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이 이어지는 갯바위는 손을 대면 데일까 두려울 정도다. 날씨가 이정도 되면 바닷물도 끓기 시작한다. 수온도 수온이거니와 잡어떼들의 들썩임으로 인해 밑밥 한 주걱이면 수면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그렇다면 여름은 정녕 시련의 계절이기만 한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어떻게 보면 여름은 가장 고기를 낚기 쉬운 계절이다. 왜냐하면 선택의 여지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볼락, 감성돔, 벵에돔, 돌돔, 참돔, 농어, 부시리, 벤자리 등 바다낚시의 유명 어종은 모조리 낚을 수 있다. 기사 제목에 ‘어종전시장’, ‘어물전’ 같은 용어가 가장 자주 쓰이는 시기가 바로 이 때다.
여름은 물고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새벽 시간이 길어 공략할 수 있는 어종이 다양해 진다. 굳이 한 어종만 고집하기 보다는 언제 입질할 지 모르는 손님고기를 기다리는 두근거림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AM 4:00 ~ 6:00 볼락, 감성돔, 참돔
이 시간대는 야행성 어종인 볼락이 아직 활동할 시간이다. 루어대나 민장대를 펼쳐 들고 30분 정도면 포인트를 탐색해 보자. 30분을 쪼아봤는데도 별 무소식이라면 볼락은 애시당초 포기하는 것이 좋다. 끝내 미련을 가지고 낚시를 길게 끌면 다른 어종의 신경을 건드려 하루 낚시를 아예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루어의 경우 따로 미끼를 준비할 필요는 없고, 민장대는 청갯지렁이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 좋지만 크릴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어차피 한 어종만 보고 낚시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어종을 낚아보기 위해 도전하는 낚시이니 만큼 마릿수에 대한 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다. 민장대 채비를 할 때에는 목줄은 1.5호 이상을 쓰는 것이 좋다. 볼락 낚시 도중 일찍 일어난 감성돔의 입질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볼락 탐색이 끝났다면 1호 릴찌낚싯대로 펼쳐보자. 원줄 2.5~3.0호, 목줄 1.5~1.75호를 꺼내고 감성돔 바늘 3호를 달아보자. 이 채비로는 감성돔과 참돔을 동시에 공략한다. 70cm가 넘는 대물 참돔은 무리가 가겠지만 웬만한 대물은 끄덕 없는 채비다. 게다가 섬세한 감성돔 낚시에도 알맞다. 바다를 보고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조류에 채비를 던지면 참돔을, 본류대에서 나오는 지류를 공략하는 감성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AM 6:00 ~ AM 9:00 벵에돔, 참돔, 감성돔
과감히 채비를 바꾸어 본다. 저부력으로 찌를 세팅하고 상층을 노려 벵에돔을 집중공략한다. 이때는 잡어도 활동을 개시할 시간이므로 밑밥 투척에 신중을 기울인다. 벵에돔의 경우 물이 맑고 햇볕이 뜨거워져야 입질이 활발하므로 해 뜬 직후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류가 잘 가는 곳에서는 저부력 전유동 낚시로 전환하여 참돔을 노린다. 벵에돔의 입질이 약다면 목줄찌를 사용한다.
또한 남해동부권 중 욕지도 부근에는 탈출 참돔들이 갯바위 가까이에서 입질을 하므로 벵에돔 낚시 도중에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이때 부터는 한가한 틈을 타 농어 루어대를 꺼내서 루어를 세팅해 놓는다. 언제 농어가 튈 지 모르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감성돔 활성도가 좋고 벵에돔이 피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감성돔 낚시에 전념해도 좋은 시간이다.
AM 9:00 ~ AM 11:00 농어, 벵에돔, 참돔
해가 완전히 떠 잡어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할 시간이다. 이쯤되면 갯바위 가까운 곳의 포인트에는 잡어 등쌀에 낚시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가 된다. 그러나 잡어의 움직임을 잘 보면 대상어의 활동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큰 고기가 밑에서 꿈틀거리면 잡어가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때는 채비를 무겁게 해서 바닥을 공략하면 의외의 손맛을 볼 수도 있다. 또한 농어의 라이징도 나타나는데 주변을 잘 둘러보면서 낚시를 하다가 농어의 움직임이 포착되면 미련없이 농어루어대를 들고 루어를 날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