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粃悲)
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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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4 09:55
제목 : 비비(粃悲)
너는 온통 치장으로.. 가련하다 보였다.
그것이 마치 거창한 화려이리라 착각을 하는구나.
여저기에 흩뿌려진 너의 그림자로 현혹하는 악취가 가소롭다.
여린 비 내리던 어느날
낯익은 담소속에 휑한 그 그림자를 끌고 나타나
이곳이 깨끗한 모래톱인지, 몽돌밭인지, 아니 네가 뒹굴 자린지.....
의기 양양 그것도 한 때란 것을
이미 오래 전 홀연히 살다 가신 무명속의 구전에서 익히 알았다.
너만 모르더구나.
눈물만이 슬픔을 알려주는 색깔이 아니란다.
웃음에도 슬픔이 숨어 있단다.
너는
그런 쭉정이로 네 슬픔을 숨기려 들지만,
끝내 나에게는 들통마저 숨기진 못하는구나.
이중의 도포를 휘감아 감쌌지만,
세상의 눈에는 그 속이 훤히 들여다 보임이 너의 겉과 같지 않거늘.
지금에라도
숨긴 발톱 잘라내고 네 속을 드러내어
빈 쭉정이를 숨기려한 너의 슬픔을 울어 보아라.
도라 (친구야 너를 아노라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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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현재 여건을 바탕으로 읽어 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감각낚시의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