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의 만재도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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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晩秋)의 만재도를 다녀와서..........

G 13 3,079 2006.11.15 18:46
윤달이 끼었다고 여름 날들이 그리 더웠을까?

시원한 밤낚시를 해보자는 여름날의 허망했던 꿈이 잊혀질만하니
바다의 수온도 이제는 적당하지 않을까?

여름의 끝자락을 뜨겁게 달구었던 태양의 열기도 어느새 누그러졌으니
이 가을에는 돌돔의 크기도 커지지 않았을까만, 참돔소식이 더 많이 들려온다.

인터넷상에서나 근처에 있는 낚시점의 총무가 전해 오는 대물참돔 소식…….
이차, 저차 궁금증 병이 도지니 한번 가을 나들이를 해볼까나?!

또 웬일일까?
인간 본래의 착한 마음이 되살아났는지 천사께서도 옥음(玉音)을 전해온다. ^^;;

- 시간이 되면 낚시나 한번 다녀오시지? 2박3일 정도로 길지 않고 짧게…….
(살다 보니 별스런 일도 있구나?! -_-? )

마음이 변하기전에 빨리 다녀오자고 민박집 아저씨에게 전화를 해 보았다.

- 참돔, 돌돔 잘 나온다며? 물색이 좋은 모양이지?

- 누가 그런 다요? 어쩌다 누가 한번 잡은 부풀린 소문이지 실지는 안그렇다요…….
- 고기 잘 나오면 내가 먼저 전화할 테니 걱정 말고 기다리랑게~~~~

선장도 물색이 너무 맑아 그물로 열기 잡이가 안 된다며 물색이 탁해지는
사리 때가 나을게라며 연락을 할 때까지는 내려오지 말란다.

물색이 너무 맑아 그물로도 못 잡는 열기는 카드채비에
생새우를 얹어 주어야 한다니 이 가을에 물색이 그리 맑을까?

계속해서 올라오는 인터넷상의 조황은 그럴싸해 보이는데
민박집 아저씨는 계속 머리만 흔들고 있다.

- 어제도 대전의 누가 인터넷을 보고 물어 왔는데 한 두 사람의 로또 조과지
전체적인 조과가 아니니 큰 기대를 갖고 오시면 안 된다고 했지라…….

인생을 로또복권으로 역전 시키라며 부추겨대며
도박성 많은 정권 탓에 온 나라가 멍들어가고 있다.
울릉도에서도 말썽난 바다 오락실이 세 개나 생겨나 어민들이 저녁에는
그 곳에서 얼굴을 맞대가며 이상한 반상회를 한다니 경륜이다, 경마다, 경정까지
나라에서 낙하산 태워내려 운영하는(?) 거대한 도박장들이
이 나라를 도박공화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노름판이 안 열린다니
이틀 동안이나마 열심히 일해서 돈벌어와 갖다 바치라는 겐지…….

공사현장을 둘러보다 현장 책임자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들여다보고 있기에
넘겨다보니 전날 다녀온 경정장의 헛짚은 종잇조각들이었는데
게면 적은지 잘게 찢어내며 다시는 안 가겠다며 연실 헛기침을 해댄다…….

가거도로_가는_도중_만재를_지나가며_010.jpg

잡은 고기를 싣고 목포에 나왔다는 선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부터 고기가 제법 잡히기 시작했는데 내려온다면 바로 돌아가겠다지만
무슨 큰 돈벌이가 된다고 네댓 명의 손님을 보고 돌아가라 할 수가 있을까?

일정을 물어보니 병원에서 물리치료도 하고 특별한 삼천포 손님도 만나고
진도에서 산새우도 실으면 사나흘은 걸릴게란다…….


2박3일의 짧은(?) 일정은 성이 안찬다며 ‘서 씨’ 아저씨는
음성의 산속에 있는 저수지로 ‘황금 미꾸라지’ 를 잡으러 떠났고
4명이 집을 나설 수 가 있었는데 문고리를 잡을 수는 있는 건지……. ^^;;


어둑한 아침에 만재도에 도착하니 선장아들이 짐을 옮겨 싣더니만
조카에게 일러 놓았으니 잘 다녀오라며 어디론가 가버린다.

선장과 아들, 섬의 노인 둘, 낯선 선원 둘을 태운 배는
열기를 잡는다며 국도를 돌아갔고 조카 아이가 모는 배는 형제 섬으로 향했는데
배 앞에 서 있는 조수의 몸이 어째 갸날퍼 보이는 것이 아가씨일까? 색시일까?


만재도가 초행길인 ‘오성장군’ 을 형제 섬에 내려주고나니
조카아이는 어떤 낚시를 하겠냐고 물어온다.

온갖 장비를 다 갖추었으니 돌돔낚시를 해보자니 뱃머리를 돌리는데
검은 여의 우묵 배미를 가보면 어떨까?

검은 여를 지나쳐 엊그제 돌돔이 여러 마리 잡혔다는 국도의 끝 쪽으로 달려갔고
우묵한 자리에 장대를 담그고 보니 물색이 너무 탁하다.

잠시 후, 부근에 다른 사람이 내렸는데 슬슬 다가오더니만
함께 낚시를 해도 되겠냐고 물어온다.

내가 섬을 산 것도 아니니 마음대로 하시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게고동을 끼워 장대 앞으로 처박으니 무법천지가 따로 없다..........-_-;;

탈탈 거리며 노래미가 덤비는 것이 돌돔이 빠져나갔겠다 싶어 그 대로 두고
찌낚시로 절벽 밑을 더듬어보니 큼지막한 노래미와 우럭이 덤벼들었고
커다란 바늘에 손가락만한 '쑤기미'도 걸려 나왔다.
(이런, 니기미............. -_-;;)

방군 여 끝자락에 있는 꾼이 쏠쏠한 참돔을 한 마리 끌어내는 것이 보였는데
장대의 끝이 끄덕대는 것이 작은노래미가 걸린 모양인데, 갑작이 물속을 파고든다.

묵직한 것이 노래미를 덮친 장어나 광어 같은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문어란 놈이 노래미를 끌어안고 달려 나오는 것이 아닌가?

(오호홍~! 저녁 안주꺼리는 해결이 되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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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갈 시간이 되어 도시락을 갖고 민박집 아저씨와 일행들이 왔는데
한 마리의 돌돔과 두 번의 터트림, 열기 십 여 마리가 오전의 조과란다.

도깨비가 출몰했던 자리를 '오성장군' 에게 가르치니 씩씩한 외모와는 달리
속 겁이 많은지 눈이 휘둥그레진다.

- 잘 봐두었다가 절대로 저 자리에는 내리지 말아야겠네요?

- 그래도 저 자리는 고기가 잘 잡히는 곳이여~~~~~~~~ ^^;;


내마도 끝자리에 한국장과 둘을 내려 주며 디카가 있으면 옆에 있는
깊은 산속 옹달샘을 한 컷, 담아 두라 일러 놓고 외마도 쪽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빗방울이 돋기 시작한다.

탁한 물색에 좀 더 멀리 흘려보면 맑은 물색에 미끼를 닿게 할 수도 있겠다 싶어
요즘 들어 다시 유행하는 잠수찌 채비로 바꾸어 비바람을 등지고 있다 보니

'덜커덕~~~~~~!!'

사납게 덤비는 느낌과 저항이 있었고 팔뚝만한 우럭이 올라와 뜰채도 써먹었다만
점점 굵어지는 빗속에 철수를 하자고 보채는 바람에 배를 부르고야 말았다.

편리해진 전화 탓에 철수를 하는 편이 나은 건지, 끝까지 고생을 하다보면
한두 마리 행운이 올 수도 있는 건지......

알쏭달쏭한 문명의 이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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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으로 들어오니 비가 그치고 해가 났다.
저녁식사 시간까지는 아직도 멀었으니 만재도를 처음 찾은 '오성장군'을 위하여
관광가이드로 변신을 하기로 했는데 그러다 보면 지가 그냥 입만 닦고 있겠어? ^^;;

만재도의 뒷방파제와 우물터, 돌담길을 걸으며 만재도의 역사와 걸어서 가볼만한
포인트도 짚어주며 집 한 채에 200만 원 정도밖에 안하니
한 채 사두라고 꼬드겨도 보았다.

- 당신이 집을 사서 주민등록만 옮겨두면 섬주민이 되니
A조니, B조니 제한도 받지 않고 밤낚시도 마음대로 할 수 가 있다고…….
집 한 채 사고 주민등록도 옮겨이~~~
요새는 세금문제로 허위 이혼도 하고 황혼이혼도 한다는데……. ^^;;

- 그러면 찌매듭님도 저하고 똑같이 하실꺼죠?

- 아니……. 나는 생각 좀 더 해보고...... 섬에 인구가 갑작이 늘어나면 좀 그렇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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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를 둘러보고 당직인 민박집 아저씨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내려왔다.

바닷물을 담수화 한다는 시설물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공사가 중지된 상태였고
지난 번 비에 파여 나가 뱀들이 우글거리던 길은 깨끗이 포장이 되어있었다.

처마 밑에는 물질을 하던 아줌마가 잡아온 문어 두 마리가 바람을 맞고 있었고
무엇에 쓰려는지 들국화를 다발로 엮어 말리고 있었다.

섬에서는 무엇이든 버릴 것이 없느니.........

돌돔 회와 문어를 삶아내니 페트병의 이슬을 바닥이 났고
내일은 간여를 가는 차례라니 이제 그만 피로를 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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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공기의 새벽밥을 떠 넘기고 배에 올랐으나 너울이 제법 높으니
간여를 간 다해도 내리기가 쉬울 것 같지가 않다.

결국, 배를 외마도 쪽으로 돌렸으나 내릴 곳이 마땅치 않아 내마 도에 내렸고
둘은 도깨비 포인트로 간 모양이다…….

십 여 마리의 열기를 잡다가 짐을 꾸려 버렸고 연못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래전에 사진을 찍었던 적이 있었는데 잃어버렸기에 서운했는데
낚시가 잘 안 되는 자리이기에 이 자리를 다시 내려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올라 갈 수 있는데 까지 암벽도 타 보다가
일찌감치 가져온 도시락을 들고 외마도의 작은 계단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물색이 뿌연 헌 것이 영, 마음에 들지를 않는다.

뒤쪽의 벽을 넘어 몇 번씩 짐을 옮겨 '주사장 재미 본 자리' 로 옮겨보니
물색도 좀 낫고 흐름도 적당하다.

내려가기도 힘들고 귀찮으니 큰 고기나 건다면 그때나 내려가기로 하고
높지막한 자리에서 미끼를 끼워 던져보니 열기만 연실 물고 나온다.

부근에서는 선장과 아들이 손낚시로 열기를 잡고 있었는데
갑작이 안하던 짓들을 왜하고들 있을까?


스르르~~~~~~ 잠겨 드는 찌의 움직임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제법 당김이 그럴싸한 것이 참돔인가 했더니만
이르다 싶은 감생이가 한 마리 물려나왔고 30cm 가 넘는 감성돔이 또 한 마리 끌려 나왔다.

바람도 의지가 되는 자리라 늦도록 해볼까 했지만 바람돌이에 시달린
일행들의 보챔에 일찍 자리를 떠났다.

방파제에서는 이틀간의 열기 잡이로 물 칸을 채운 선장이
목포로 나갈 준비를 바쁘게 하고 있었는데 수 백 Kg은 될듯하다.

부산에서 온 수조차가 목포까지만 열기를 살려나오면 세배가 넘게
값을 쳐 준다 고하니 수월찮은 벌이가 될듯하다.

고기값에서 기름 값과 경비를 제하고 삼천포에서 온
열기잡이 도사들과 나누게 된다는데 열심히 잡은 만큼 배당이 더 돌아간다니
이 불경기에 한탕 뛰어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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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돌돔이 없으니 열기나 대충 썰어먹어야겠다.
큼지막한 열기 몇마리를 골라 이슬 병을 집어 드니 바닥에만 조금 남은 황금이슬뿐,

눈치 빠른 아줌마가 전화를 하니 어디선가 배달 소녀가 페트병을 들고 달려왔다.

(와~! 만재도에도 택배문화가???? ^^;; )

배부르고 등 따뜻하니 언제 잠이 들었을까?

조용히 누군가 흔드는 기척에 잠이 깨었는데 벌써 일어날 시간이 되었나?

(새벽 1시 ????????????????????? )

일행 하나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복통을 호소해온다.
세꼬시를 선호하는 민박집 아저씨가 권한 몇 점에서 이상이 생긴듯한데
깊숙이 넣어두었던 비상약을 퍼 먹이고, 문지르고 두들기다 보니
복통이 다소 가라앉은 모양인데 아침밥도 거르고 어기적거리더니
그래도 낚시가방을 메고 따라나선다.

불안한 기분이 남았는지 무조건 따라 내린 주변에서 떠나지 않고
낚시를 하다가 참돔도 한 마리 낚아들었고
맑은 공기를 들이켜다 보니 한결 나아졌는지 배고픔을 호소해온다.

비상식으로 꽁꽁 감추어둔 칼로리 밸런스를 조절해 준다는
다이어트식 압축 비스킷과 물을 내주었는데 이놈이 서울에 가면
걸쭉한 순댓국이라도 한 그릇사주기나 할까? ^^;;

저 멀리 ‘국도 3번’ 자리에 내린 ‘한국장’은 무슨 고기를 잡았을 까?

근래에 와서 1번 자리니 2번 자리니 못 들어 보았던 소리가 들려온다.
오래도록 만재도를 다니면서 선장과 어느 자리를 정확하게 불러보지 못한 것 같다.

- 어디로 가실 꺼라?

- 저기, 그때 그 자리, 왜 전에 ‘주사장’ 사 고친데, 그 옆, 그 위…….

- 아~~~ 그 자리?! 알았어라~~!!!

그 너머,어디라고 대충 말하고 눈짓만해도 선장은 알아차렸다.

오히려, ‘오늘은 어디를 가면 좋겠냐?’ 고 되묻기라도 하면 당황하기까지 하니
이제 만재도는 그럭저럭 알만도 하겠다 싶었는데
만재도를 다닌지 5년쯤 되었다는 집 근처 낚시점의가이드가
만재도의 좋은 포인트를 알려주겠다고 할때는 황망하기도 하다.

아직도 모르는 포인트가 있거나 세월 따라 포인트도 바뀌어 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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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에 있는 ‘한국장’ 에게 서 급한 전화가 왔다.

- 앞에서 농어 떼가 펄펄뛰고 난리에요~~~~~~

- 루어 던져 잡지.........

- 루어가 없어요…….

- 고기를 이쪽으로 보내~! 난 루어가 있거든? ^^

철수할 시간이 되자 택택이 한 대가 다가온다.
홍합작업을 하노라 아줌마들을 내려놓고 오는 중에 그물도 걷어왔다는데
오랜만에 타보는 택택이로세~~~~~~~~

배의 앞전에 서서 삼 일간 짐을 내려주고 도시락을 건네주던
예쁜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그물에 걸린 고기들을
떼어내고 있는 정겨운 광경이 택택이 배안에 담겨있었고
방파제에는 주낚에 걸려든 온갖 고기를 손질해 말려가며 겨울준비를 하노라 한창이다.

낯익은 섬사람이 고기를 얼마나 잡았느냐 물어온다.

- 대충, 자잘한 놈으로 구경만 했지…….

- 아니, 그 좋은 자리에서 고기를 못 잡다니? 수심을 얼마나 줬기에???

- 아니, 씁새야! 그 자리가 수심이 뻔하지…….수중 여하고…….

- 아니 지라~~~ 요즘은 수심을 30미터는 주고 해야 고기가 잡히지라~~~

가만히 듣고만 있던 민박집 아저씨가 한마디 하고 만다.

- 네가 낚시해봤어~? 봤어~? 듣기만 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인간이, 정말…….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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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에서 마지막 점심식사와 정리를 마치고 내려오니
막 들어온 택택이에서는 갓 따온 홍합을 내리고 있었다.

미끼값 하라고 하얀 종이 한 장 건네주던 후배 놈 속셈은
틀림없이 홍합배달용 비용일 게다…….

무거우니 많이 담을 수는 없고 쿨러 두 개에 대충 채울 수밖에…….

다른 민박집으로 갔던 일행 한 사람은 진도에 나와서나 만날 수 있었는데
매일 같이 참돔 회를 배부르게 먹었다며 큼지막한 참돔 두 마리를 보여준다.

- 수심을 얼마나 더듬었는데?

- 글쎄올시다요~~~~~~~~~ 전유동이니 알 수가 있어야죠?

- 아니 만재도 귀신이라고 하는 사람이 그 것도 몰라???

- 봉돌 팍~! 팍 채우고 꾸역꾸역 내렸으니 한 30미터는 주었겠지요?~~

- 삼일동안 어딜 내렸는데???

- 물 팍팍, 가는 데로만 내렸더니 덥석덥석 물어주데요~~~~?

복통을 호소했던 일행은 몇 일간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했다며
열기의 열자도 듣기가 싫다니 앞으로 갯바위에서는 ‘열’ 라면만 끓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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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다녀왔던 섬에서는
더함도 덜함도 없었고
구속도 화려함도 없었으며
나를 기억하는 이도 없는 그 곳에서는
하늘의 푸름름만 가득했었다.

민박집 아줌마가 싸준 도시락에는
넘쳐서 버릴 것도 없는 세 가지의 찬과
잘 구워 익힌 열기 한 마리…….
그리고 캔 커피 하나…….

이 것 만으로도 꾼이라면 누구에게나 평등한
파도소리의 공명만이 울리고 있었다.

불교에서는 마음속의 번뇌가 드러난 것이라고 해서
머리카락을‘무명초(無明草)’라고 부른다.

머리카락을 잡초의 뿌리처럼
강한 집착을 나타내는 어리석음에 비유했다.

빗질은 거친 풀을 다듬듯 번잡한 일상의 갈등과 집착을 정리하는 의미가 있다.

빗질은 두피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건강한 두피를 만들어 주고,
스트레스도 풀어주며, 두통도 씻어주니
하루 백번 이상, 빗질을 하면 눈이 밝아지고 풍을 막아준다는 글이 ‘동의보감’에 있다.

그래서 스님들도 건강도 챙기고
나를 정리하기 위한 빗질을 한단다.

낚시를 하는 도중에도 잠시, 모자를 벗고
무명초를 다듬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가을은 깊어 가고, 바람은 점점 차가워진다.

이제,
겨울을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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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댓글
G 감찰벵 06-11-15 21:09
여유 있는 낚시여행 다녀 오셨군요

장문의 글과 그림 해설,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G 돌빡 06-11-16 16:20
찌매듭님의 아름다운 글은 읽어도 읽어도 가슴에 와닿습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찌매듭님께서는 만재도 어느 선장님댁에 머무시나요 ???
G 정감 06-11-17 09:30
가고싶은 만재도 조행기 잘읽고,보고,느끼고 갑니다!!찌매듭님
G 정우아빠 06-11-17 11:31
종합 예술인인거 같습니다.

사진,장문의 글,여유,낚시...그리고 쑤기미도 걸려왔다.(이런 니기미...큭큭)

넘 재밌었습니다.
G 찌매듭 06-11-17 16:29
갑작이 물색이 탁해지고 고기들이 멀리 물러나 있었습니다.
돌돔은 물색만 맑았다면 몇마리 더 낚았겠구요..
2박3일의 짧은(?) 일정을 만재도에서 가져보기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초창기때에는 당일로 들나들 때도 있었지만 서울에서 가자니
2박으로는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곤하지요...
감찰벵님도 넉넉한 시간이 나시길 바랍니다.
.............................................................................
돌빡님,
초창기 만재도에서는 어느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적도 있습니다.
동내의 택택이 배들이 모두 나와서 공동관리를 하였지만
민박이라는 것이 시작되며 두 집이 먼저 시작을 했고
본격적으로 지금같이 된 것은 2000년쯤 부터입니다.

그 전에 여객선을 이용하여 돌아 들어갈때 부터 이양식씨 집을 이용했습니다.
그전에는 봉식씨나 다른 집도 이용했으나 점차 사람이 늘면서
불편해지기에 조용한 집으로 옮겼습니다.
동생인 준식씨가 민박집을 하는 형제간인데
편하고 조용해서 다니지요.

각자가 선호하는 집이 다른만큼 민박집 선택도 다르겠지만
배나 포인트 안내는 모두가 비슷합니다.
.............................................................
정감님, 잘지내시지요?
겨울로 달려가는 요즘입니다. 건강하세요~~~~~~~~~~
..................................................................
정우아빠, 꼭, 그런말을 캐치하셔야.... ^^;;;;;;;

재미있고 안전한 낚시인생 지내세요~~~~~~~~~~~~~~~


G 거문도비너스호 06-11-18 21:22
만제도 ..가고싶은 섬이엿는데
이젠아닙니다
왜냐고여?
찌매듭님께서 섬 이곳저곳을 다 설명하셧고
글속에 비친 만제도는
제눈으로 확인하면 그 신비로움이 덜할까 두려워서 입니다
.
.
.
이젠 상업성이 이미 몸에 벤 몸이라
순수한 조행기를 쓰기가 어렵다는생각에
찌매듭님처럼 좋은글로 조행기를 쓸수잇는
기회조차도 놓쳐 버린 느낌 입니다
좋은 음악에 좋은사진에 좋은사람까정..
찌든마음 푹~ 달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G 찌매듭 06-11-20 11:11
비너스호 선장님을 이번에 만날뻔했는데
일기관계로 장소를 변경하여 태도를 다녀 왔습니다.
거문도 쪽보다는 다소 날씨가 좋았지만
동풍과 수온이 들쭉날쭉하는 탓에 기복이 심했습니다.

여러 섬중에서도 가장 손이 덜탄 곳이 태도랄까요?
시즌이 짧은 관계도 있고 만재도와 가거도의 그늘에 가려
빛을 못본(?) 까닭이겠지요.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거문도는 조용하고 깨끗했지요....
우리대까지는 그럭저럭 낚시를 하겠지만 2세대 후쯤이면
올라설 ... 가볼 수 있는 섬들이 남아 있으런지 궁금합니다.

촬영을 하신다고요? 날씨가 잘 도와주어야할텐데.... ^^;;
재견을 기다립니다~~~~~~~~~~~
G 불량감시 06-11-20 19:07
올 해 제가 가본 민박집이 사진 속에 있군요.
투박한 환경에 적응을 잘 못하였지만 갯바위에 내린 순간 !!!!
모든 걸 다 잊었습니다.
달콤함에 젖은 혀는 거친 보리맛을 모르는 것처럼.....
만재도는 찌매듭님의 조행기로 더욱 빛을 낼거라 생각합니다.
자주 올려주세요.
G 찌매듭 06-11-23 14:05
불량감자.... 불량아빠...는 있지만
불량감시도 있을까요? ^^;;

저와 같은 민박집을 다니시는가 봅니다.
만재도에서는 가장 조용한 민박집이겠죠.....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만재도이지만
그 원초적 모습은 기억에서라도 남을겝니다.

이 겨울의 만재도는 또 어떤 색갈을 보여줄까요?

즐겁고 안전한 조행길 오르시길바랍니다........
G 다시뛰는연습 06-11-26 13:35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항상 돌아오늘길은 아쉬움이 많죠..
특히 조과에 대한 아쉬움인데.. 다음에는 좀더 성숙한
모습을 다른이들에게 보여줄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G 찌매듭 06-11-28 11:05
낚시를 끝내고 오면 누구나 아쉬움이 많습니다.
하루, 이틀만 더했더라면....
사는게 무언지 무슨일을 하더라도 일에 얽메이는게 우리네 인생사입니다.

오후부터는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고하네요
두툼한 옷으로 건강 살피세요~~~~~~~~~
G 어심 06-12-01 19:32
우연히 들어 간 식당에서 아주 맛있는 밥을 먹은 느낌입니다. 만재...제 형님과 한번 가본 ....다시가고픈 아름다운 섬 ..그땐 간여를 내리지 못해 안타까워 했는데.. 다시 한번 형님과 조카 그리고 제 아들놈과 같이 그곳에서 웃을일을 기약 해봅니다. 님의 글에 갑자기 제형님이 생각나서 감히 몇자 적어봅니다.. 좋은글 항상은 아니지만 아주 맛깔스럽게 잘 읽고 있습니다.감사히
G 찌매듭 06-12-04 10:22
여름철에 간 여는 만재도를 갔다면 한번쯤 내려 보고 와야만
만재도를 다녀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 포인트입니다 ^^

험하긴 하지만 빈작이 없는 끝끝간여....
편하고 여러군데를 쑤셔가며 다양한 낚시를 해볼 수 있는 끝간여..
돌돔장대 포인트가 있고 농어가 붙는 중간여는
작은 골창에서의 아기자기한 맛이 하나 더 있는 곳입니다.
물때가 잘 맞아야 긴 시간을 즐길 수 있지만
짧고 굵은 손맛으로 물이 빠를 때에도 내려보곤합지요.

내년에는 간 여에서 형제분이 진한 손맛으로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추운날입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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