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소리도 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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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소리도 대바위....

G 2 1,035 2003.10.13 13:36
2주만에 소리도 대바위를 다시 찾았다.이미 하루전에 일행과 함께 와
나를 기다리고 있을 부산 친구.토요일 새벽 3시 반쯤 청홍호는 대바위 포인트에
나를 '손님 받어!'라며 내려 놓는다.

2주전과 비슷한 물때지만 파도가 조금 높은 것이 다를 뿐
낚시 상황은 비슷하다.내가 내리자 먼저와 있던 일행 4명이 반긴다.
70을 넘긴 한분과 나보다 한두살 많아 보이는 한분 그리고 고향 후배이며 지금은
부산에서 낚시점을 운영한다는 한분 그리고 친구다.

새벽 4시쯤 고향 후배인 분이 먼저 민장대 볼락 채비로
나머지 4명을 대신해 새벽 시험 조업에 나선 것이다.
5분후 첫 어종이 인사를 한다.메가리(전갱이)다.
다시 밑밥을 2주걱 투입.다시 입질이 왔다.
또 메가리다.메가리 군단이 밑밥맛을 보고 달라 들었다.

잠시 휴식에 들아 갔다.아침 6시.여명이 동쪽으로부터 밝아 온다.
4명이 모두 각자 자리로 가서 볼락 채비로 낚시 시작.가장 나이 많으신
어른 포인트에서만 볼락이 올라오고 다른 3명은 15센티미터급 메가리만
낚아 올린다.

친구가 나이 많으신 어른 옆 자리로 옮길 것을 권한다.
어제 이미 볼락을 한 쿨라씩 거의 채워 놓았기 때문에
나보고 손맛보라는 '승자의 아량' 같은 마음의 여유다.

나이 많으신 어른 옆에서 한시간 30분가량 낚시한 결과
40마리 가까운 볼락을 잡았다.입질이 끊기고 낚시할 자리가
마땅치 않아 돌돔 새끼를 목표로 포인트를 바다 바깥 쪽으로 옮겼다.

밑밥을 뿌리면 자리돔이 새까맣게 달려 든다는 2주전의
경험에 비춰 밑밥을 뿌리지 않고 채비를 내렸다.
첫고기로 새치(표준어를 모름)가 올라왔다.5분 쯤 흐르자
20센티미터 크기의 돌돔새끼가 4.5미터 2칸반 민물장대에
힘찬 손맛을 전해 준다.그리고 볼락과 돌돔이 계속해서 올라 온다.

벌써 11시가 가까워 물때도 초썰물이 마무리를 맞고 있었다.
이때 청홍호가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낚시꾼 2명을
대바위 바깥 쪽 포인트에 내려 놓는다.

그들은 참돔 채비를 해 왔다.그리고 10분 정도가 지나면서
참돔을 계속해서 올리기 시작했다.참돔 씨알도 45센티미터에서
55센티미터급으로 좋다.한시간 반정도의 낚시로 11마리의 참돔을 잡은 그들은
오후 한시 철수선으로 돌아갔다.

우리도 포인트를 옮겨 볼락과 돌돔새끼를
30마리정도 잡았다.우후 2시 현재 잡은 고기가
볼락 60마리,돌돔새끼 10여마리.
이정도면 충분히 먹을 량은 잡았다고 생각하고
점심식사 준비에 돌입했다.

나이 많은 어르신과
낚시전 주인 후배가 식사준비를 철저히하고
볼락 낚시 도중 걸려든 참돔 한마리로 회를 장만해
점심도 진수정찬이다.이런 멋에 낚시를 하지 않는가?

점심 식사를 끝내고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다시 낚시를 해야 되는데 무슨 낚시를 할지 모르겠다.
볼락도 입질이 끊기고 돌돔마저도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참돔채비로 모처럼 참돔을 한번 잡아 볼까?
친구와 나는 참돔 채비를 끝내고 조금전 철수한
낚시꾼들이 남겨 놓은 모에비(민물새우의 일종)를 낚시에 끼워
캐스팅했다.30미터를 흐르던 찌가 쏜살같이 물속에서
사라진다.틀림없는 참돔 입질이다.제법 힘을 쓴다.
40센티는 넘는 놈이다.5분 정도를 릴링해 끌어낸 고기는
45센티급이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색깔이 희멀그레한 탈출 참돔 아닌가?
남은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탈출 참돔을 낚기 싫어
소리도까지 왔는데....

이롷게 해서 2시간 정도 낚시를 해
참돔 7마리를 잡았다.아무도 참돔을 안가져 간단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다.할 수 없이 탈출 참돔은 가장 늦게와
쿨러에 빈자리가 있는 내 몫이 됐다.

오후 5시 40분을 넘기니 어느듯 해도 자기 집으로 가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우리도 낚시를 끝내고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식사대용으로 가져 온 오리고기도 삶고...

5명이 모두 볼락과 돌돔새끼,그리고 참돔 등으로
쿨러를 모두 채우고 사실상 낚시를 끝냈다.내일 오전 10시 철수란다.
오후 6시 30분쯤 잠자리에 들었다.지난밤 한숨도 자지 않은 덕택에
쉽게 잠이 들었다.그리고 새벽인줄 알고 눈이 뜨였다.

건너편에서 잠을 잔 동료들의 말소리도 들리고
캐미라이트 불빛도 비친다.마치 새벽역의 낚시꾼들의 하는
모습과 너무나 꼭 같다.나도 낚시준비를 해야 겠다.
그런데 지금 몇시쯤 됐을까?
핸드폰을 꺼내 시계를 들여다 본다.아니, 이게 어떻게 된거야?
밤 10시 45분이잖아!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오리털 침낭으론 너무 덮다.
팬티와 런링셔츠만 걸치고 다시 침낭속으로 들어 갔다.

바람도 제법 불어 모기도 없고....
눈이뜨였다.달빛이 서쪽 하늘에서 비치고 있는 것을 보니
새벽 4시는 지난 모양이다.잠자리를 걷어 차고 기상이다.

볼락 포인트에 채비를 던져 본다.혹시 메가리가 물면 어쩌나?
그런데 첫고기는 볼락이다.'오늘 아침에는 볼락을 제법 잡겠구나'라는
생각도 잠시 두번째 고기부터는 모두 메가리다.

해가 떠 올랐다.돌돔새끼 포인트로 옮겼다.
볼락이 물고 늘어진다.그리고 돌돔 새끼도..
8시 30분까지 볼락과 돌돔새끼 30여마리를 낚아 보탰다.
제법 쿨러가 무겁다.낚시대를 접고 낚시터 청소를 하고 철수 준비를
끝내 놓고 나니 30분 정도가 남는다.

'배가 올 때까지 장대 낚시를 해보자'라며 홈통에 채비를 캐스팅.
20센티미터에 가까운 중형급 이상 볼락이 입질을 한다.
3마리가 연속 입질이다.다시 두마리를 더 낚으니 동료들의 낚시대가
모두 내 낚시대 옆으로 집합이다.

10시 5분 전 쯤,청홍호는 우리를 철수시키려 갯바위에 도착했다.
20여명의 철수인원을 태우고 작금포구까지 온 시간은 정확히 한시간.
10시 55분 도착해 청홍호 반쪽(주인 아주머니는 자신을 이렇게 부른다)이 마련해
놓은 커피와 쥬스,달걀 등으로 배고픔을 채우고
쿨러안의 고기도 정리하고 머리도 감고....

아주머님의 친절함이 '험한 세상에 다리'처럼 편한하고
너그럽게 느껴짐은 다른 곳에서 받아보지 못한 친절한 대접 때문이리라.
아주머니는 자신이 낚시꾼들에게 부족함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항시 미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 없다며 오히려 친절한 속내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럽게 느끼신다.정말 이시대에 없어서는 안될 귀감으로
느껴진다.

이번 낚시도 2주전과 같은 대바위를 포인트로 택했다.
우선 볼락자원이 너무나 풍부하다는 것이 포인트 선정의
가장 우선적인 이유였다.그리고 대바위는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친구와 나는 "2주 뒤에도 대바위에서 볼락을 낚자"라고 약속을 했다.
친구가 부산으로 먼저 떠나고 나 혼자 일산으로 올라 올 일이 꿈만 같다.

여수-순천-구례-남원-전주-유성-조치원-천안-평택-안성-서울 코스를 잡았다.
오후 한시에 여수를 출발해 구례 지리산 온천에서 목욕을 하고
전주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통해 유성까지 온 다음 안성까지 국도를 거쳐
안성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 30분이다.

잡은 고기 한 쿨러와 갓 김치 한 박스,식도 5개(잡상인에게 샀음)를
마누라 앞에 내려 놓고 이번 낚시를 마무리 하며 2주 뒤 출조를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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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G 김일석 02-11-30 00:00


대바위~~참 좋은 곳이지요.
자리도 편하지만 그 호쾌한 직벽과 깊은 수심이 뭔가 대물의 초대가 있을 법한....^^
8년 전 씨프린스호 사건 때 퍼부어졌던 유화제와 기름덩어리에 큰 상처를 입었던 곳이기도 하지요.
대자연의 자정력은 대단하여 다시 멋진 갯바위가 되었다는 사실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10/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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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통영불패 02-11-30 00:00
지난주 토,일요일 저와 집사람 조행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청홍호, 대자리, 볼락, 쿨러채우기, 심지어는 갓김치 한 박스까지.
저는 대자리 150m 정도 못미친 직벽자리에서 낚시를 했습니다.
청홍호 선장님과 사모님 정말 친절하셨고요,
언제든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10/15-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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