠ
대충 해결하고 다시금 제자리로 ...내일을 위하여 동료들과 하룻밤 지내기 위하여 찾았던 곳은????
미리 맞춰놓은 알람은 우리를 깨우고, 밖에 나가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웬지 출조를 하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인지라 비와 함께 새벽을 맞았다.
혹시 그에 대한 탐욕에 눈이 흐려진 것은 아닐까?
빗물이 나를 아프게 때리고, 손 끝이 싸늘해 지는듯한 차가움의 빗물이 옷을 적신다.
미동도 하지 않은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는 소식도 없다.
하늘도 어둡기만 하며, 비 때문인지 몰라도 바다에도 어둠이 가득한듯 하였다.
살아 움직이는 바다이건만, 그 속에서 노닐고 행동하는 존재는 아직 입을 열고 있지 않으니...
비 내리는 날씨가 원인일까????? 물 흐름이 약한게 문제일까?????
낚시인의 의지, 그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요지부동 저곳도 마찬가지.. 세차게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조기 철수하였는지 한척의 빈 전마선은 또다른 낚시인을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해안도로의 차량들...
저곳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우리 낚시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젖은 낚시복의 한계가 이미 다다른듯 하였고, 중날물이 지나가는 시간이었다.
대각선으로 흐르는 물흐름속에서 입질이 ..
왔다 !!
나도 모르게 내뱉은 소리...비록 잔씨알 이었지만 얼마나 긴 기다림이었던가?
그리고 이내 한마리 더 ~~~
항상 이 해안도로 자리는 씨알급 또는 마릿수가 나왔었다.
근데 오늘은 ~~~ 줘도 못먹었다. 아마 내것이 아닌듯 하다. 사실은 실력 부족 ~~ ㅎ
차츰 굵어지는 빗방울에 몸과 마음도 차가움에 휩싸인다.
아직 채 날물이 끝나지 않았고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오늘 나의 의지는 여기까지 인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애써 감성돔을 품어려 한 나였지만, 외면하는 널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
정오를 갓 넘긴 시간에 집에 도착하여 밑밥통의 조과물을 꺼내니...
" 뭐예요" 라고 한다.
그러자 작은아이는 " 엄마는 그것도 몰라, 감성돔 이쟎아!! 아빠 맞죠? " 라고 한다.
냉전이 완전히 종식된것은 아니었지만...
이번주, 다음주 모임을 위해서 알맞게 벗겨진 감생이를 앞에 하고 마주 앉았다.
끝으로~~
1박2일 낚시여정... 모임이 아니고는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좋은 곳, 가고 싶은 곳, 좋은 사람과 함께라는 큰 의미를 내게 남겨 두고 싶다.
① 출 조 일 : 2009.11.28(토) 밤 ~ 29(일) 오전
② 출 조 지 : 통영 비진도 및 척포
③ 출조 인원 : 둘이
④ 물 때 : 조금이 지나고 삼사일(?)
⑤ 바다 상황 : 바람 강하고..비 많이 쏟아짐
⑥ 조황 요약 : 그럭저럭..줘도 몬 먹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