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소 뒷발 ... 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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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소 뒷발 ... 3탄)

G 2 2,308 2003.02.28 23:37
작년에 추자도에 있으면서 조행기란에 소 뒷발로 쥐잡기 1탄, 2탄을 올렸었습니다. 작년에는 추자도에 계신 아
버님 덕분에 추자도를 오가면서(12회) 그런데로 낚시를 즐겼는데 이젠 아버님도 안계시고(작년 8월에 돌아가셨습니다) 저도 일이 바쁜 탓에 올해는 한 번도 출조를 못했습니다. 가끔씩 인터넷 바다낚시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바다 냄새 맡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곤 합니다.
지난 9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신양리에 있는 낚시가게 정리를 위해 서울과 추자도를 오갈 때 일입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형님께서 가게 정리를 돕는다고 같이 따라 가겠다고 하여, 형님 후배분과 셋이서 동행하여 승용차에 짐을 싣고 완도까지 간 후 온바다에 차를 싣고 추자도로 향했습니다. 나야 그간 아버님 모시고 있으면서 추자도 이 곳 저 곳 왠만한 곳은 다 다녀보고 고기도 낚을만큼 낚아보았지만 형님은 낚시도 완전 초보고 먹고 살기 바쁘니 출조는 엄두도 못내는 처지입니다. 그래도 고향이 부산이라서인지 낚시를 좋아하는 편이라 첫날 추자도 일정은 가게 정리를 뒤로 미루고 형님과 후배분 모시고 섬으로 출조를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하추자 신양리 항에 도착하자 마자 낚시가게에 짐을 풀고 이른 점심을 급히 먹은 후 낚시짐을 챙겨 바다로 나갔습니다. 가게 옆에 문돌이 민박의 배를 타고 나가 보니 앉을 만한 자리는 오전 손님들이 다 차지했고 마침 푸랭이 삼봉여 밑에 포인트 이동하는 팀이 있어 그 팀들이 내렸던 자리에 내리게 되어습니다. 다른 팀들 앉았다가 철수하는 자리는 대게 조황이 별 볼일 없는 줄 알고 있지만 마땅히 빈 자리가 없으니 바람 쐰다는 기분으로 그냥 내렸습니다. 채비를 하기전에 먼저 발 밑에 밑밥을 몇 주걱 주고 먼저 형님 채비부터 해서 미끼 끼우는 요령을 알려주고 내 채비를 준비 했습니다. 가마가츠 1호대에 다이와 엠블렘Z 구형 ABS 릴에 원줄은 3호, 2B 소형찌에 목줄은 2호를 두발 반에 바늘은 가마가츠 크릴 색 1호 바늘을 묶고 전체 수심을 7-8M 정도 준 후 밑밥용 크릴 중 잘 생긴놈을 한 마리 골라 던졌습니다. 이제 막 물돌이가 시작되었는지 조류가 낚시하기 좋을 정도로 잔잔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때도 한 낮인데다 남들이 밑밥 주고 실컷 흘리다 안 돼서 철수한 자리애 무슨 고기가 있겠는가 십지만 형님 모시고 바닷바람 쐬는 셈 치니 고기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도 없고 그저 바다에 찌 띄워놓고 쳐다보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그런던 차에 형님의 낚시대가 크게 휘어집니다. 야! 동칠아, 큰 고기가 걸렸나 보다. 뜰채, 뜰채. 형님이 놀라서 고함을 치고 난립니다. 가만히 낚시대 휘는 것을 보니 그 당시 많이 낚이던 뺀지인것 같았습니다. 한 25에서 30정도로 짐작되어, 침착하게 낚시대만 세우고 있어요. 찬챙이니까하니 형님은 아니야 굉장히 큰 고기야한다. 몇 번의 실갱이 끝에 올라온 고기는 예상대로 25정도 되는 뺀찌다. 뜰채를 대기가 귀찮아서 내 낚시대를 갯바위에 내려 놓고 손으로 원줄을 잡아 고기를 끌어 내었다. 형은 원도 출조도 처음이지만 책에서만 보던 돌돔을(비록 잔챙이 일망정) 직접 낚아내고는 무척 흥분한 모양이다. 바늘을 빼려고 보니 작은 바늘을 써서 그런지 목구멍 깊이 삼켰다. 바늘 빼기가 귀찮아서 목줄을 끊고 새 바늘을 묶고 있는데 갑자기 들리는 형의 외침. 동칠아, 니 낚시대 끌려간다. 묶던 바늘을 놓고 뒤 돌아보니 갯바위에 내려 놓은 내 낚시대가 물 속으로 들어갈 참이다. 재빨리 낚시대를 잡고 한번 챔질을 했다. 묵직하다. 움직임이 돌돔은 아니고 대형 감성돔 같이 빠르지않게 묵직하게 끄는 것이다. 뭐지? 발 밑에서 입질을 받았기에 목줄만 믿고 레버를 놓지않고 대의 힘 만으로 버텨보았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몇번 반복하고 나니 드디어 물 속에서 시꺼먼 것이 떠 오른다. 어이쿠, 이게 뭐냐! 고기는 생각 보다 훨씬 큰 대형 벵에돔이다. 힘 쓰는 것으로 보아서 40-45정도라 생각했는데 물 위로 떠 오른 벵에돔은 훨씬 더 커 보인다. 물 위로 떠 오른 후에도 몇 번 더 쳐박았지만 처음 보다 힘이 많이 약해졌다. 별 위기 없이 완전하게 고기 힘을 뺀 뒤 뜰채를 댔다. 낚은 고기를 눈 대중으로 살펴보니 약 50정도는 되는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살림망에 넣어 두고는 이러다 대박 터지는 것 아니야 하는 기대감을 가져 보았지만 이후로 씨알 잔 뺀지 몇 마리를 추가하고는 물이 너무 빨리 가는 바람에 낚시도 제대로 흘려 보지도 못한 체 낚시를 끝냈다. 물은 도랑물처럼 콸콸 흘러가지, 훈수지는 곳을 찾아도, 그런 자리가 없다. 발 밑에 바짝 붙여 보지만 입질도 없고 일찍 대를 걷고 갯바위에 누워 한참을 기다리니 우리를 철수시킬 배가 밖미역쪽에서 오는 게 보인다. 그런데 오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배가 도착하고 난 후 왜 이리 늦었냐고 물으니 오후에 늦게 들어왔으니 낚시 좀 더 오래 하라고 일부러 천천히 왔단다. 으이구!
고기 좀 낚았냐는 다른 손님들의 질문에 예, 큰 것 한 마리 했는데요 하니 너도 나도 살림망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는 와! 벵에돔이 이렇게 큰 게 있냐하며 다들 놀란다. 어떤 분이 자를 가지고 재어본다. 대충 재어보니 50-51 정도 길이다. 그런데 길이 보다 빵이 무척 좋다. 철수해서 가게에 있는 저울로 재 보니 정확히 2.4kG나간다. 이걸 어떻게 하지, 사진을 찍을까하고 망설이는데 형님 왈, 그거 회 떠 먹자, 큰게 맜있겠다한다. 내 기록인데. 그전 기록이 추자도에서 낚은 벵에돔 37인데 기록을 무려 13-4 Cm나 갱신한 기록어를. 에라 모르겠다. 회 떠먹자. 가게에 물건 사러 온 손님들 몇 분에게 고기를 보여 주며 자랑하고는 바로 회를 떳다. 뺀찌 몇 마리를 보태니 반쪽만 떠도 회의 양이 엄청 나다. 결국 다 못 먹고 남겼다. 남은 반쪽은 집에 가지고 가려고 냉동실에 넣었다. 당시에는 아버님 돌아 가시고 가게 정리 하느라 경황도 없었고 또 아버님 상 치루고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큰 고기 낚았다고 알리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않아 반쪽은 회로, 또 반쪽은 서울 가서 매운탕으로 해치웠는데 지금 생각 해 보니 너무 아까운 것이다. 어탁을 뜨든지, 사진을 찍어서 월간 바다낚시나 월간 낚시 최대어상에 내 보는 건데 하는 아쉬움. 이제 내가 언제 다시 추자도 같은 원도권으로 낚시 다닐 기회가 있겠나. 설사 일년에 한 두번 간다 할지라도 이 정도 되는 고기를 잡을 행운이 돌아 오겠는가? 아마 아닐 것이다. 추자도의 대형 벵에돔은 시즌이 겨울에서 오유월이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벵에돔이 안낚이는 것은 아니지만 씨알도 잘고 마릿수도 많지 않다. 거기에 50이 넘는 씨알은 일년에 몇 마리정도다. 그 고기를 사진 하나 찍지않고 그냥 먹었으니. 나중에 형님에게 그 고기 왜 먹자고 했냐고 물었더니 형님 왈 추자도에서 낚시하면 그 정도 고기는 흔하게 물리는 줄 알았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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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G blast3 02-11-30 00:00


추자도 조행기 잘 읽어습니다...아까네여,,사진이나 어탁이라두 떻으면 조으련만,,,담에 꼭 그렇게 하세여...어복충만하소서~~ -[03/01-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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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자연사랑 02-11-30 00:00
신양리에 계셨던 고 유선생님 자제분? 반갑습니다.잘읽었습니다. -[03/0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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