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Floyd.....Another brick in the wall
인낚의 님들
추운 날 건강히 잘 계시겠지요.
반가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4년 전이던가요?
당시 선거에서 패배하고 여러가지로 심란해하시던 선배님 두분과 함께
사랑하는 후배들과 어울려 여유롭게 찾았던 그 아름답고 순정한 섬
노화도.보길도.당사도엘 모처럼 다녀왔습니다.
하나하나 눈에 익은 철부선이며
선착장에서 초라한 민장대를 드리운 여느 꼬맹이들의 진지한 표정.
바닷바람에 태워 주름살투성이인 주민들의 얼굴, 그러나 그 맑은 미소...
순수하기 이를데없는 남도 포구의 풍광은
참 오랜만이었고 낚시의 또다른 설레임이었습니다.
고기야 잡히면 잡는 것이고 또 안잡히면 그만일테지만
포구 마다에 철부선을 옮겨타 가며
그 아름다운 풍광들을 다보고 느낄 수 있음은
삶의 지난한 여정 속에 느낄 수 있는 짤막한 행복이 틀림없었습니다.
노화도 뒷골목에서 해성낚시를 운영하는
그지없이 맑은 표정의 청년, 김구 사장이 대접하던
그 개불이며 우렁쉥이의 맛을 잊을 수가 없군요...^^
광주에서 큰 레져숍을 준비하고 있다하시니 개업하면 꼭 가봐야겠습니다.
사시사철, 늘상 불어대는 바람과 몇 척의 배
스러져가는 집 몇 채, 야트막한 돌담의 이미지 뿐인 당사도.
이미 눈에 익은 그 사람.
까무잡잡하고 왜소하기만 한 동트는 민박집 주인장과
너무 갸름하여 그저 약해만보이던 그의 알뜰한 부인
그리고 그들의 튼실한 아들녀석들....
초라한 방파제에서 돋보기 안경을 끼고 왔다갔다하던 중학생인 큰 아들...
왠지 쓸쓸해보여 녀석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애잔해지더군요.
당사도는 아마도 그 어떤 낚시보다
사람과 세상살이에 대하여 생각케하는 이미지가 강렬한 곳이었습니다.
당사도 남단의 얕은 여밭 포인트에 내려
누우런 뻘물 속에 채비를 던지면서
이른 바 발밑을 긁어보기, 직벽치기, 원투낚시 등
동원 가능한 온갖 조법과 함께 밑밥이 뿌려지고
고부력의 원투 반유동채비에다 제로찌를 이용한 근거리 전유동채비,
기울찌를 이용한 반유동 잠길찌낚에다
발밑을 노리는 비장의 무기, 변형 구멍찌 릴 맥낚
그리고 부피 큰 수중찌만을 이용한 쳐넣기 등.....
길 잃어 흙탕물 속을 헤매던 15cm 짜리 깻닢 감생이와
재수없이(?) 교통사고를 당한 35cm 쯤 되는 노래미 한 마리는 바다로 다시 살려보내고
탱탱 부는 차가운 바람에 마스크를 하고
왕(?)폼생폼사 해보았지만 올꽝이었습니다.
해남권은 바람이 불면 언제나 뻘물이 심하니....
2박3일간의 낚시를 정리할 시간인 철수를 앞 두고서야
김발이 수면에 떠내려오고 또 떠내려온 김발은 가라앉기 시작하고
맑은 물이 흙탕물을 밀어내고 조금씩 섬 둘레를 채우기 시작했으니
무척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편도가 부은데다 잇몸에 염증이 생겨
민박집에 누워 차라리 낚시를 쉬고 싶기도 했는데
먼 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니 아니나 다를까 몸이 다 망가져버렸군요.
아침에 동네병원에서 미니(?)수술을 받고는
치과와 이비인후과를 번갈아 오가며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출조에서 그나마도 내 마음을 넉넉하게 했던 것은
그 한가로운 섬들의 풍광을 넉넉히 즐길 수 있었던 데다
민박집에서 끓여준 감생이 맑은 국(치리)의 담백한 맛...
그리고 뻘물이 일었지만, 아무도 없는 그 깨끗한 갯바위에서
"내 마음대로 즐기는 낚시"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음입니다.
이젠 다음번엔 목포를 경유하여
멀리 가거도로 한번 갈까 합니다.
2박 3일간의 허접한 조행기,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고밥사: 섬의 풍광을 마음에 담고 오셨군요 가끔 폰으로 보내준 메세지 감사합니다
병원치료 잘받으시고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제주도에는 비가오네요 오랜만에 제주 집에 왔더니 비가와서 낚시도 못가고
자식놈이 쓰는 컴 앞에서 눈낚시하고 있습니다 --[12/0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