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향기 바람에 날리고 ..

신상품 소개


회원 랭킹


공지사항


NaverBand
점주/선장 > 실시간 조황
b_hot_activegloat_200x80.gif b_hot_nios_200x80.gif

 

 

 

국화향기 바람에 날리고 ..

거제우연낚시 12 3,089 2012.11.11 01:39

<img src=

얽힌 인연 속에 다음 생에서도 다시 만나고 싶은 인연이 있는 가하면

문득 떠오름으로 진저리 처지는 인연도 있으리라
스치듯 가볍게 만나 영원을 맹세하지 않아도
생을 다 할 때 까지 이어지는 인연이 있는가하면
전부를 걸어도 순식간에 등을 돌리는 인연도 있는 생이란 굴레


오남매 중 위로 오빠하나 동생 셋
둘째인 나는 그래서 인가 언니란 호칭을 참 좋아한다.


시집와 마주치는 동네 형님들
형님이란 소리가 익숙하지 않아
언니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안 그래도 철없는 며느리 더 철없다 하실까봐..
시집오자마자 첫아이가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일 잃었다.


연달아 둘째까지 그리되니 노시부모님 뵐 면목조차 없어지고
지금은 돌아가신 시어머님께서
조용히 타이르시며
아가 아마 촌살림이 힘든가보구나
얼마동안 이라도 나가 살아 보렴
싫다고 고집 부리는 둘째 며느리 손을 잡으시며
그러지 말고 아이를 낳고 다시 들어와 살면 되는 것이니
서운타 생각지 말고..“
그렇게 시댁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하고 난후 맺게 된 인연이니
언니와의 인연도 20년이 넘었다.


<img src=

그때만 해도 남편이 사고 나기 전이라
남편은 거제도도 좁아 갯바위 낚시 원정을 다니곤 했는데
거의 한 달에 줄잡아 못해도 20일은 바다에서 출근을 할 정도니
낯선 동네에 덩그러니 남겨진 내 속은 상하다 못해 문드러질 것 같았다.


저 버릇을 고쳐야지 싶어 남편이 좋아하는 술 한 병 놓고
들꽃도 꽃아 장식하고 안주도 모양을 내서 만들어 차려 놓으면
퇴근하기가 바쁘게 빛의 속도로 밥 한술 뜨고는 낚싯대 챙겨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남편


저 오토바이를 내다 팔아 버릴까 아님 구멍을 내 버릴까
아니면 아작 을 내서 엿 바꿔 먹어버릴까
애인을 만나러 간들 저리 급하진 않을 텐데..
남편이 지나간 자리 뒤엔 아무리 좋은 봄날이라도 늘 휑하고 스산해
별별 궁리를 다하다 깨달은 어느 날


어쩌면 나에 지나친 욕심인지 몰라
시 아버님 56세에 남편을 보셨으니
그 세대의 아버지상에서 보고 배운 것이란 케케묵은 판에 박힌 관습일터
그것을 내가 빼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저사람 마음이라도 편하게
바다에 장가한번 더 보낸 셈 치자


바다가 저사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애첩이라 생각하고
숨 한번 크게 쉬고 눈 한번 찔끔 감아주자


일하러 오라면 못 일어나도 낚시 가자면 오밤중도 새벽도 없이 나서는 사람 아닌가.
저리 좋아하는 걸 못하게 하면 저사람 은 또 무슨 낙이 있겠나..
그러고 나니 낚시 간다 해도 의연해 지는 자신
부업거리도 찾아보고 알아보다 동네에서 발 넓기로 소문난 한사람

<img src=

언니를 알게 되어 많은 사람을 접하며 이어 온 인연

처음 그때부터 언니야~~하고 부르면 이모, 새댁, 누구 엄마, 가 아니라

아직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한사람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대형 H빔이 강타한 남편의 생사 갈림길에서도 으스러지는 나를 부축해 주었고

몇 해 전 모진 인연에 기력을 잃고 쓰러진 나를 잡고 일으켜 세워

미음을 떠 넣어 주던 사람 


한 성질 올라오면 저 여린 몸에서 욕이란 욕은 다 퍼붓는 욕쟁이


 

이 미*가스나가 니 *고싶나

모친 가슴에 대못을 박을 라고 니가 제정신 이가

니 새끼들 좀 봐라 눈 떠라 눈 안뜨나 이 가스나야

**

니가 그것밖에 안되었나

정신 바짝 차리고 내말 잘 들어라.

느그 엄마 생각해서라도 니 이라모 안되는기라

사고 후 힘든 일은 못하는 남편이

궁리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지금의 이업

가계 바로 뒤에 시어른 댁이 있고

연세 드신 노부모에 아이들과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찬 갯바위에 오래 서있으면

허리에 무리가 오는지라

작은 쪽배를 장만 할 때도 내일처럼 나서는 고마운 인연들


 

&lt;img src=

   


먹고 살기 바쁘다고 얼굴 한번 내 비치지 않는 날 위로하며
너무 자주 보는 것도 재미없다 한 번씩 만나야 새롭고
지나는 길에 내가 들르마..
그렇게 살아온 며칠 전
계절이 주는 그리움 때문인지 언니야~ 바람 불어 바다 안가니
나 오늘 언니 집에 갈라고~


딱 일주일 후면 아들 장가보내야 하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짐만 되는 못난 동생 위해
살 붙이를 맞는 들 이리 살가울까..


두 내외가 반갑게도 맞아 갓 지은 밥에 된장을 끓여 내오고
차 한 잔 마시고 도란이다 보니 탐스런 국화 밭에서 찍은 사진이 있길레
저기가 어디냐 물으니
거제 국화축제다 몰랐나.
곧 하는데 여가나면 같이 갈래~

&lt;img src=
(한지로 만든 등꽃)


 

서툰 솜씨로 운전대를 잡고 네명의 언니들을 모시니
마음 저 안까지 따뜻해지고
김양의 수다보다 언니들의 수다가 더 정겨워 그걸로 대신 길 안내를 받고 있으니
**이 초본데 정신없겠다 우리 고마 여기서 입 좀 다무는 게 어떻겠노
잠시 조용~
운전 연습 한다고 아이 셋 태우고 다녀서 익숙합니다.


말 떨어지기 무섭게 왁자지껄~
여자 셋만 모여도 접시가 깨진다는데
다섯 여인네라 작은 차안은 대형 스피커 볼륨 올려놓은 듯 하고
언니들의 날랜 걸음 뒤로 사진 몇 장 찍으려다
어미 닭 뒤를 이은 병아리처럼 종종 걸음을 치기도 하면서
처음 들여다 본 국화꽃 축제는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만들었다.


&lt;img src=

보고 있어도 그리운 사람들과 함께한 국화꽃 축제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 하는 국화 향보다 더 예쁜 사람 향에 취 할 즘


 

이맘때면 친정 모친이 피우신 국화 향으로 넘실거릴 작은 섬도
내가 사랑했고 존경했던 먼저 가신 이들이
진동하는 국화 향에 저려
혈류처럼 흐르는 그리움
해마다 가지 잘라 그 긴 그리움을 홀로 피우시는 내 어머니
이 광경 보시면 얼마나 감탄 하실까
내년엔 꼭 모시고 와야지..

&lt;img src=

생전에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던 꽃이라
한해도 거르시지 않고 송이송이 정성으로 그리움 매다시는 내 어머니
글을 막바지 매듭짓다 어머니 생각에 죄스러워 먹먹해 지는데
울리는 전화 


엄마~ 안 그래도 엄마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 먼일 있는가?
아네요 날도 추워지고 긍께(그러니까) 
안 그래도 되네 어멘 잘지내고 있씅께
엄마..엊그제 국화꽃 구경하러 갔는디..
순간 명치끝이 아리다 못해 목울대 타고 넘는 불효에
더는 말을 잇지 못하는 여식에게 어머닌 나직이 타이르신다.


오메 내 딸 시방 운당가
오늘 아그들 학교도 안갔을 것인디 울지마소

어멘 새끼들 앞에서 울면 안되제
어메가 울면 새끼들 까정 맘 아픈것이여
그래서 어멘 아무나 어메가 되는 것이 아니라네
그러니 울지마소잉

어메.. 전화.. 끊네 이.. 


이미 내안에 국화는 시들지 않는 그리움의 꽃으로 만발하다.

 
&lt;img src=

 


2012년 11월 10일 거제 국화꽃 축제를 다녀와서

 


 

0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12 댓글
솔머리 12-11-11 08:06 0  
가슴 속에 무언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그리운 사람들, 어머니, 아이들.... 사랑하는 아이들과 어머니와 그리운 사람들이 있는 우연님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우연님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거제우연낚시 12-11-24 18:46 0  
솔머리님...
어른들 말씀중 한해가 다르고 하루가 다르다 더니
실감과 공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고장난 어깨가 무리함에 컴을 등한시 했습니다.
그래도 기분 좋은건 나눈다는 즐거움과 행복이
더 큰걸 어쩌겠습니까
1차 김장 마치고 몇며칠 끙끙 ㅎㅎㅎ
따스한 저녁 되시기 바랍니다^^
미스타스텔론 12-11-13 18:18 0  
국화꽃 향기에 머언 그리움이 북받쳐 오르는 에세이입니다.
거제우연낚시 12-11-24 18:49 0  
미스타스탤론님...
언제나 우뚝선 그리움의 섬
님은 우연에게 그런 분 입니다.
시간 오래 지나 모든게 흐릿해져도
거센 풍랑 맞서며 의연한 깍이지 않는 그리움 처럼..
누구나 가슴안에 섬하나 그리고 키우듯 말입니다.
그렇게 님은 그 그리움의 섬에 가고싶게 만드는 분임을..
향기 가득한 나날 이어 지세요^^
거제우연낚시 12-11-24 19:24 0  
동생네가 둘이나 영광에 사는데 엊그제 전화가 왔습니다.
언니..단풍이 기가 막혀 언니 생각 절로 나네..하면서요.
내 피붙이들의 인근에 저렇듯 황홀한 단풍이 드는군요.
가을산을 못가본 우연..사진 몇장 가져 갑니다.감사히..
솔향기 12-11-15 15:36 0  
이야 커피한잔이 절로 생각나게 만드네요..
오랫만입니다. ^^
거제우연낚시 12-11-24 18:55 0  
솔향기님..
멋쟁이시지요.
정말 오랫만 입니다.
안부도 무지 궁금했는데 아실려나..^^
우연의 바람인데
차 한잔 들고 편안함으로 우연 살이 들여다 봐 주심을..
역시 시간 지나도 통했군요.
포근한 저녁 되시구요^^
청호. 12-11-17 12:13 0  
이 넓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인연들 중에...
진정 서로를 생각하고 보듬어줄 인연은 몇이나 될까요?
만나는 인연마다 소중이 간직하시는 우연님의 정의 깊이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 집니다...^^
말미의 어머님 말씀에 가슴이 먹먹해짐은 ...
이젠 기억조차 안나는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이겠지요...
거제우연낚시 12-11-24 19:00 0  
청호님...
말씀에 살짝 부끄러워 지는 우연 입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어여삐 봐주심에..
좋은일이 생길때보다 아픈일이 생길때 더 메이게 불러지는 이름
그런거 보면 전 불효 여식에 분명 합니다.
언제쯤이면 그리움 앞세워 맘편히 여행 한번 모시고 갈련지..
그저 죄송할 따름 입니다.
댓글로 남겨주신 여운 만큼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산적되고싶어 12-12-29 17:25 0  
어라~
아무리 찾아봐도 형수 얼굴은 안보이네~
맨날 사진기만 들고 다니지 말고 피사체로 함 있어봐요
주위의 배경과도 참으로 멋지게 어울리는 모습일테니깐요
가을이 오면 산 기슭에 옹기종기 피어있던 국화꽃이 떠 오르네요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이 어우려져 사람의 심금을 울리기도 하였지요
국화꽃을 보면서 누군가를 떠 올려보는 시간들이였습니다
형수요
멋진글과 맛갈스런 음악들 자주 좀 올려주이소 ^*^
거제우연낚시 13-01-13 17:15 0  
산적아우님..
아이셋 데리고 친정 나들이 다녀 오느라
인사가 늦었네요.
흠..사진 찍는거 그거 참 어색해서요 ㅎ
고맙다오.
화목한 가정 늘 평안하시기 바래요
햇살 13-11-26 18:30 0  
  읽는 동안 눈물이 그렁 그렁하게 고였습니다.때로 삶은 사나운 폭풍우보다 더합니다.누군가는 마음 아파합니다.......
사는 데 쫓기다 보면 순수한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움도 퇴색하고 낭만은 어느새 멀어질 때가 많더군요....... 그래도 가장 소중한 보물은 마음인 것같습니다.
    삶의 아픔들은 물러가고 화창한 봄날이 찿아 오기를 바랍니다.......
 
포토 제목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