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거제도 정기출조 후 평범한 한 낚시인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낚시회 회장이라는 허울 좋은 명함이 나에게 무슨 의미를 주는 것일까?
평소 본인도 보통 사람으로서 보다 찐한 손맛을 그리워하였고
그 어느 누구로부터 간섭 받지 않고 나만의 호젓한 낚시를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기본 욕심이었음을 숨길 수 없다.
그러나 언젠가 낚시 모임을 만들고 나서부터는 솔직히 뭐 하나 생기는 것도 없고,
오히려 경비는 배가 되어 지출 되는 경우도 생기기도 하였고,
혹간 정기 출조 시 잘못되면 욕만 실컷 얻어먹는 처지에 이르고 보니
“이 무슨 미친 짓인가” 라는 회의감도 들곤 하였다.
이런 저런 의미를 생각하며 나 자신을 찾기 위한 낚시 계획을 세우고
참가 인원을 6명으로 제한하고 우리 모임에 공지를 하였다.
거제 홍도는 작년 가을 도암님이랑 몇몇 분들과 함께 하여
몸 맛이 무엇인지를 찐하게 느끼고 온 곳이었다.
6명의 전사들(도암, 아마데우스, 노을보기, 다금바리, 기골장대, 본인) 중
기골장대님만을 제외한 분들은 본인과 구면이었는데
기골장대님은 우리모임에 올 3월 경 가입하고는 처음으로
공식 비공식 모임 활동에는 처음으로 참가하였다.
공지를 하고 난 처음 며칠 동안은 사람들이 모이질 않는 소위
“파리만 날리는 상황” 이었는데
떠나는 당일 날 이곳저곳에서 연락이 와
결국 2분은 “성원이 꽉 차게 되었음으로 다음 기회를 가집시다.”
라는 본인의 서운한 말씀을 들은 몇 분
“넓은 가슴으로 이해를 해 주십시오.”
이른 새벽 우리 일행만을 태우고 3시30분경
거제도 홍도로 떠나는 배의 엔진 소리는 경쾌하기 그지없었고
달리는 배 위에서 맞는 바람은 “씨원” 그 자체다.
반달보다 작은 달님은 밤바다를 쏘이고 그 빛을 받은 바다는 은물결로 반짝인다.
포인트까지 이동하는 동안 선상에서의 취침은 “꿀맛이다”
이 휴면은 먼 서울에서 목적지 까지 오는 동안 손수 운전 해온 사람은
지친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서
원활한 낚시활동을 위한 적극적인 휴식 활동이다.
“끼룩 끼룩”
낯익은 무수한 괭이 갈매기들 소리
아! 홍도다.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달빛에 비추어진 홍도
엷은 안개가 끼여 시커먼 바위섬으로 우뚝 선 홍도는 장관 그 자체다.
무수한 갈매기들은 달빛을 가르고 이곳저곳을 비행한다.
새벽 3시 30분경에 거제에서 홍도를 출발 하였는데도
이미 수척의 배가 홍도에 진을 치고 있었다.
물때는 13물
선상 낚시를 하기에는 그지없이 좋은 물때다.
서둘러 채비를 내린 “기골장대” 아우님이 먼저 참돔 한 수를 멋지게 낚아 낸다.
그는 이어서 고등어와 대형 아지(메가리, 전갱어)까지 채비를 내리자 말자
연타석으로 힛트를 친다.
조짐이 참 좋다.
본인의 채비는 무무피 2.5호대
릴 기계 다이와 지깅 9000번 릴
원줄 6호, 목줄 4호
자체 개발한 구멍찌와 막대찌를 겸비한 찌 5b 전유동찌에
목줄 4m, 12호 참돔 바늘 위 50cm 쯤 4b 좁쌀 봉돌 하나 끼우면서 생각하기를
원줄이 약 500미터 이상 기계에 감겨 있기에
미터 급이 아니라 톤급 부시리라도 함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채비를 마치고 섬 “끝 바리” 쪽으로 찌를 흘리니
약 30미터 까지 흘러 가다가 찌가 급하게 “쏙” 하고 물밑으로 내려간다.
아래로 묵직하게 처박는 것이 감시 입질 비슷하다.
참돔이라는 예상을 해보면서 대를 바짝 세우고 무식하게 뽑아 올리니 제법 저항을 한다.
4짜 이상은 된다는 느낌을 주는 묵직한 손맛이다.
허옇게 얼굴을 드러낸 놈
역시 예상대로 바다의 미녀 참돔이다,
목줄을 믿고 “들어뽕”을 하려니 어허 그눔 제법 저항을 하면서 물밑으로 처박는다.
도암 행님이 곁에서 보고 있다 줄을 잡아 고기를 올려 주신다.
선상 낚시를 하면서 뜰채를 사용치 않을 때는 고기가 물었을 때
옆 사람이 줄을 잡아 고기를 끌어 올려주는 도우미가 필요하다,
이는 낚시대 톱 가이드의 손상을 막을 수 있는 절대적인 방법이다.
낚시대만 믿고 무식하게 무거운 고기를 끌어 올리다가
톱 가이드가 부러지는 낭패를 당한 조사님들을 많이 보았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하듯
안전하게 뭍이나 선상으로 고기가 올라 올 때 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채비를 내리고 약 30m지점까지 흘려주면 연이어 또 입질
씨알도 고만고만한 40급 참돔이다.
대박의 조짐이 보인다.
선장 시키는 대로 채비를 거두고
부시리 포이트를 이동하려 하니 포인트 싸움이 치열하다.
독자적으로 앙카를(닻) 내리고 부시리 포인트를 개발하려는 순간
앙카의 줄이 끊어져 물에 빠지고 말았다.
선장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면서 앙카를 찾으려고 해도
물에 빠진 앙카를 찾을 길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시간을 한참 보낸 후
부시리 포인트에 있는 배에 배를 묶으려고 하니
포인트에 선착한 배들이 그러지 마란다.
어쩔 수 없이 스피어 앙카를 이용하여 참돔 포인트로 이동 하여 낚시를 하니
그 곳은 역시 참돔 포인튼지 참돔만 잡힌다.
아침 8시 입질도 뚝끊어지고 배도 고파 도시락 꺼내들고
고등어 메가리 회를 치는데 고기 대가리 뚝 떼내어 바다로 던지니
괭이 갈매기들이 주변 가까이 날아와 서로 먹으려고 난리다.
선상에서 잡은 고기로 회쳐서 술 한잔을 걸치니 꿀맛이었지만
밤새워 달려 온 피로와 술기운이 겹쳐져 다들 잠이 솔솔 온다.
선실 안으로 하나둘 옮겨 코를 드렁거리며 잠시 눈을 붙였다 싶었을 까
그때 까지 잠도 자질 않고 혼자서 열심히 낚시를 하시던 “도암” 행님께서
우리를 깨우며 다음을 기약하고 철수를 하잔다.
다들 아쉽지만 그래도 고르게 귀한 참돔의 손맛을 본 때문에
미련 없이 철수하기로 하였다.
선장이 미안 하였는지 멀리 제주도에서 자리돔을 잡으러 왔다는 배에 접근하여
자리돔을 한 망태 얻어서 주신다.
자리돔은 제주도 사람들이 무척 좋아 하는 생선이다.
이 자리돔으로 제주도 사람들은 생선회는 물론
구이, 젓갈까지 아주 다양한 요리 방법을 개발하여 애용하고 있다.
제주도 사람들은 제주도의 자리돔 개체수가 현격하게 줄어들면서
멀리 홍도, 여서도 등등 자리돔이 나오는 지역이라면
어디든 다 다니면서 자리돔을 잡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자리돔은 먹이활동의 최 하층부에 있는 고기로서
참돔, 부시리, 방어, 등의 먹이가 된다는 것이다,
하여 이 자리돔 개체수가 줄어들면
자연적으로 우리가 잡으려는 부시리 등의 고기들 개체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깻잎머리 운영위원님의 주장이다.
우리는 서둘러 구조라로 철수하여
포세이돈 사장님 내외분과 수인사를 나눈 후
우리의 호프 깻잎머리 운영위원님 가게(구조라 판장회 식당)로 이동 하였다.
역시 깻잎머리 운영위원님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자타가 인정한다며 자랑스럽게 요리한 자리돔 물회
참가하신 분들 그 맛을 보시더니 깜작 놀라신다.
제주도 본토 물회 보다도 맛있다는 자리돔 물회,,,,
또 술이 술술 넘어 간다.
그 와중에 우리가 잡은 참돔 소금구이,,,,,,
기가 막힌 맛이다,
식사를 마치고 다들 서이말 포인트로 벵어돔 오후 낚시를 떠나고
본인은 서울서 구조라 까지 논스톱으로 운전을 해온 후유증으로
피로가 쌓여 포세이돈 낚시에서 제공하는 방에 가 잠을 잤다.
한참 잠을 자고 있을 무렵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우리 일행들이 돌아와 있었는데
바람이 터져 도저히 낚시대도 못 세우고 고기 구경도 못하고 조기 철수 하였단다.
그랬다, 바람이 터진 것이다,
131에 전화를 걸어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오후부터 내일까지 9-13미터까지 분다고 하였지만 체감 바람은 더 심한듯하다.
낚시는 더 이상 틀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때 오늘 홍도에 낚시를 다녀왔다는 구조라의 선장님이 포세이돈 낚시점에 나타났다.
그는 지난번 거제 번출 시 안경섬에 우리를 인도 하신 분이었다.
홍도에서 앙카를 잃어버려 이리 왔다 저리 왔다 갔다 하는 우리를 보았지만
긴가 민가 하였단다.
그는 지난 번출의 몰꽝이 미안 했던지 올 때 부시리 두 마리를 가지고 왔다.
“아니 부시리가.....?”
“이거 홍도에서 잡은 것 입니꺼?”
“예, 오늘 한 60여수 했십니다.”
“잉! 아이고”
우리는 그 소리를 듣고 다들 기가 막혔다.
역시 부시리는 포인트가 중요하였다.
그 이른 시각에 홍도를 갔어도 한 30분 늦게 출발한 탓에
부지런한 타 낚시배에 부시리 포인트를 놓쳤고
그들은(부시리를 잡은 배는 참돔은 잡질 못함) 별로 잡지 못하였다는 참돔만 잡게 된 것이다.
몰랐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인데........
부시리 조황을 알고 보니 우리를 인도한 선장이 얄밉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 일행들은 곧 바로 잊고
귀한 참돔이라도 잡은 것에 만족을 하며 다음을 기약하였고
깻잎머리 운영위원님께서 썰어준 부시리 회를 배 터지게 먹었다.
그리고 또, 참돔 구이.....
자리돔 구이....
그리고 자리를 이동하여 먹은 돌 멍게, 소라 회
정말 푸짐하게 먹었다.
각종 산해진미를 먹으며 뒷날의 계획을 의논한 결과
바람이 터졌다보고 출ㅈ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예상 하였고
다들 출조는 포기하고 거제도 관광이나 하잔다.
그러나 우리의 도암 행님은 우리들의 결정에 승복할 수 없었고
우리가 잠을 잔 뒤에도 낚시 가게에 남아
혹 잠 때문에 출조를 못할 까봐 꼬박 밤을 세워 기다리다 결국 출조를 하였다.
역시 그는 철인이자 하고잽이었고 의지의 한국인이었다.
그러나 그도 부는 바람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대 한번 제대로 세우지도 못하고 처참하게 꼬랑지 내리고 아침 일찍 철수 하고야 말았다.
“행님 우짭니까.다음을 가약 하입시다.”
포세이돈 낚시점에서 6명이나 되는 우리 일행들을 위하여 아침상을 준비하였다.
참, 고마운 일이다.
별로 남는 것도 없을 것인데..........
서울로 돌아오는 도중 거제도 바닷가를 드라이버 하며 사진도 찍고
진주에 들러 공포의 비빔밥과 수육도 먹으며 그냥 즐겁게 여행을 다녀왔다.
돌아 올 때는 “노을보기” 갑장님이랑 “기골장대” 총각 아우님이
운전을 거들어 편안하게 서울 까지 돌아 올 수 있었다.
귀경 길 차 안에서 “다금바리” 총각 아우님의 혼자만의 낚시 기행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해 주었다.
결혼이나 빨리들 하여야 할 텐데.........
금번 거제도 낚시 여행은 사람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고 고마운 일인지를 깨닫게 해준 귀한 낚시 여행이었다.
깻잎머리 운영위원님
포세이돈 낚시 점주 내외분
우리모임과 더불어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신 분들
부디 번창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요즘..참으로 오랫만에 거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아름답게 그려지는 글을 대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좋은 인상 기분으로 돌아가셔서 이렇듯 조행기도 올려 주시니
거제인에 한사람으로써 감사드리고..또한 마음안에 끈을 조여봅니다.
더 열심히..더 친절을 앞세워야 겠다는...
개인적으로 연주곡을 자주 듣는 편이라 귀에 익은 음악이 더 편함을 주는군요. 피아노 선율이 아름답습니다.
지금 시간이 두시가 넘어서 인가 배가 조금 고플시간인데..
흐미나 먹고십다 자리돔 물회 ㅎㅎ흐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