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이며 일본은 앞서 설명했듯 이보다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되어 있습니다. 해경이 말하는 구명복은 KS 안전기준에 따른 부력재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했지만, 현재 레저용으로 비치한 구명조끼, 여객선에 비치된 구명동의가 모두 오래되고 낡아 KS 승인을 거친 제품이라 해도 실제로 바다에 빠졌을 때 제기능을 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부력제는 오래되면 오래될 수록 부력 기능을 상실합니다. 이 부분은 낚시용 구명복도 마찬가지이며, 이를 배게 삼아 깔고 눕거나 물에 젖은 상태로 방치할 경우 그 성능이 줄기 때문에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겠지요.
또한, 사고가 난 해역은 조류가 빠르기로 유명하며 2~3m의 너울성 파도가 지속해서 들이닥치는 극한의 상황에서는 KS 안전 기준치 제품이라도 무용지물입니다. 한마디로 그러한 상황에서는 항해를 하지 않은 것이 최선책이며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수색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상황보고는 해경이 사고 해역으로 출발한 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세월호 때도 그랬지만, 사고란 하나의 원인만으로 참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몇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일어나게 되며, 그중 하나가 구명복을 입고 있었느냐의 여부이며, 초동대처가 제대로 이뤄졌느냐도 원인이 됩니다. 그러한 원인들이 쌓이고 쌓여 총체적 부실로 이어지는 것인데 해경은 단순히 이 사고의 원인을 낚시 구명복의 성능탓으로 돌리면서 애꿋은 사망자의 잘못으로 몰아가려고 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해경 말대로 낚시 구명복이 구명 보조제이고 부력 성능이 기준치에 맞지 않다면, 왜 해상 레저 활동을 승인하고 낚시 구명복의 안전 기준치를 자율에 맡기는 것입니까?
그렇게 말하는 해경조차도 지난 2013년경,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짝퉁 구명조끼를 대량으로 사들여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전국 4개 지방해양경찰청과 16개 해양경찰서에서 구입한 수천 벌의 구명동의가 안전에 취약한 합성수지로 만든 개당 2~3만 원짜리 제품임이 드러나면서 불량 구명조끼의 허위 형식승인과 부실한 검수에 대한 의혹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해경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해당 기사 전문 : 보러가기)
단지 책임론을 피하고자 낚시 구명조끼의 성능을 의심하는 거라면, 바다에 빠졌을 때 해당 제품들이 얼마나 물에 띄울 수 있는지, 해상 레저용에 맞게 제작된 것인지 그 적합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했습니다.
오늘날 바다 낚시인들은 구명조끼뿐 아니라 안전과 밀접한 갯바위 신발 등 낚시장비 일체에 대해 일본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 10년 이상 바다낚시를 한 사람으로서 '안전'과 직결되는 구명복과 신발만큼은 일본 브랜드의
사용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점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썩 유쾌하지 않습니다만, 오죽하면 낚시꾼들 사이에서 "죽기 싫으면 일제품 써라."는 말까지 나돌까 싶습니다. 그 정도로 안전에 관해서는 그래도 일제품의 성능이 입증되었기에 비싼 가격을 마다하고 사용하는 게 아닐까요.
반면, 구명복을 생산하는 국내 조구업체의 현실은 열악하기 그지없습니다.
시중에 바XX라는 브랜드의 구명복만 해도 그렇습니다.
제품 상세 페이지 어디를 살펴보아도 부력재에 관한 설명이 없습니다.
이런 구명복이 일본에 수출해 시마노, 다이와와 대등하게 경쟁할 리 없을 것이고, 전량 내수용으로
생산하는 것이라면 해경이 생각하는 구명조끼의 기준인 4.9kg에 맞춰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일부 싸구려 국산 제품은 해경의 말대로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지만, 추자도로 다닐
정도의 낚시꾼이라면 싸구려 구명복을 쓰지 않습니다. 기본 가격이 30만원, 혹은 그 이상인 일본 브랜드를 선호하기에 구명복의 성능을 의심하려면 이들 제품이 어떤 기준에 의해 제작되고 있는지부터 알아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지금은 사고를 둘러싼 각종 의혹,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기사로 유포되고 있어 어느 쪽에 귀를 기울여야
할지 헷갈립니다. 저 역시 사고 현장을 직접 둘러보거나 자세한 내막을 모르기 때문에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낚시 구명조끼에 대한 해경의 발언만큼은 매우 부적절해 보입니다.
적어도 낚시인이 착용하는 구명복 부력재가 어떤 기준으로 제작되었는지를 알고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변명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늑장 대응에 대한 책임을 조금이라도 면하고자 낚시 구명조끼의
성능을 방패막이로 삼으려 했던 해경. 이번에는 잘못 짚은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했으면 좋겠고, 이러한 사건이 우리에게 또 하나의 교훈이 되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 법규를 잘 정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며 추자도 사고 희생자들의 삼가 고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