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시간은 만조인 08:30분을 지나 10시가 다가오고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되어 버렸습니다 감시낚시하고 첫감시후 3년여만에 다시잡은 감시를 손에 쥐기 위해 이미 벌게진 아침 대낮에 쪽팔림을 무릅쓰느냐, 아님 포기하고 우아하고 폼나게 낚시에 집중하여 품질하고 바로 그 자리에 찌를 흘려 좀더 큰 넘을 한 마리 해서 복수하느냐의 기로
차마 포기하기에는 짧은 시간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그동안 수많은 돈을 들여 얻은 몰황의 기억이 너무 아프고, 무엇보다 잡은 고기 어디 있냐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보는 마누라가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아마 보신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26일 날 밝은 아침에 능포방파제 휘어지는 지점에 텐트옆에서 낚시는 포기하고 미친 넘처럼 붉은 낚시복 차림으로 두아들과 함께 엎드려 약 1시간 가량 바위틈사이로 뜰채질하고(?) 막대기로 쑤셔대는 황당한 가족을 말입니다
26일 일요일 충무에 결혼식이 있어 가야만 하는 상황을 좀더 적극적으로 만들어 보고자 아예 가족동반 낚시 야영을 하기로 결정하고 거제 방파제중 기중 바람을 덜타는 능포방파제에 들어갔습니다. 토요일 서둘렸는데 능포방파제에 들어가니 벌써 해가 집니다. 하얀등대와 빨간등대가 쌍을 이루는 경치는 역시 아름답더군요
감성돔 비공식기록이 나왔다는 능포방파제 휘어지는 지점에 텐트를 펴고 보니 방파제에서 야영하는 팀은 우리가족밖에 없었습니다. 어두워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겁이 덜컥 났습니다. 그렇습니다 매미가 갑자기 생각났던 겁니다. 여기서 물러날 수 는 없는 노릇 애써 태연한 척하고 밥을 지어먹고 밤바다의 정취가 어쩌고 밤하늘의 별, 등대의 불빛이 좀 좋으냐 어쩌고 하며 호탕하게 가족들에게 큰소리 치고 밖에 나가 텐트 폴대에 바윗돌을 달고, 텐트프라이를 모조리 묶었습니다. 날려갈까봐...
초저녁 바다쪽으로 잠시 채비를 하여 흘렸는데 수심이 너무 얕고 바람으로 찌가 계속 밀려들어 별다른 입질이 없습니다. 세찬 바람에 1/5쯤 찌그러진 텐트로 들어가 바람소리에 놀라 얼굴이 하얗게된 마누라와 맥주한잔 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 간조가 지나고 들물이 들어오는 3시경 다시 나와 목표포인트인 항구쪽을 보고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전방 25m 어장 자리줄 부근/ 수심 10m주고 1호 전자찌에 원줄 3호 목줄 1.5호 목줄위 좁쌀봉돌 체결의 기본적인 채비를 하고 약간 원투하여 흘렸습니다. 물이 잘 가지 않습니다 아주 천천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고 간간히 전갱이만 올라올 뿐입니다. 간간히 품질하고 낚시하기 한시간 여가 지났을까 천천히 흐르던 전자찌가 살짝 잠겨서 떠오르지 않습니다. 밑걸림 아님 전갱이인 것같았는데 하여간 움직이지 않습니다. 천천히 대를 들어 챔질을 하니 뭉클하고 먼가 걸려 당겨집니다. 정신이 번쩍들어 쿡쿡 처박는 넘을 릴링하니 묵직하니 당겨집니다. 조심하여 물가로 끌어내어 보니 어 감시 긋다... 감시입니다. 40cm쯤 되어보입니다. 가슴이 뛰기시작합니다 헌데 아뿔사 뜰채를 펴놓지 않았습니다. 기본을 간과한 것입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낚시줄을 조금 풀고 수면가로 내려가서 낚시줄을 잡고 들어올리니 과연 감시였습니다 . 바로 눈알을 잡았어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줄을 잡고 방파제위로 걸어오다 정말 다올라 왔는데 아! 그만 이놈이 퍼득거리더니 줄을 끊고 방파제 윗쪽 바위틈으로 사라졌습니다.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황급히 플레시를 비춰보니 다행히도 고기는 바위틈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잠시 흥분을 가라앉혔습니다. “그래 지가 어딜가겠나 날밝으면 건지면 되지 고기는 입질할 때 집중적으로 한다고 그랬다.” 하여 다시 낚시를 했건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는데 도망친 놈만 계속 생각납니다 이러다가 드디어 날이 밝았습니다. 다시 바위틈을 보니 그넘은 이제 꼬리만 보입니다. 결혼식에 늦지않으려면 적어도 10시반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어떻게 해서는 건져 올려야겠다는 절박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파제 앞 낚시방에 조언을 구하니 그냥은 택도 없고 막대에 못을 박아 대가리를 찍어 올려야만 될거랍니다. 근처 철물점옆 가게 내부공사하는 하는 집에 들러 2*2막대에 못을 박아왔습니다. 햇살이 찬란한 방파제에 미친넘 처럼 아들 둘과 엎드려 약 30분여 천신만고 끝에 놈을 걸어내어 옆으로 옮기고 둘째 아들넘을 옆 좁은 바위틈으로 내려보냈습니다. 얼마가 지났을까 하얀 조그만한 손이 살짝 보이더니 아빠 잡았다 하는 고함과 함께 고기가 드디어 작은넘 손에 잡혀 올라왔습니다. 은빛찬란하고 애태우던 것에 비해 좀 작았습니다. 가을 감시 33cm 고개을 돌려보니 여러 낚시꾼들이 신기한 듯 구경하는데 머 어쩝니까 쪽은 이미 다팔았는데... 고기를 번쩍들어 자랑하고 씩씩하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날 오후는 결혼식 행사가 늦게 끝나 차는 많이 밀리는데 크게 짜증스럽지가 않은 특별한 일요일 오후가 되었습니다.
가기 전날 밤 금요일 꿈을 꾸었는데 작은 넘 왼팔이 부러져 정형외과 가서 깁스를 하는 꿈이였습니다. 하여 가족동반야영을 한참 망설였는데... 내손에 들어온 감시는 바로 그 작은 넘 왼손이 연결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