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저 남은 여름 휴가,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이다. 16일 저녁 삼천포로 향해 떠났다.초저녁 삼천포항에 도착해 단골로 다니는 낚시선 선장에게 전화를 했다.내일 새벽 2시 반까지 선착장으로 나오면 된다고 한다.
16일(수)밤 11시부터 선착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다음날 새벽 2시쯤 선장이 나타났다. 수인사를 나누자 오늘 출조장소는 갈도라고 일러준다.대상어종은 참돔과 벵에돔이라고 일러주고 적당한 자리에 내려줄 것을 부탁했다.
새벽 3시가 거의 다돼 18명의 낚시꾼이 모이고 배는 새벽을 가르며 갈도로 향해 달린다.한시간쯤 달리자 출조지인 눈에 익은 갈도가 나타난다.다른 낚시선들이 미리 도착해 낚시꾼들을 내려 놓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 온다. 이미 포인트는 거의 다 차고 우리 배에 탄 낚시꾼들을 내려 놓을 자리가 마땅하지 않다.남쪽에는 너울 파도가 다소 높게 일고 있다.
남은 장소를 비비고 낚시꾼을 모두 내려 놓고 마지막으로 내가 내려야 한다.매여 옆 <똥여>에서 낚시를 해볼 것을 선장이 권했다.그러나 그곳에는 2명의 낚시꾼이 자리를 선점해 있어 본인이 내릴 것을 거절하고 북쪽 염소자리쪽으로 갈 것을 요구했다.
갈도에서 <벵에돔>포인트로 가장 인기있는 곳 가운데 하나인 <염소자리 포인트>. 예상했던대로 그곳에도 이미 먼저 온 낚시꾼들이 선점하고 있었다.염소자리 오른쪽 홈통옆에 앉을 자리를 발견하고 그 곳에 하선했다.30분이 지나자 날이 밝아왔다.
전유동 채비를 하고 홍개비를 끼워 캐스팅.그러나 입질이 없다.서너번을 던져넣자 찌가 빨려 들어 간다.힘껏 챔질.그러나 힘이 없다.15센티미터짜리 자리돔이다. 이후로 몇차례 입질을 받고 챔질을 했으나 훅킹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작은 자리돔이나 술뱅이일 것으로 추측된다.
두시간 정도 낚시를 했으나 아무런 조과가 없다.낚시선이 내 앞을 지나간다.낚시선에 들어가 지난 밤 부족한 잠이나 잘 요량으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낚시선에 짐을 옮겨 놓고 갯바위를 둘러보니 낚시꾼으로 가득하다.낚시선 6척이 낚시꾼들을 싣고 갈도에 도착했으니 최소한 60명 이상이 포인트에 내려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선장은 낚시선을 갯바위에 고정시키고 선상낚시를 할 모양이다.본인도 조과가 없음에 다소 여운이 남아 선상낚시 채비로 바꿨다.수심은 15미터 안팎이다.크릴을 끼워 캐스팅. 찌가 힘있게 잠수한다.마치 참돔입질과 유사하다.힘껏 챔질.역시 힘이 약하다.
첫 조과는 18센티미터 정도되는 볼락이다.그런데 일반적인 볼락 입질과는 전혀 다르다. 일반적으로 볼락입질은 찌가 물속으로 20-30센티미터 정도 들어가다가 잠시 멈추는데 계속해서 들어 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참돔입질로 속으면서 잡은 볼락이 4마리다.이후로는 계속해 봤으나 술벵이 입질만 온다. 오전 11시쯤 낚시를 끝내고 선실에서 잠을 청했다 한시간 정도가 지나 파도가 높아지고 바람이 세어지자 다른 낚시선들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우리도 철수다.똥여 좌측 포인트에 내린 3명부터 철수시키고 매여에 내린 두팀을 차례대로 싣고 욕지도 바라보는 쪽 팀을 철수 시키는 것을 끝으로 사고 없이 철수를 끝냈다.
돌아오는 선실안에서 오늘 조과가 가장 괜찮은 팀 한사람이 쿨러를 열었다.45센티미터 정도되는 돌돔 3마리가 쿨러를 채우고 있었다.민장대에 성게를 미끼로 낚았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팀은 모두 헛방이다.
오후에 접어들자 비가 내린다 내일,모레까지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다. 부산과 포항,충남 안성에 흩어져 있는 동생 집으로 방문을 하는 것으로 낚시휴가를 대신하기로 했다.
18일 밤 10시 30분쯤 부산에 사는 바로 밑 동생집을 찾았다.중풍으로 반신불구가 돼 움직이지도 못하고 앉은 채 생활하고 있는 동생을 보니 눈물이 절로 나온다.동생도 문제지만 동생을 돌보는 제수와 어린 자식들도 안타깝기 그지 없다.
다음날은 부산의 조우들을 오후 3시까지 만나고 포항에 사는 4번째 동생을 찾아 나섰다. 제수는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다며 부산으로 떠나고 동생과 조카들만 집을 지키고 있다. 낚시비용으로 저녁을 육고기를 먹기로 하고 포항 오후 5시쯤 <신항만>을 찾았다.
내일 폭풍주의보가 내리지 않으면 낚시를 해볼 생각에서 였다. 또 말로만 듣던 <종합제철 방파제>는 어떤지 알아 볼겸해서 저녁식사를 끝내고 죽도동에 있는 낚시점을 찾았다. 아주머니가 일러주는대로 동생이 차를 몰고 낚시점을 찾아 갔으나 동생이 지리를 잘 모르는 것인지 낚시점을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조카들에게 용돈 몇잎을 쥐워주고 다음날은 이종사촌 누님이 사는 삼척으로 가기로 했다. 일주일 전에 나도 모르게 자형이 돌아 가셨다고 동생이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19일(토) 오후 삼척 누님을 만나 부주를 하고 점식식사를 함께하고 서울로 올라 오기로 했다.영동고속도로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란다.
양양에 있는 잘아는 아저씨도 한번 볼겸 양양에 있는 수산항으로 차를 몰았다.오후 4시쯤 아저씨 집에 도착하니 다른 손님 10여명이 오전부터 와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아저씨에게 가자미 낚시를 하자고 졸랐다.파도가 3미터 안팎으로 높게 일고 있었다.
30분가량 낚시를 해 <헷데기>라는 이상한 고기와 가자미 10여마리를 잡아 내항으로 돌아왔다. 파도가 전혀 없는 내항에서 가자미 2-3마리를 보태고 낚시를 끝냈다. 아저씨 집으로 돌아와 가자미는 회를 치고 <헷데기>는 지리를 끊여 저녁을 끝내고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록 모처럼의 4박 5일의 낚시 휴가가 낚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끝났지만 해마다 한번씩 동생들의 가정을 방문하고 돌아 올 수 있어서 장남으로써의 역할을 조금은 한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