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출!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이는 말이다.(앗! 지적소유권 침해로 걸리는가? 아니다 아예 다음글로 "정출예찬" 패러디 에세이 한편 쓸란다.)
"이성은 차가워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속에 든 칼과 같고"라는 문구가
"수온은 차가워 고기가 없으며, 실력은 뛰어나지만 물밑에 든 돌과 같고"로 변하지 않기를 열심히 주문하며 정출을 기다렸다.
청춘예찬 쓰신 민00님!죄송합니다.(으이! 돌대가2 갑자기 작가 이름 기억이..,)
정출을 앞두고 금요일 저녁 사람들 챙기는 전화와 홈피 대화창으로 열심히 기부앤 테이쿠를...,
일단 문직님이 일찍(금욜 저녁) 내려오신다기에 토요일 아침 정출을 가려고 마음을 먹고 이리저리 선수 모집,
울산에 풍수님이 토요일 아침 출조가능하다기에 품수님, 문지기님, 칼놈(나) 셋이 선발대로 내 보트타고 맛난 횟감 체포 프로젝트를 구상하였다.
근데 한밤중에 문직님께서 내려오시다 대구에서 사람만난다고 중도하차란다.
풍수님께 다시 전화해서 통영 오전11시정도로 맞추자고 했다.
그럼 나도 출근했다가 천천히 가도 되겠다 생각하고 잠을 청했다. 사실 문직님이 일찍 오시면 출근 안하고 땡땡이 치고 새벽출조 하려고 했는데...,
7시경 출발하여 낚시점에 가서 회원들 주문한 밑밥과 미끼 등을 트럭에 싫고 출근!(차를 건물 뒷쪽 구석에 짱박는 치밀함을 보이며)
부사장님과 얼굴도장 찍고 내사무실로 내려와 얼쩡거리다 10시경 근무지 무단이탈을 했다. 한바다님이 전화를 하시더니 "나도 점심때 넘어서면 합류 할 수 있는데...,글구 척포에는 요즘 고기 없대요. 풍화리로 갑시다!" 단번에 "그럽시다!"하고 풍화리에서 풍수님과 먼저 보트 띄우고 기다렸다가 한바다님 오시면 같이 합류하기로했다.
통영에서 풍수님과 수차례 통화 끝에 접선하니 12시가 넘었다.풍수님이 지리를 모르신다기에 앞장서서 출발! 200m 쯤 가다가 " 앗차! 더워 죽을까봐 기다리는 동안 나무 그늘밑 밑밥통에 넣어둔 병아리(사백어)를 깜박 하고 왔구나!" 풍수님께 전화! "노견에 잠시 기다리시이소! 뭘 잊고 온게 있어서...,"
그렇게 좌충우돌 시간 지연 풍화리 도착해서 보트 띄우려니 선착장에 그물작업중이라 접근 금지!
"에이!" 열여덟이란 숫자가 입술을 비집고 나오려는걸 꾹 다물었다. 다른 장소 물색하다 안되겠다 싶어 그자리에 가서 보트와 장비를 들고 가는 수고를 각오하고 채비를 서둘렀다. 보트 조립하고, 바람 넣고, "출조 준비 끝!" 하고 나니 그물작업 마치고 그물을 걷어 간다. 참 꼬인다 꼬여! 거기다가 한바다님 1시30분이 되어도 안오신다.
전화하니 2시쯤 오신다나?2시 쯤 전화 하니 다와 간단다. 배달의 민족 아니랄까 자장면 배달하는 식이다.
거의 3시가 다 되어 출항! 시원하게 바다를 가르고 달리니 그 동안의 짜증이 사라진다.
오비도 앞 자주 가던 포인트로 가보니 이건 어장줄이 거의 없어졌다. 바다도 리모델링인가 인테리언가를 한모양 깨끗하다. 대충 감으로 날물포인트 잡고 나는 처박고 두분은 흘리고 열낚하는데, 입질 엄따! 아! 따분하다. 풍수님은 보리멸만 올리고 한바다님 보리멸 한 수!
나는 황! 파도도 거칠어 물 덮치는 바람에 나는 양말 다 젖었다. 거기다 수리한 보트 바람이 또샌다. 에이! 영희 남자친구(철수)!
방파제에 접안하여 그래도 선발대가 횟거리는 장만해야지 하며 풍수님 옷 챙겨입고 양식장 부근 도다리 낚시로 전환!, 마침 양식장에 사료 주는 시간이다. 이번엔 참갯지렁이 끼워 넣자마자 입질!
내가 연거푸 2수! 풍수님 1수! 잠시후 내가 또 한수! 내가 또 한수! 한바다님 백수!(하얀 손만 가지고 고기 안(못)잡고 놀았음) 고기잡는 도중에 개기아부지님! 풍화리 왔다고 전화를 하신다.
위치 가르쳐 드리고 손 흔드니 방파제에서 전화기 귀에 대고 손을 흔들어 주시더니
"언제 철수 합니꺼?"
"좀 더 해보고예!"
"그라모 내는 방파제에서 뽈라구나 좀 잡아 보깨예!"
" 예 그라이소!"
3명도 복잡한지라 같이 탈수없는게 안타깝지만 할 수없다. 선발대로서의 사명감 때문에 1분이 아까운 상항이고보니 더욱 그렇다.
결국 보리멸 몇마리 도달님 5수로 마감하고 날이 어두워져 영희 남자친구 했다.
척포로 와서 민박집에서 열심히 포를 떠 이미 도착해 있는 문직님 내외, 큰사람, 좋은친구 님들과 맛있게 식사! 쇠주도 곁들여 한잔 캬! 근디 나는 저번 정출때 술있어마 했다고 금주령!
구래도 횟감 마련하느라 수고했다며 한잔은 주네!크흐흐! 감동감탄감사!
열심히 먹고 있는데 미늘님이 여왕님과 아들 데리고 도착했다.
에이 쓰다 말고 수업가야 겄다. 어제 써서 올렸는데 날아가고 다시 올리는데...,
늦 저녁까지 부산지부 허영화님외 5분(해신님, 철이님, 오재홍님, 늦가을님, 노난다님)과
피노키오님이 도착하시기 까지 자연스레 이어지던 이야기 마당이 밤이 깊어지면서 진지한 토론의 장으로 승화되고 있었다. 국사모의 정체성, 향후활동 방향, 조직 및 체제 정비, 금어기 설정 등등의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조은 친구님은 길게 앉아 스르르 잠이 드셨기에, 나는 한마디 던졌다.
"이제 밤도 늦었으니 눈좀 붙이기로 하입시더!" 그러자 누군가 " 잠은 무슨? 지금 나가야 될 시간인데...," 그러고보니 2시가 넘었다. 3시 출조니 잠잘 시간이 없다. 모두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주문한 밑밥을 나누어주고 밑밥 개고 분주하게 움직이며 출조를 서둘렀다. 나는 밑밥을 나누어주느라 내 밑밥은 개지 못하고 그냥 밑밥통에 넣었다. 모두들 선착장으로 옮겨 승선하는데, 나는 트럭에 낚시가방을 챙기다가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어제 낚시하던 처박기대와 흘림1호대 세트가 몽땅 안보이는 것이다.
트럭에서 짐 챙기다 말고 뱃전으로 달려가 어제 함께 했던 풍수님께 물었다. "어제 철수할때 내 낚시대 어디 싫었심니꺼?"라고,
풍수님 고개만 설레설레 젖는다. 한바다님을 찾으니 안보인다.
그 와중에 꽃송이호 새끼선장 재식이가 뭐하냐고 빨리 타라는데,
차에 짐도 안가져왔다고 하니 같이 가자한다.
트럭으로 가 난 낚시가방을 재식이는 밑밥통을 들고 배로 달려와 날 떠밀다시피하고 출항!
나가는 도중 배 뒤로 가 한바다님께 물어보았다. "어제 내 낚시대 어쨌는디요?"
"글쎄! 내 차엔 분명히 안실었는데..., 트럭에 안 실렸던가요?" 한다.
에휴! 미치겠다. 가만 보니 정황은 이러했다. 어제 철수할때 방파제에 보트를 접안하고 짐을 내릴때 나는 보트와 엔진 등을 챙기느라 보트에 타고 있고 한바다님이 먼저 내려 내 낚시대를 풍수님께 전해받아 방파제가장자리에 밟힐까봐 잘 챙겨놓고는 날이 어두워 잘 안보였기에 그냥 두고온 것이다.
나는 트럭에 이것저것 챙겨 싫는다고 정신없었고, 풍수님 한바다님은 보이는대로 싫다보니 서로 못챙긴것이다. 나는트럭에 엔진 싫어올릴때 가방을 트럭옆에 챙겨오기에 당연히 낚시대도 넣었겠지 생각하고 그냥 왔던것이다.
으악! 미띠겠다.
흘림대 16만, 릴14만, 처박기릴 18만, 처박기대와 수온계까지 달아 놓은 상태로 분실!
50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작년 1월 트럭 털려서 430~440만원 정도의 장비를 털리고, 다시 장만한 장비들인데...,
뚜껑 열린다. 장비를 거의 500만원어치 가까이 날려먹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다싶어 갯바위에 하선하지않고 다시 돌아가 찾아보기로 했다.
혹시라도 밤이라 사람들이 못보고 지나쳐, 그대로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갯바위에 8팀의 회원들을 내려 주고 척포로 돌아왔다.
뱃머리가 방파제에 닿기도 전에 뛰어내려 트럭을 몰아 풍화리로 달렸다.
"부르르릉! 끼이익!"
이크! 급 커어브라 처박힐 뻔 했다.
"아니지! 이러다 사고 나면 더 큰 걸 잃을수 있어! 차분해지자!"
"그래! 못 찾아도 사고나서 더큰 피해에 비하면 다행이라 생각하자!"
"뭐! 어쩌면 잘 된거지! 국사모 회원으로 부끄럼 없게 외제 릴 잘 없어졌지...,"
온갖 생각을하며 풍화리로 달려가 확인해보니 "혹시나! 가 역시나!"
그게 그대로 있을리 없다. 그래도 아쉬워 "물속에 혹시 빠졌나?" 물속을 비춰도보고, 구석구석 랜턴을 비춰봐도 찾을길이 없다. 포기하고 다시 척포로 돌아오니 1시간 가량 지나버렸다.
트럭에 자고 있자니 꽃송이호 선장님이 2차 출조팀 싫어놓고 오는길에 트럭 문을 두드린다.
"나중에 갯바위 나갈일 있으면 태워주께요!, 요 있을랍니꺼?"
"예! 트럭에 자고 있을께요!"
사실 날 새고 난 후 나가 봤자(특히나 이 기분으로) 낚시가 되겠나 싶어 대답만 해 놓은것이다.
열심히 자다 차 유리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 부시시 꽃송이호로 이끌려 나갔다. 8시가 넘었다.
꽃송이호를 타고 돌다가 잡은 빈 포인트는 연대도 평바위!
새벽 물때를 노린 꾼들이 철수한 자리인것 같다. 내리자 말자 담배부터 한개비 피워물고, 생각했다.
"어차피 낚시는 틀렸고, 리치찌 테스트나 해보자!"순수 국산조구업체로 이번에 새로 개발한 찌를
보내 주며 필드스텝으로 활동해 달라고 위촉 받은 터라 앞으로 웬만큼 부담을 가지고 낚시를 할 수밖에 없다. 국산조구업체를 돕는다는 차원이기에 말이 필드스텝이지, 출조비나 장비 등 지원이라고는 전혀 안 받기로 했다. 이번에 개발한 찌세트와 조끼 정도만 제공받고 활동하기로 했기에 "더욱 열심히 뛰어 주어야 할텐데...,"하는 부담이 생긴다.
채비를 챙겨 밑밥을 뿌리니 망상돔이 새까맣다. 갯바위와 찌 근처로 2중 밑밥을 치며 채비를 흘렸다. 2번째 투척에 바로 입질이다. 천천히 여유있게 챔질!
토도독!"볼락이구나!"
늦게 챘더니 꿀꺽 했다. 다시 투척하니 또 입질! "에이! 미역치다!"
잠시후 다시 입질이 와 채어보니 볼락이다.그러는 중 바로 옆에 낚시배를 대더니 40대중반 부부11쌍을 평바위에 대거로 내려놓고 간다.
아줌마 아자씨들 시끌벅쩍 난리법석이다. 노래미 한마리 잡으면 고함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낚시를 하는데, 또 볼락이다.
제법 올라 오려나 싶어 옆에 버려진 물통을 칼로 반쯤 찢어 물을 담고 볼락을 담았다.
부끄러운 여볼락 나체를 투명 욕조에 담근지라 아랫도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돌아다닌다.
5분쯤 후 다시 볼락 한 수! 이후로 계속 미역치다.
옆에 아저씨 아줌마들은 장대로 볼락 노래미 총 11수 정도 하더니 입질없다.
나중에 어떤 아저씨 흘림채비에 숭어 한마리 걸었다, 온 바다가 시끄럽다. 고놈 숭어를 썰어 쐬주를 들이키더니 더 시끄러워지고, 급기야! 48P 컬러판 동양화 감상에, 남자들은 서양화까지...,
에휴!입질이라곤 미역치만 올라오니 대를 접기로 했다.
멋진 간이 침대에 누워 단잠을 잤다.
시끄러운 기적소리에 눈을 뜨니 꽃송이호가 눈앞에 보인다.
얼른 일어나 대를 접고 철수했다.
다른 조사들 모두 조황은 별로다. 볼락을 제법 잡은 팀, 숭어 표층지깅으로 손맛 본팀, 그외에는 거의 황이었다.
그래도 횟거리는 풍부해서 민박집에 둘러앉아 맛있게 식사와 회를 즐기고 아쉬운 이별을 나누었다.
5월은 칼있어마 수산(고기 밥만 주는)의 감성돔 금어기이다.
6월까지 되도록 출조를 자제할라칸다. 피곤하다. 모두들 어복충만 맨날행복!^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