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작년 12월 기준에 작성한 글이니 글내용이 지금과는시차가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매년 겨울때쯤이면 나는 또다른 낚시의 재미에 대한 기대로 설레인다.
올망졸망한 잔재미를 안겨주는 이 망상어라는 놈 때문에...
올해는 유달리 날씨가 포근해서 이른감이 있었지만 어차피 올 겨울도 이 망상어를
즐겨찾기를 해야하기에 탐사차 몇 몇 조우들이랑 늦은 밤, 차에 몸을 실었다.
예전의 조행길은 이른 새벽 출발을 하여 목적지에 이르면 배 출항 시간전의 짜투리 시간이 애매하여 몸둘바를 몰랐지만 이번 조행은 아예 전 날 밤에 출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여 인근 찜질방에 투숙을 하니 이또한 나름대로 재미있는 조행길이 되는데...
새벽같이 달려가 부시시한 얼굴의 낚시꾼 행상보다는 현지에 미리 도착,
편하고 안락한 휴식을 취한후 여유있게 낚시를 시작하는것,, 낚시를 하는 갯바위에서도 훨씬 덜 피곤한 일이다.
뜨끈한 찜질방 바닥에서 맥주 한 잔을 겻들인 조우들과도 콩꼼한 대화 또한 낚시가는 재미를 더해주는데 일조하지 않는가,,
대상 어종이 망상어인지라 새벽같이 나가 순위다툼(?)을 해야하는 부산함을 떨 필요도 없고하니 마음 또한 느긋한데 아침에 눈을 뜨니 날씨 또한 포근하다.
너무 포근하니 불안한데,, 그래도 망상어는 날씨가 좀 추워져야 재미가 있을터인데 올해의 날씨는 너무 포근하다. (물론 지난 12월 기준의 생각이었음 )
통영항에서 간단한 아침 해장국을 먹고 자주가는 낚시점을 향했다.
변함없이 반겨주는 주인 내외분,
또 자주 뵙겠네요 ^^ 라면서, 반가운 손님으로 여겨 무척 반겨주신다.
어느 손님 가릴것 없이 항상 친절하게 대해 주시겠지만 우리팀을 보면
부담이 없단다.
매년 겨울 시즌이면 우리 일행들은 망상어만 잡으러 가다보니 다른 낚시꾼들처럼 황을 치며 간혹 굳은 얼굴을 하는 경우가 없어 우리의 모습들이 항상 즐겁단다.
흐흐,,, 말이사 맞는 말이지..
어종의 급을 따지면 감성돔보다야 못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쉬이 편하게 마릿수로 잡을수 있으며 언제나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의 손맛과 입맛(?)을 선사해주니 우리가 어찌 불평을 하리오...
손맛이야 하루종일 기다려도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감성돔보다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전해주는 민물장대의 낭창거리는 휨새에 전해주는 앙탈진 몸부림,
나는 이시즌이면 어설픈 살감생이 한두마리의 몸짓보다는 아귀자귀한 찌맛, 손맛을 보여주는 망상어가 훨씬 정겹다.
항상 반겨주는 내외분에게는 미안하기도 하다.
우리는 망상어가 주대상 어종이기에 그 낚시점에는 밑밥용 곤쟁이나 청갯지렁이. 도랑새우(가애비)등을 팔지 않아 미끼를 살수가 없다.
그런상황이다보니 미끼는 항상 중간 마산에서 사다보니 그낚시점에는 갯바위 진입을 위한 배편만 이용하는 상황이다. (긁적 긁적)
그날도 변함없는 낚시꾼들의 활기찬 움직임.
해가 훤히 다 뜬후인아침 늦게 늦게 도착했지만 그래도 많은 낚시꾼들이 준비를 하느라 부산하다.
가는 배위에서는 여기저기 선상 찌낚시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이미 저너머 한산도 산위로는 해가 얼굴을 내밀었지만 살짝 흐린 날씨인지라
좀처럼 밝은 기운을 펼치지는 못하고,,,
같이 가는 일행들은 상큼한 아침기운에 젖어 얼굴에는 상기된 감흥이 맴돌며
소풍가는 어린이 마냥 기분이 새롭다.
내정된 포인트,,,
한산도의 문어포 부근의 갯바위 이르렀을때 이미 다른 낚시꾼이 한참 낚시중이다.
같이 내렸다가는 서로가 낚시를 못할 판이다.
아쉽지만 할수없이 다른 포인트로 향했다.
좀 더 위쪽에 위치한 대섬.
적당한 북서풍이 부는지라 차라리 잘 되었다.
북쪽을 등지고 앉은 포인트이다 보니 바람의 영향도 덜받고 물때도 사리인지라
조류의 흐름도 안통까지 잘 받혀줄것 같아 별 무리는 아니다 싶고.
아직까지는 물속의 몰이 그리 많이 자라지 않았지만 듬성 듬성 몰밭도 보이니
괜찮을것 같은 느낌.
곤쟁이 밑밥을 한주걱 뿌려본다.
수면에 밑밥이 떨어지자 마자 밑에서 부상한 망상어들이 아우성이다.
장마철, 벵에돔 낚시중 밑밥에 달려드는 자리돔떼를 보는것 같다.
민물 장대 세칸대에 찌톱이 가느다란 붕어찌를 꼽고 목줄 0.8호.
던지니 바로 찌가 물속에 사르르 잠긴다.
챔질,, 바르르 떨리는 낚시대 끝을 통해 전해지는 느낌,
얼마만이냐? 어여쁜 망싱이들아....
가끔은 씨알좋은 것들이 다시 물속을 차고 들어 힘을 더 써야하는 상황이 이어지고,,이제 본격 시즌에 이른것을 알려주듯 입술에 빨간 연지를 바르고 올라온 고기.

같이 간 일행들이 연신 입질을 받는다.
덤으로 그리 크지는 않지만 살감성돔들도 입질을 하니 앞쪽에서 감성돔 선상 찌낚시를 하며 입질 한번 못받는 다른 꾼들,,,
우리를 부러워 하고 있을지도,,,,
흐르는 조류가 잠깐 숨을 죽이니 입질도 뜸하다.
남들이 하찮게 생각하는 망상어도 물속 상황에 대해서 만큼은 감성돔 만큼 민감하다.
조류와 수온이 받쳐 줘야하고 물속 지형도 중요하며 챔질의 타이밍도 중요하다.
낚시 초보자들이 처음에는 감성돔인줄로 오해하는 망상어.
물속 지형이 모래 또는 뻘밭이지만 암초가 잘 발달된 조류소통이 원활한곳,
중간 중간 바다풀이 자라나 은신처 구실을 해주는곳, 그다지 깊지 않은 수심층.
이런곳이면 겨울철에는 언제나 망상어가 잘 잡히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민장대로도 충분히 입질을 받을수 있으니
가족동반 낚시로도 얼마든지 재미를 느끼는 낚시.

잠시 입질이 뜸한 틈을 타서 몇마리를 골라 회를 친다.
한 두잔의 소주와 준비해간 야채를 겻들인 회. 식사를 하니 모두가 느긋한 모습으로 포만감에 젖어 있다.
편안히 갯바위에 누워 바다를 보니 저멀리 바다에는 수많은 섬들이 올망졸망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는 한산도, 혈도 그 끝쪽에는 용초, 비진. 중간에 부지도, 또 옆으로 연대, 오곡,,,,
옛날,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께서 이 바다,눈앞에 바로 보이는 이곳에서
왜군과 전쟁을 치르렀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진다.
그날의 함성과 장면들을 눈앞에 그려보면 말이다.
그이전,그이후에도 수많은 세월이 흘러왔지만 평온함과 불변이라는 단어의 수식어가 어울리는 바다.
때로는 성을 내고 때로는 분노가 찬 듯하지만 언제나 그자리에 있으며
이 바다가 우리에게 주는 수많은 혜택들 가운데 특히 한가지 더를 얻는 우리 낚시꾼,
나는 이바다가 그리워 오매불망 가고 싶어하며 찾았고 그런 나를언제나 모른척 하면서도 받아주었던 바다.
누워서 하늘과 바다를 보고 있자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든다.
우리는 항상 낚시를 가야한다.고기는 항상 바다속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같은 바다에도 계절 따라 고기들이 자리 바꿈을 하는가운데 그 속을 우린 들여다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있을것이다, 없을것이다 정도의 대략적인 느낌은 가지고 있다면 굳이 없는 고기를 기다리는 끈기의 시험 보다는 반겨주는 고기와의 대면이 낚시를 가는 즐거움을 훨씬 더해 주는 것이 아닐까?
예전,,, 특정 어종을 잡으로 천리길도 멀다하고 많이 다녔지만 이젠 그런 조행을
그리 하고 싶지는 않다.
가끔은 확률적으로 더 가까운 곳에 가기야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비록 잔재미일지라도 지금 내 앞, 바다에 있는 어종이 나에게 낚시의 재미를 안겨주는 것이다 .
라고 생각하며 한겨울 두세달 정도는 항상 망상어 낚시를 즐기는것이 나에게는 재미가 있다.
한여름 모래사장에서 보리멸도 잡는 재미도 있으며 봄 볼락의 재미, 가을 전갱이의 재미 아울러 저수지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예쁜 붕어의 찌올림,
이 모두들이 낚시인들이 즐기기에 충분한 만족조건이 된다는 생각인지라 이것 저것 모두들이 나름대로 솔솔한 재미가 있다.
몇년전 어느 지인과 낚시를 갔는데,,,
일년의 대부분을 감성돔을 잡으러 다니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 그분이었지만 그날은 망상어라는 어종을 주 대상 어종으로 생각하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같이갔었다. 그렇지만 막상 갯바위에 도착,,, 그 날도 어김없이 감성돔 채비를 하시고는 집중을 하였는데,,물론 낚시꾼으로서 낚시를 할때 감성돔을 염두에서 멀리두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입질을 하지 않는 감성돔을 무작정 기다릴수만은 없을진돼...
나는 애초부터 망상어를 잡을 계획으로 민장대만을 펴고 있었다.
처음 갯바위에 내려 30분 정도 시간이흐르는 동안 내게는 벌써 여러마리의 씨알좋은 망상어가 이미 입질을 해댄 터였다.
휠끔 슬금 나에게로 눈길을 보낸다.
같이 동행했던 다른 사람 마찬가지,,, 처음부터 릴 낚시대에 크릴에,,,
어찌 물때가 맞지 않았던지 저멀리 흐르는 찌에는 입질 조차도 없던 모양이었다.
한쪽 옆에서 민물장대에 물고 늘어지는 떡망상어의 입질,, 활처럼 휘어지는 낚시대를 보고는 슬슬 마음은 망상어 낚시로 와있었던 모양이다.
이윽고,,, 도저히 못하겠다는 머쓱한 투의 표정과 함께 슬며시 나에게 물어 온다.
여벌의 낚시대 있냐구 ?
있지요, 라면서 적극 권해 보았다.
근데,,,, 그 분,, 그래도 낚시를 몇 년을 했을터인데 목줄, 바늘,,, 기타 통상적인 망상어 민장대 채비에 대해서 어설프다.
나는 속으로 참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정도의 낚시 연륜이라면 당연 채비법 정도는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이런 저런 간단한 요령을 설명 하고 같이 망상어 낚시를 하는데 이후 감탄사가 연발이다.
흐르는 조류따라 막대찌가 동동 흘러가다가 한두번의 예신끝에 찌끝이 물속으로 쏘옥 들어가는 환상적인 찌놀림. 챔질을 하면 쓔~욱, 하는 소리와 함께 갸날픈 민장대의 허리힘에 제압이 힘든 손맛...
감성돔이 아니라고 터부시 해버린 망상어 낚시가 이렇게 재미가 있다니???
요즘은 낚시가 감성돔 낚시뿐인줄 알고 다른 어종(흔히 잡어라고 치부 되는)에 대한 관심은 아예 없이 처음부터 접하기를 꺼려하는것 같아 참 씁쓸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 타 어종 낚시에 대한 채비조차도 관심을 갖지않고 낚시 방법조차도 잘 모르니.
하기사 하다보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그리 길지 않은 오전 낚시지만 우린 이미 더이상의 조과에 연연하지 않을 만큼 재미를 느꼈고 철수 시간이 좀 남은지라 어차피 싱싱한 횟감으로 사용 못할 바에는 아예 미리 잡은 고기를 정성스레 다듬는다.
낚시꾼으로서 많이 잡은 욕심이 좀 그렇긴 하지만 그 고기를 다듬어 집안, 이웃간에 나누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잡은 고기를 집에 가져가서 다듬자면 무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상의 문제도 있고하니 나는 어지간하면 갯바위에서 모든걸 다 장만하는 편이다.
아울러 갯바위 청소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최후의 일각까지 낚시를 하는것 보다는 한시간쯤 이른시간에 준비를 하는게 더 마음이 편하다.
그 날, 올겨울 망상어 낚시 시즌의 탐사 이후 지금까지 망상어 낚시만 네번을 다녀왔는데 매번 푸짐한 마릿수때문에우리집 딸아이와 주변 친지들의 반찬거리는 항상생선이 대기중이다.
이번달이 지나면 이젠 망상어도 산란을 시작 할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뜸해질텐데 이젠 무엇을 한다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