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동해안 낚시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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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해안 낚시를 마치며.......

G 12 2,375 2004.09.12 15:04

FreddieAgular...Anak



이번에는 일주일 만에 돌아 온 모양이다
이 나이 쯤 되면 지칠때도 된듯 한데 여전히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니 아마 평생을 그럴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러 도시를 돌며 보고싶은사람 만나면서 정담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저마다 살아가는 사연이 있고 그속에서 희노애락을 느끼며
때론 성공한 사람 때론 실패 하였다고 괴로워 하는 사람 등
난 이 많은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 자체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물론 사람마다 구구절절 살아온 모습이 있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있겟지만
매 순간 마다 의미를 부여하며 산다는 것은 조금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어 타고난 체질상 맞지 않는다.


gulby.jpg


이번 여행 일정 마지막날 들른 강원도 임원에서 한사람을 만났다
그는 우연히 임원을 들러 낚시를 하다보니 어느새 30년이 넘도록
임원이 마치 고향처럼 친숙해질 정도로 매년 절반 가까이 임원에서 낚시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본래 서울출신이고 서울서 생활 근거지가 있는데도 오랜세월 그러하다보니
내 눈에는 강원도 사람이 다 되어
얘기를 듣지 않고는 못 느낄 정도로 지역인이 돼어 있었다.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 또래분들과 젊은사람 처럼 농담을 주고 받고 장난을 치는 것을 보니
도시문화에 젖어있는 나로선 그런 풍경들이 왜그리 정겹게 보이는지 그저 부러울따름이다.


성장한 자녀들은 바깥으로 돌고
자신은 이 핑계 저런 이유로 낚시를 다니다 보니 아내가 너무 외로워 하더란다
그런차 임원의 후배가 개인사정으로 낚시점을 내어놓게 되어
아내를 데리고 앞뒤 생각 없이 무조건 낚시점을 인수하여 내려와
이젠 점주가 되어 성공 했다고 껄껄 웃는 모습이 왜 그리 보기 좋은지...


우중충한 날씨 속에 우리는 낚시를 함께했다
내가 진행하는 낚시프로그램 촬영을 하기 위해서 였는데
기다리던 벵에돔은 올라오지 않고 잡어 얼굴보기 조차 힘이드니 난 슬슬 지쳐가기 시작한다
말이 쉬워 생활낚시, 나들이낚시이지 정작 물고기가 낚이지 않으면
나도 그렇지만 담당 피디도 표정이 어두울 수 밖에 없는 법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낚시하는 그 풍경속에 뛰어들어 그들이 느끼고 즐거워 하는 그 모습
그대로 그림으로 담고 싶은데 현장에 나가보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조과물에 의해
표정이 밝고 어두워 지니
우선적으로 대상어종이 낚여 올라와야 무엇이 되도 된다.


fish4.jpg


시간은 흐르고 날은 무덥고 모두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모습이 내 비칠때
빠른 결정만이 이 난관을 헤쳐 나갈수 있다는 것은
오랜 경험의 의해 나는 알고있고 그 결정도 내가 해야 되는데
만약에 그리하다 잘못되면 우리는 하루를 내버리는 결과가 되고 만다
낚시방송 이라는 것이 아직은 모든 부분이 열악하여 여유있는 촬영을 할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대체적으로 당일 촬영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오늘 아니면 내일 같은 여유가 없으며 또한 연출이라는 장난은 더더욱 안 된다


오후네시
이맘때면 다른 경우 촬영이 끝나고 뒤풀이 타임인데
우린 카메라에 담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눈싸인을 피디와 주고 받다 그 분께 슬쩍 물어 본다
혹시 가자미 낚시배는 없냐고....
내 생각엔 지금이라도 빨리 가자미 낚시라도 하면
경험에 그 놈들은 서식처만 찾으면 무더기로 낚인다는 사실을 알고
은근히 무언의 압력이랄까 깨우침이랄까 그런 뜻을 전달 한것인데
조심 스러운 것이 낚시배 문제며 이미 늦은 시간문제며 또 함께할 사람등 따져보면
만만치 않은 부분들이 있기에 말 꺼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나의 뜻을 파악 했는지 장비를 주섬 주섬 챙기고는 나가서 식사 부터 하잔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끝없는 절망 속으로 빠져든다
지금 시간이 몆신데 언제 식사하고 섭외해서 나간다 말인가
구름 낀 하늘은 이미 빗방울 조차 떨구고 있는데....
마음속으로 이미 포기라는 생각이 들면서 피디를 쳐다보니 어둡긴 매 일반이다
그런데 이분은 당체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느긋 하기만 하다
여기 저기 전화하고 뭐라고 하더니 조금만 있으면 될것 같기도 하단다


우여곡절 끝에 조그만한 낚시배가 준비되고
또 한사람 동행하니 선장님 까지 정원이 다섯명 꽉 찬다
까탈스러운 출항신고를 마치고 배가 나가니 이미 오후 여섯시가 되었고
움직이기도 힘든 규모의 작은 배는 그래도 잘도 나가는데
이미 우리 피디는 사색이 되어 꼼짝도 못하고 한켠에 죽은듯이 앉아있다
약 15분 정도 나가다 배가 멈추고 닺을내리더니 낚시를 하랜다
주섬 주섬내린 채비에 연속적인 입질이 쏟아지니 분위기는 반전되어 모두 신이 났다
배 멀미에 고생이 심한 피디도 악착같이 카메라를 돌리고 난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의식하며 인터뷰에 열중한다


무릇 낚시촬영이란 거짓이 없을려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것이 최고라고 나는 생각한다
누구나 대상어종이 잘나오면 아이들 처럼 좋아하기 마련인법,
질문에 막힘없이 술술술 이야기도 잘도 나온다
한시간 남짓 낚시에 150여마리나 낚아낸 우리는 편한 마음으로 배를 돌렸다
이미 어둠이 깔린 바다를 뒤로 하고 나와서
낚은 고기로 회를 치고 술판이 벌어지는데 임원의 온동네 사람이 다 모인다


punggyung10.jpg


투박하지만 때묻지 않은 저들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난 언제나 삶의 희열을 느낀다
질퍽한 육두문자 속에서도 왠지 욕이 욕같지 않고 애정과 관심이 묻어나와 이웃이라는 다정함이 배여 나는것이다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삶 자체가 마치 전쟁터같은 도심생활에서는 도저히 느끼기 힘든 맛이
아직도 이곳에서는 이렇게 생활속에 묻어 있는 것이다


난 바다를 좋아한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그럴것이고 언제일지 모를 떠나는 그 순간 까지 좋아 할것 같다
욕심이 있다면 내 몸뚱아리 속에다 저 바다를 넣고
필요 할때마다 이리 꺼내보고 저리 꺼내보며 세월따라 변해가는 우리네와 달리 사랑놀음을 하고 싶다
한없이 투정하고 귀찮게 질문해도 또 철없이 저를 대해도
숯덩어리 처럼 타버린 가슴으로 자식 바라보는 어미의 애잔한 눈길같은 저 바다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아쉬운 작별을 뒤로 하고 우린 서울로 향했다
운전대를 잡고는 깊은 상념에 난 빠져든다
이 세월 어느 귀퉁이에 나는 서 있는걸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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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역마살 이라는 닉 네임을 사용하는 김탁 입니다..
사실 컴퓨터를 몰랐고.....
얼마전 부터 주변 사람들 한테 구박,서러움, 받아 가면서 열심히 잠 못자며
컴을 배우고 있습니다..
머리가 따라 주지 않는지 현재도 마음 고생이 이만 저만 아닙니다...
이 글은 얼마전 참님이 만들어 주신 제 홈에 올린 글인데.....
이제 인낚에서도 회원 님들과 함께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이렇게 올려 봅니다....
앞으로 자주 들러도록 하겠습니다.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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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댓글
G 이면수 04-09-12 18:53
안녕하십니까
님의 카메라앞에서의 거침없이 맛있게 역어가시는 말솜씨로만
뵈옵다가 오늘의 말솜씨 못지않으신 글을 읽고는 낚시실력.말씀의깊이.
글의만드심. 세박자 모두에의 존경심을 세삼 느낌니다..
시간나시면 종종 들어오셔서 좋은글 읽게 해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빗소리들리는 좋은주말 저녁 돼십시오 ..
G 역마살 04-09-12 22:19
안녕 하세요! 이면수님~
사실 그 동안 이면수님의 글들 참 많이 읽은거 같습니다...
이제 자주 들어와 부족하지만 나름데로 성의껏 뜻을 표하겠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십시요......
G 긴또깡 04-09-12 23:29
안녕하세요..김탁님
티비에서자주보았습니다...
항상좋은모습기대합니다...
여긴포항인데..함오세요.....

G 대왕암 04-09-13 09:43
우연의 일치인지...
어제,오늘 연이어 님의 사진과 글을 접하게 되는군요.
김일석님 홈에서 사진 두장을 보고 아...TV에서 자주 뵙는 김탁님 이시구나...하고
마음의 인사를 드렸는데-거기서 역마살님이 김탁님 이라는걸 알았죠-
여기서 맛깔스런 님의 글을 이 월욜 아침에 접하면서
산뜻하게 하루를 열었습니다.
맨날 눈팅만 하기에 염치 없지만...좋은 글 자주 부탁 드려요~~~
G 역마살 04-09-13 12:03
긴또깡님!
안녕 하세요..
포항은 간혹 들런답니다.
인연이 닿으면 정이 넘치는 소주로 세상사는 이야기 하고 싶답니다.... ^_^
대왕암님 께서도 울산쪽에 계시나 봅니다..
지난 주말 읍천에 갈 기회가 있었으나 제 생활이 너무 불규칙 하다보니.....
행여 부족한 점이 있어도 이해 하여 주시고 자주 뵙길 기원 하겠습니다...
G 호미 04-09-13 12:40
임원은 저에게도 별다른 추억이있는 곳인데~
방송에서는 자주뵈어 너무도 낮익은데 일방통행이겠죠
상념에 젖게하는 글도좋고, 아낚음악도 좋고
동시대를 살아간다는것도 좋고....................
인낚에서도 자주뵙기를 바랍니다
G 육지고래 04-09-13 13:33
눈팅만하는 저로써는 부끄러운 부탁입니다만
좋은글 자주자주 부탁드립니다. 갑장님!
일전에 울산에 모동회와 함께출조한 사진도 그동호회 홈페이지로
뵈었습니다. 맨날 낚시방송으로만 뵈었지 언제같이 한번 대를
담구어 잡은고기 요리해서 이 육지고래가 잘하는건 딱한가지
잔들고 일잔 꺾는것 같이 한번 하입시데이~~~~~~~~
G 역마살 04-09-13 14:08
호미님 안녕 하셨어요~
이제 늦깍기로 컴을 배우니 뭐든지 힘이 든답니다.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육지 고래님은 어제도 불랙 러시안님이 올리신 사진을 보곤 혼자 웃었답니다..
이면수님과 동부인 하신 사진을 보았지요..
갑장이라니 더욱 반갑습니다.
인상이 너무 정겨워 두내외분이 무척 살갑게 느껴지더군요..
잔들고 일잔??!! ^_^
생각만 해도 침이 넘어갑니다... ㅎㅎ
언제 인연이 닿으면 한수 부탁 드립니다....
G 검은손 04-09-13 14:25
강원도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시니, 강원도인으로서 고맙습니다. (이말은 강원도지사가 말씀을 해야하는데??????)
바다를 좋은 친구삼아 지내다 보면
언제가 한번은 만날 날이 있겠지요.
그때 한수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그날을 기대하면서.
안전 및 어복 충만하시기를......
G 개똥반장 04-09-13 20:22

강원도....그리고. "임원"

눈에 선~하군요.

늘, 해마다 겨울에는 않가면 병이나는 곳이지요,

짜게바리....도미굴...칼바위...(공비 처럼 완전군장으로 넘어다녔죠.)

그리고 멋 없이 긴~~~~방파제.

집앞에서 출발....왕복하면.....550km.

이제 가을이 깊어가면 다시 ,

새벽 찬기운에 마스크 덕분에 눈썹이 붙는 제미를 느끼며.

그리고. 임원항의 새벽 풍경이 얼마나 정겨운지.....

님... 감사합니다, 오랫만에 옛님을 만나는 기분이군요,건강하소서...그럼.
G 낚시는즐거워 04-09-15 12:45
글을 읽으면서 이상하게 느낌이 낚시티비에 나오시는 김탁님이 아니실까 했는데...

김탁이라는 성함이 나오니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그대로, 사람사는 맛그대로, 낚시하는 맛 그대로를 담아내려고 애쓰시는 열정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앞으로도 안전조심하시고, 좋은 방송,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이런데서 김탁님같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분의 글을 뵈니 꼭 인기 텔런트 만난 기분이네요^^

글 참 잘 읽었습니다.^^
G pin 04-09-15 18:35
김탁님 똘배입니다..ㅎㅎㅎㅎ
인낚의 입성을 감축드리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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