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손전화가 없는 섬을 공개수배합니다. 아시는 분이 있으시면 저에게 연락주시면 후에 사례하겠습니다. ............****...^^^^^^@@@@@ x250 ...... 위의 부호는 한반도 각지역에 흩어져 있는 섬입니다. 남해쪽의 섬, 신안군에 속한 섬, 동해안의 울릉도, 서해안에 뿌려져있는 섬들, 어느 한 곳이라도 그런 곳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찾고는 있는데 아직 찾았다는, 그런 섬을 보았다는 연락(기별)은 없었습니다. 쾌속선이 다니고 인터넷이 가거도 3구 대풍리에도 있는 걸 봐서는 천연기념물 같이 희귀할 것 같네요. 섬이 너무 문명화 되어 있습니다. 섬의 문명화는 개인적으로는 반대입니다. 섬은 섬답게 떠 있는 섬이어야 합니다. 손으로 돌리는 자석식 전화가 연락의 수단일때, 정말 좋았습니다. 목선의 택택이 엔진으로도 소국흘도 누에머리와 작은여, 개린여,검은여,납닥여,칼바위를 날아다녔습니다.거친 파도를 뚫고 다니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답니다. 야구방망이 같은 (요즘 사람들이 무식하다고하는) 투박한 낚시대로도 가볍게 거무틱틱한 굵은 감성돔을 잘도 잡아냈었답니다. 너무 많이 잡아서 가지고 갈 수가 없어서 유일한 연락수단인 등대의 자석식 전화기로 아주머니들을 불러(현대식 용어로는 포터)서 머리에 이고 날랐답니다. 저는 낚시잡지를 취미삼아 모으고 있는데 80년대 초의 모낚시잡지를 보면 당시의 야구방망이 같은 갯바위대를 선전하는 사진 옆에 새의 깃털이 있는데 선전문구는 이러합니다. "깃털같이 날렵한 낚시대가 탄생",그리고 요즈음에 원투 낚시에나 쓰이는 커다란 릴을 장착하고 있었읍니다. 값비싼 장비로 무장한 고기 너무 쉽게 잡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그걸 보면 신기한 물건 같이 생각이 들겁니다. 낚시박물관에나 가면 볼 것 같은 장비들이였지요. 지금 그 잡지를 보면 괜스레 웃음이 나지만 얼마나 좋은 시절입니까? 잡지의 곳곳에는 또 이런걸 다루고 있었습니다. "갈수록 어족자원이 고갈되어간다." 갯바위에 넘치는 낚시인",이런 내용을 보고서 요즈음을 비교해 봅니다. 이십년전의 얘깁니다. 당시에도 꾼은 넘쳐났고, 장비도 대단히 발전을 하였답니다. 오늘날에도 꾼은 넘치고 갯바위의 고기는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낚시인 여러분들은 요즈음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금으로 부터 이십년이 지난 오늘날 누군가가 현재를 추억하면서 이렇게 얘기할지도 모르지요. 시간은 흐르고 변하는게 자연의 섭리겠지만 왜 그리도 추억의 책가방 같은 낚시추억이 자꾸 떠오르는 걸까요. 쌍기통 고성능 배들이 꾼들을 포인트에 내리기 위해 추격전이 펼쳐지고 값비싼 외제 장비로 절대 무장한 낚시인들이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선장을 피곤하게 합니다. 다그런것은 아니지만 목선의 택택이 시절을 잊고있는 선장들은 어탐기와 위성항법장치와 첨단의 성능을 자랑합니다. 개도 물고 다니는 손전화는 왜 그렇게 들고 다니는지? 하기야 필요 할 수 있겠지만은 없었던 시절도 잘 다니고 잘 연락하고 잘가곤 했는데... 젊은 사람들이 너무 편리한 것만 찾는 것은 아닌지요. 너무 쉽게 고기를 잡는 것은 아닌지요.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어렵게 고기를 잡는 것 부터 배워야 하는데 너무 쉽게 잡고서 자만에 빠집니다. 그리고는 선배들을 무시하곤 하지요. 자기가 최곱니다. 옛날에는 낚시에도 최소한의 철학은 있었는데 말입니다. 쾌속선이 다녀서 편리는 하겠지만 섬에 가는데 3박 4일쯤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만 섬이 귀한 줄 알고 사람귀한 줄 알지요. 오래 걸려서 하루 묵고 다음날 또 천천히 가고, 주의보가 발효되면 섬을 관광도 하고 그래서 이틀,삼일이 지나고 하여서 섬을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는 아주 어렵게 고기가 잡히는 겁니다. 그래야 실력도 길러지고 예도 아는 낚시인으로 커가는 것이니까요. 민박집의 편리함도 좋지만 없는 반찬이라도 정성이 깃든 그 맛이 중요합니다. 이십여년을 다녔던 섬에서 삼일을 미루었다가 정작 내릴때가 되었는데 어제 방금들어온 모낚시인에게 낚시대 선물받은 선장이 새벽 본인을 못내리게하고 선물준 낚시인을 내려놓았을때 정말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 돈이 좋구나. 인터넷이 있는 섬, 손전화가 좋긴 좋구나, 하면서 씁쓰레한 기억을 뒤로 하면서 항상 마음속에 자리잡고 고향같은 포근함을 주던 섬이 싫어졌지만 또 다니고 있답니다. 집은 옮겼습니다.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나야 하는 것 아시지요?. 문명의 이기가 사람들을 더욱 피곤하게 합니다. 더 조급하게 하고 , 더 힘들게 합니다. 전화가 편리한 만큼 우리를 놓아주질 않습니다. 일거수 일투족 자기를 감시하고 위치를 확인시켜 줍니다. 목포자유시장에서 새벽에 산 중하새우를 소금물에 절여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갔던 우리는 감성돔의 손님맞이에 감격했습니다. 감성돔은 우리를 배신하질 않습니다 .우리 인간이 자연을 배신하지요. 섬에가서 자연에 동화되어 조화롭게 있다가 오면 될 것을 왠 말도 그렇게 많고 탈또한 그렇게 많은지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명절이 오니 괜히 쓸데없이 몇자 적어보니 너그럽게 용서해주십시요. 별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것은 아닙니다. 낚시인 여러분 본격적인 새해입니다. 좋으신 나날이 되시고 건강하십시요.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