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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선물

1 갯바위에서 66 10,714 2012.02.17 17:33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몇 일전부터 와이프에게 낚시 가고싶다는 말을 흘려놓고 대망의 결전일인 내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늘 오전부터 와이프 눈치보며 동정의 눈길을 수시로 보내고, 퇴근 후 와이프가 좋아하는 마트 쇼핑하러 따라나선다.
 
보통 마트 가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와이프는 엄청 좋아한다. 굳이 살건없지만 대부분의 여자가 그렇듯
쇼핑만 가도 좋은가보다.
 
마트에서 이것 저것 와이프의 관심사 코너를 열심히 따라다니며 보좌해준결과.
 
로또 1등 당첨과도 같은 반가운 소식.
 
와이프 : "오빠, 내일 낚시 가니까 김밥 싸줄게"
 
아...이 얼마나 아름답고도 반가운,, 그렇게도 기다리던 '윤허'가 떨어진 것이다.
 
윤허를 받음과 동시에 낚시하며 즐길 군것질거리들을 하나 둘 카트에 담는다.
 
일단 커피3개, 컵라면1개, 초코바2개
 
집으로 돌아 오는길 내 머릿속은 온통 낚시 생각뿐이다.
 
집에 도착후 부랴부랴 낚시 장비 체크하고, 정리한다.
 
당일 낚시지만 항상 낚시 갈때마다 느끼는 거시만 아무리 줄인다고 줄여도 짐이 많다.
 
와이프는 콧노래 부르며 김밥을 싸기 시작한다.
 
우리 와이프지만 김밥하나는 정말 맛있게 싼다. 내가 인정한다 ㅎㅎ
 
현재 시각은 오후 10시
 
낚시방에서 출발 시각은 새벽2시
 
아직 시간이 좀남아 잠을 청하지만 잠이 올리 만무하다.
 
그도 그럴것이 항상 12시~1시사이에 잠이 드는게 몸에 베어있고, 더군다나 낚시가기 전날이니
 
잠이 올 수가 있을까 ㅋㅋㅋ
 
그래도 추운겨울 낚시 체력전이란걸 잘 알기에 억지로 잠을 청하지만.
 
두눈은 번쩍, 귀는 쫑긋, 말초신경은 아~  모드로 돌입해버린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제 드디어 신발끈 동여매며 출조점으로 향할 때이다.
 
무거운 짐들을 차에 싣고 낚시방으로 달린다.
 
낚시방 도착하니 사장님 반갑게 맞아 주신다.
 
내가 1등이다 ㅡㅡv
 
오늘은 기상이 썩좋은 편이 아니라서 4명이서 출조가기로했다.
 
목적지는 황제도,
 
잠시후 사장님께서 말씀하신다.
 
사장님 : "혁민아"
 
저 : "예"
 
사장님 : "오늘 가기로 한 사람중 2명이 일이 생겨 못간다."
 
저 : "아~..예~.."
 
사장님 : "잠시 후에 한명 오면 그때 둘이서 갔다온나"
 
저 : "예???  아...예.."
 
사실. 낚시를 가기로 하긴했지만, 바람이 심상치가 않았다.
 
1주일에 한번 수요일 쉬는데,  저번주 저저번주도 기상때문에 못갔는데 오늘도 바람이 분다.
 
강하고 굳세게 ㅡㅡ...
 
2분이 못 가신다는 말을 들으니 나도 고민이 됀다.
 
'그냥 들어가서 꿀잠이나 잘까??'
 
사장님께서 내 표정을 읽으시더니
 
사장님 : " 혁민아, 나왔으니 다녀오니라"
 
저 : "예...^^;;"
 
잠시후 젊은 조사님이 한분 들어오신다.
 
얼핏 내 또래 같지만, 출발전 통성명하니 나보다 3살 형이다
 
이분도 이 낚시방 단골 이신가보다.
 
사장님과 인사를 나눈후 소품 이것저것을 구입하신다.
 
이제 밑밥을 개고 차로 올라탄다.  
 
내비로 목적지 찍고 출발~~ 전에 사장님께서 한 말씀 하신다.
 
사장님 : "혁민아, 오랜만에 황제도 가는데 같이 못가 미안하다, 꼭 고기 잡아 오니라"
 
저 : "아 사장님 괜찮아요. 잘 다녀올게요"
 
황제도는 해년마다 갔지만 올해는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번번히 출조가 무산됐었다.
 
1주일에 하루만 쉴 수 있는 직장인의 애환이다...ㅜㅜ
 
목포에서 회진까지 신나게 차를 몰아 본다.
 
항구에 도착해 보니 조사님들이 다른날에 비해 절반 밖에 없다
 
역시나 바람은 강하고 굳세게 불어온다.
 
근성있는 바람이다.
 
 배에 짐을 옮겨 싣고, 잠시 후 요란한 배 엔진소리와 함께 출항이다!!
 
약 2시간여의 바닷길을 달렸을까.. 갯바위에 접안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주섬주섬 선실에서 일어나 단화 끈을 조여매며 내 차례가 오길 기다린다.
 
같이 출조길에 오른 일행분 먼저 포인트 하선하며 손맛 꼭 보시라는 응원을 던진다.
 
이제 내 차례다.
 
오늘 내가 낚시 할 곳은 황제도 등대밑 포인트.
 
포인트에 내린후 주위를 살피니 오...널직하니 발판도 좋다.
 
근데 이놈의 바람은 더 불어 제낀다.
 
캔커피 코펠에 데워 먹으려고 코펠을 빼는데 바람에 뚜껑이 날라간다.
 
검은 바다속으로 ..ㅡㅡ....
 
잠시 후 여명이 밝아오며 낚시준비를 본격적으로 한다.
 
오늘 나에게 진한 손맛을 안겨줄 소중한 내장비들.
 
이날을 위해 그렇게 닦고 기름칠을 해댔다.  ㅡㅡ+
 
BBX-SZ 1호대에 화이트 테크늄3000번 2.5호 세미 플로팅원줄, 1.5호 목줄, 2호바늘에
 
3B 기울찌를 꺼내들어 셋팅에 들어간다.
 
힘차게 첫 캐스팅 후 채비 정렬이돼고 조류는  ----->  이 방향으로 흐른다.
 
원하던 조류 방향이다.
 
낚시 시작하고 1시간뒤 시원한 입질이 왔다!!
 
찌가 시원하게 시야에서 사라지고나서 약2초 후에 챔질을 하니..
 
무지하게 처 박는다.
 
꾸욱...꾸욱,,,꾸욱,,,,레버를 두어번 정도 놔주고 힘겨루기에 들어간다.
 
잠시 후 덩치급 감성돔이 수면에 뜨고 배를 뒤집는다.
 
뜰채로 마무리 하는데..이런....
 
고기가 너무 무겁다 ㅜㅜ
 
랜딩에 성공 후 갯바위에 내려서 보니 얼핏 봐도 5짜다.
 
근데 빵이 진짜 좋다.
 
줄자를 꺼내어 재보니 52cm다.
 
순간 정적....그렇다.
 
내 기록인 것이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다시 재보니 51.5cm다.
 
괜히 다시 잰거 같다 ㅡㅡ^
 
사정없이 방망이질 하는 심장을 달래며 떨리는 손으로 다른 녀석을 더 노리며 캐스팅을 해본다.
 
잠시 후 아까입질 받은 곳에서 다시한번 시원한 입질이다!!
 
이번에도 2초후에 챔질!!
 
방금전보다 힘을 더 쓴다!!
 
낚시대 손잡이를 가슴쪽에 지탱하고 펌핑을 한다.
 
잠시후 쌍둥이 녀석이 수면에 뜬다.
 
뜰채에 고기를 넣고 올리는데 역시나....무겁다...ㅜㅜ
 
갯바위에 올려서 나란히 놓으니 크기가 거의 같다.
 
남은 녀석과 같이 바칸에 넣고 기포기를 틀어 산소 공급을 해준다.
 
특A급 산소로만.
 
한마리 더 !! 를 되내이며 다시 캐스팅한다.
 
하지만 이번엔 찌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꿀렁이는 너울에 따라 움직일뿐,,,
 
사실 이날 갯바위에서 도저히 낚시할 상황이 돼질 못했다고 판단했다.
 
바람이 너무 심해서 온바다가 하얗게 꽃을 피고, 휘청거릴정도로 바람이 불었으니 말이다.
 
그 바람을 뚫고 캐스팅을 했지만, 문제는 뒷줄이다.
 
바람때문에 캐스팅후에 뒷줄이 오른쪽으로 커다란 만을 만들어 버린다. ㅡㅡ...
 
하지만 나름 뒷줄 관리를 해주며 초리대전부를 수면속에 넣어서 낚시를 했었다.
 
입질도 없고 집중력도 이제 떨어지고,.,
 
무엇보다 기록고기를 두마리를 잡아두니 낚시가 집중이 되질 않고
 
온 신경은 키퍼 바칸에만 쓰인다.
 
몇번을 뚜껑을 열고 확인해보고 만저본다..
 
잠시 후 다시 캐스팅한 후 담배 한대 물고, 아직 철수 시각까지는 많이 남았지만
 
그만 하고 쉴까? 하며 고민을 해 본다.
 
담배재를 털며 찌를 보는데....이런...찌가 없다...
 
공략지점을 둘러봐도 분명히 없다..
 
그렇다면...주저없이 챔질이다!!
 
꾸우우우욱....
 
오...완전 힘을 쓴다...
 
세마리째라 여유가 좀 난다.
 
고기를 가지고 노는데 힘이 앞선 두 녀석보다 더 좋다.
 
내심 기대를 해본다.
 
잠시후 수면에 뜨니 아까와 비슷한 크기다.
 
뜰채에 담는다.
 
역시나....또,.,,,무겁다 ㅜ,.ㅜ
 
갯바위에 올려보니 엥??
 
아까보다 약 5cm더 작다.
 
근데 힘은 장사다.
 
갈무리 해놓고 키퍼 바칸에 넣는다.
 
이제...미련없다.
 
다시 담배하나 꺼내들고 이제부터 아는 지인 모르는 지인 사돈의 팔촌까지 전화로 자랑러쉬다.
 
맨 먼저 낚시방 사장님께 전화를 드린다.
 
따르릉....이 아니고 기본 컬러링 배경음이 들려온다.
 
사장님 : "아! 혁민아~"
 
저 : "사장님!!!  T^T"
 
사장님 : "고기좀 잡았나??"
 
저 : " 저 오늘 사고 첬어요 T^T"
 
사장님 : "그기 무슨 말이고??"
 
저 : "5짜 두마리랑 4짜 후반녀석 총 세마리 잡았어요!!!"
 
사장님 : "엥?? 그기 참말이가??"
 
저 : " 예 ㅜ,.ㅜ"
 
사장님 : "그래 잘했다. 내가 머랬나, 니 낚시 별로 안가고 싶은거 가서 낚시하면 꼭 잡는다 그랬나 안그랬나!"
 
저 : " 예 , 이 모든 영광을 사장님께 드립니다."
 
사장님 : " 그래. 더 해보고 이따가 들려라"
 
저 : "예, 철수 할때 갈꼐요!"
 
 
아직 철수 시각까지는 3시간여가 더남았지만 주저없이 채비를 정리한다.
 
앞에 대기중이던 선장님배에 전화를 드려서
 
배에 올라 탄후.,..선실에서 꿈나라로 갔습니다.
 
잠에서 깨니 어느덧...회진항 입니다.
 
다시 철수길..하지만 마음이 가볍습니다.
 
목포 낚시방 도착후에 사장님께서 잘했다며 정말 잘했다며 고기좀 보자는데
 
두 눈이 동그래 지면서 무슨 고기 빵이 이래좋노..이러시는 겁니다.
 
제가 봐도 빵이 좋긴 좋더군요 ㅎㅎㅎ
 
두마리 들고 기념사진만 한 10번 넘게 찍었습니다.
 
제 기록고기이니깐요,,,,^^
 
오늘 낚시를 정리하며 생각하니... 그 바람통에....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는데..
 
정말 황제도가 준 뜻밖의 선물인거 같네요.

출조점에서 조황사진으로 찍어둔 사진 올립니다.
 
남은 겨울철 대물시즌 낚시 가시는 모든 조사님들 대어 하시길 바라면서 안전한 낚시 하시길 바랍니다.
 
 
 
 두번째,다섯번째 사진은 제가 잡은게 아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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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댓글
1 넘조은거제 12-02-21 19:05 0  
찌낚시 20년에 감시 기록이 51.5cm인데요 그것도 홈 그라운드인 거제도도 아니고 15년전 멀리 거문도 서도 사다리밑 포인트에서 겨우 한마리 잡았습니다,. 지금은 3일에 한번꼴로(좀 과장 ^^) 홈그라운드 (거제도)로 출조를 하는데도 아직 그 이상을 못잡았네요^^  조행기... 정말 실감나게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기록고기 낚으신것도 정말 축하 드립니다. 저도 처음 찌낚시를 시작할때 직장인이라 일주일에 한번..ㅠ  그것도 여러가지 이유로 맘놓고 출조하기란 정말 쉬운일이 아니었죠...ㅠ 오죽하면 부산서 거제로 이사를 왔겠습니까 ㅎ 조행기를 보니 그 맘 충분히 공감 합니다  ㅎ
항상 안전 즐낚하시고 머지않아 기록갱신 하십시요..  그날 잡으신 감성돔들 아마 와이프님께서 싸주신 김밥냄새에 현혹되어 올라온건 아닌지....^^
1 갯바위에서 12-02-21 22:34 0  
감사합니다.
넘조은거제님께서도 대물손맛꼭 보시길바라구요 기록 경신하시길 바랍니다.
1 재주넘는감생이 12-02-23 19:32 0  
와  우  축하합니다---
나는 언제 기록갱신이나 해볼꼬
1 갯바위에서 12-02-23 22:12 0  
감사합니다.
재주넘는감생이님도 다음출조길에 기록갱신하시길 바랍니다 ^^
1 입질의추억 12-02-24 13:59 0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대박입니다. 부럽습니다 ^^
1 갯바위에서 12-02-27 21:20 0  
감사합니다.
입질의추억님 조행기 잘 보고있습니다.
추억님도 대물하시고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조행기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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