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에서 봄 볼락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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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에서 봄 볼락을 만나다.

G 2 2,302 2005.03.11 20:02
이번 겨울엔 유난히도 바람이 많이 불었다. 조황도 예년보다 훨씬 저조한듯하다.

지난 1월엔 여수 안도가서 찬 바람에 고생만 하고 감성돔 구경도 못한체 학공치,

망상어 손맛만 보고 돌아왔고, 지난 3월 첫 주엔 통영 척포에서 곤리도 갔다가 손

가락만한 볼락, 노래미랑 놀다 왔다. 유난히 바람이 많은 날씨 탓인지, 이제 연안

에는 고기씨가 말라버린 탓인지 고기 구경 하기가 참 힘들다. 멀리 나가고 싶지만

시간도 경제적 여유도 없다. 감성돔 아니라 씨알 좋은 볼락이나 망상어 정도만 낚

을 수 있어도 얼마나 즐거운 조행이 될까마는 자주 가지도 못할뿐더러 어쩌다 가

도 맨날 돈쓰고 고생하고 조황은 별 볼일 없으니 그저 방안에 앉아 컴퓨터 자판이

나 두드리며인낚 조황란과 조행기란을 돌아 다니는 것으로 출조 못하는 아쉬움

을 달래보지만 그것도 영 재미가 없다.

저와 같이 출조 못하면서 조행기란을 뒤적이는 조사님들을 위해 작년 3월 추자도

에서의 봄볼락 낚시를 떠 올리며 글을 올립니다. 대리 만족하시기를.

작년 3월말의 일이다. 추자도 영등 감성돔을 떠올리며 3박 4일의 추자 조행을 떠

났다. 추자로 행하는 온바다호 안에서 부산 김재원 프로를 만나게 되었고 그 분의

배려로 김재원님의 숙소에 머무르며 낚시를 하게 되었다. 출조 첫 날 간단한 장비

로 신양리 방파제로 나갔다. 30 조금 넘는 씨알의 감성돔 한마리를 낚았고, 같이

간 친구도 같은 씨알로 한 마리 낚고 그리고는 끝이었다.

다음날 땀을 뻘뻘 흘리며 신댕이 절벽 밑으로 내려갔다. 아는 분이 요맘때 신댕이

에서 벵에돔 타작을 했다고 일러준 이야기를 믿고. 완전 꽝을 쳤다. 흔한 잡어 한

마리 못 잡았다. 낚시 할 의욕을상실하고 오후에 낚시장비는 숙소에 놓고 차를

타고 돌아 다녔다. 묵리 방파제에 왠 낚시꾼들이 그리 많은지. 들어가보니 한 분

이 60 가까운 놈으로 한 마리 잡아 놨다. 그리고 옆에분이 40 조금 넘는 놈으로 또

한마리. 낚시대를 가지러 집으로 갔다. 장비를 챙기고 방파제로 가니 그 새 소문

이 났는지 그 조그만 방파제가 열명 넘는 꾼으로 가득하다. 포기하고 방파제 옆 갯

바위(일명 사당 밑)에서 찌를 흘려 보았다. 씨알 작은 노래미 몇 마리로 끝이다.

친구는 내일 돌아 가야 하는 날인데 어제 감성돔 한 마리가 조황의 전부이다.

아쉬운 마음에 저녁을 먹고 신양리 방파제로 나가 보았다. 매년 이 맘때면 그렇게

도 잘 물어 주던 우럭이며, 볼락, 감성돔, 벵에돔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꼬리가 잘

린 벵에돔 35정도를 친구가 한마리 낚았고 손바닥 씨알의 우럭 몇수로 둘째날을

마감했다. 다음날 친구는 짐을 챙겨 떠나고 난 어디로 갈까 고민중이던차에 김재

원님 왈 낚시 안가나? 글쎄요 어디로 가야할지. 오전에 소머리섬 갈낀데 같이 갈

래? 얼씨구 잘 됐다 싶어 따라 나섰다. 김재원님, 친구분, 상추자 현지분, 나 넷이

서 조그만 고무보트를 타고 20여분을 달려 소머리섬에 도착했다. 김재원씨가 일러

준 포인트에서 열심히 밑밥치고 찌를 흘려 보았지만 감각 무소식이다. 전부 마찬

가지다. 너울에 찌는 가로 계속 밀리고 흔한 노래미 입질도 없다. 모르는 사람은

추자에만 가면, 갯바위에서 낚시만 던지면 감성돔이 덥썩 덥썩 무는 줄 알지만 그

게 어디 그런가. 허탕 치는 날이 허다한데. 오늘도 꽝이구나 하는 마음에 감성돔

을 포기하고 포인트를홈통(자갈밭)으로 옮겼다. 목줄을 2M로 줄이고 전체 수심

을 3m에 맞춘 후 홈통 가운데 몰밭쪽으로 30m 정도 원투하였다. 망상어 손 맛이

나 보자는 생각으로. 홈통임에도 들물을 따라 조류가 안쪽으로 잘도 흘러준다.

쏙 - 채비를 던지고 얼마되지 않아 입질이 시원하게 온다. 챔질, 파다닥-

손바닥 씨알의 망상어다. 아싸 - 망상어가 어디냐. 3월말이지만 날이 얼마나 뜨겁

던지 결국 입던 조끼며 외투를 벗어 놓고 다시 낚시를 한다. 조류를 따라 천천히

흐르던 찌가 서서히 잠겨든다. 챔질, 우욱 강한 힘이 낚시대를 끌어 당긴다. 이건 -

망상어가 아니다. 제법 힘을 쓴다.약간의 실갱이 끝에 잘생긴 감성돔이 올라온

다. 41-2 정도 씨알이다. 소 뒷발로 쥐잡기다. 흥분된 마음으로 밑밥을 몇 주걱 주

고 다시 채비를 던진다. 그 자리에 가니 또 스르르르 찌가 들어 간다. 챔질, 감성돔

이다. 그런데 나오다 바늘이 빠져 버렸다. 다시 미끼를 끼우고 입질 온자리로 던진

다. 똑같은 자리에서 또 찌가 스물 스물 들어간다. 챔질, 비숫한 씨알이다. 같은 자

리에서 입질 세번에 두마리를 잡았다. 대박 조짐이 보인다. 그런데 맞은편에서 낚

시하던 일행들이 점심 먹자고 부른다. 낚시대를 놓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체 점심식사를 위해 장비를 놓고 일행들에게 갔다. 식사는 해야겠

고 마음은 콩 밭에 가있으니.

급히 점심를 먹고 내 자리로 돌아와 채비를 던진다. 찌가 서서히 들어간다. 바로

챔질을 하였다. 엄청 큰 씨알이다. 아니다. 밑 걸림이다. 그새 물이 빠졌는지 같은

수심인데 바닥에 걸린다. 수심을 줄여 던져 보았다. 입질이 없다. 점심먹는 사이

물 때가 지나 버렸는지, 점심전에 두마리 잡은게 전부인지 도통 입질이 없다.

한 낮의 햇볕이 초여름을 방불케 한다. 철수. 내가 40넘는 놈으로 두마리, 김재원

씨 친구분이 35정도 한마리, 두 분은 꽝이다. 기분좋게 돌아 오는 배 안에서 김재

원씨 왈 저녁에 볼락치러 갈래? 좋죠.

숙소에 돌아와 낚시 준비를 하고 잠시 휴식을 하였다. 오후 4시 출발이다. 이번 출

조지는 밖미역섬이다. 김재원씨와 친구분은 세칸 민장대, 나는 1호대에 3B 전자

찌 채비다. 해지기전 김재원씨 친구분이 30 정도의 감성돔 한 마리를 올렸다. 해지

고 난 후 낚시대 한 대에 밑밥통만 들고 첫 포인트로 이동하였다.여가 많은 큰 홈

통이다. 수심은 1-1.5m, 김재원씨쪽은 조금 더 깊은 것 같다. 한 시간 반 낚시에

나는 25정도 한 마리, 김재원씨 열 다섯 마리, 친구분 세마리 그리고는 더 이상 입

질이 없다. 두분은 포인트를 옮기고 나는 한시간 정도 더 버텨 보았지만 입질이 없

다. 나도 채비를 챙겨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였다. 두분은 멀리 갔는지 보이지를 않

는다. 따라 갈까 하다 그냥 다이아몬드가 보이는 큰 홈통에 앉았다. 바위가 비스듬

히 물속으로 뻗어있고 발판할 만한 자리가 없다. 바위가 갈라진 틈에 밑밥통을 놓

고 발을 끼워 겨우 자리를 잡았다. 낮에 두마리 잡았으면 됐다는 마음에 큰 기대

를 않고 발 밑 갯바위에 찌를 던져 놓고 밑밥을 몇 주걱 뿌렸다. 낚시를 한지 십분

정도 되었을까? 갑자기 던져 놓은 찌가 물속으로 빨려든다. 대를 세우니 탈 탈거린

다. 볼락이다. 씨알은 25정도다. 처음 한마리가 낚이고 난 뒤에는 고기들이 미쳤는

지 미끼를 끼워 던진지 30초도 안돼어 쭉 끌고 들어 간다. 작은 씨알이 20이 조금

넘고 보통 25정도 씨알이다. 밑밥에 현혹되었는지 전체 수심 3M를 준 채비가 채

내려 가기도 전에 옆으로 쭉 끌고 들어 간다. 발 앞에 던져도 입질이 오고 혹시나

싶어 더 큰 씨알을 노려 멀리 던져 봐도 입질이 온다. 나오다가 떨어지는 놈도 부

지기수다. 씨알이 좋아 그런지 1호대가 제법 휘청 거린다. 25넘는 놈들이 걸린면

씨잉 하다 바늘이 빠지기도 한다. 볼락 채비로는 조금 무식한 목줄 2호, 감성돔 바

늘 2호에 청갯지렁이, 크릴 미끼다. 밑밥이 떨어져 채 녹지않은 미끼용 크릴을 손

으로 뿌셔서 부려준다. 추자도로 낚시 다닌지 햇수로 8년째이지만 늘 방파제로, 본

섬 갯바위로 잡어나 잔챙이 사냥 위주의 낚시였기에 오늘 같은 이런 조황은 처음

이었다. 흥분된 마음으로 미끼를 꿰어 채비를 던지고, 조금 있으면 3b 전자찌가 물

속으로 쭈욱 들어 가고, 챔질하면 탈탈 거리는 그 손 맛. 조금 굵다 싶으면 입이 찢

어져서 그러는지 바늘이 빠져 버리고 정신 없이 낚다보니 굵은 볼락이 밑밥통에

절반이 넘는다. 낚시하다 보니 이런날도 있구나 . 너무나 기분이 좋다. 낚는다기

보다 낚여준다는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이 놈들이 미쳤는지 던지면 물고 던지면

물고, 한창 볼락을 낚느라 정신이 벗는데 일행 두분이서 저쪽에서 넘어 온다. 물리

나? 네, 조금 잡았어요. 라면 먹자. 조금 있다가요. 조금 있으니 또 부르신다. 할

수 없이 오는 입질을 뒤로 하고 넘어가서 라면을 먹었다. 볼락이 잘 나온다는 소리

에 두 분도 같이 합류했다. 라면 먹고 오는데 걸린 시간이래야 불과 10-15분 정도.

그런데 입질이 뚝 끊겼다. 밑밥을 치고 수심을 조절하고 자리를 바꿔 이 곳 저곳

던져 보지만 어찌된일인지 그 미친듯이 물어대던 볼락들이 다 사라져 버렸다. 1시

간을 더 했나 아뭏튼 지나갔던 볼락 두 마리를 추가한 후에는 완전히 입질이 끊겼

다. 갯바위 틈에 침낭을 뒤집어 쓰고 잠시 눈을 붙인 뒤 통이 트게 무섭게 철수를

하였다. 밑밥통에 들어 있는 볼락을 꺼내서 깨끗한 물로 씻으며 수를 세어 보니 47

마리다. 제일 작은 놈이 20이 넘고 제일 큰 놈은 30이 약간 넘는다. 따뜻한 날씨에

상할까봐 바로 상추자로 넘어가서 스티로폼 박스 큰 것을 사서 얼음과 함께 넣으

니 딱 한 박스다. 누가 추자 볼락이 맛이 없다고 했던가. 구워 먹고, 튀겨 먹고, 끓

여 먹고 다듬어서 냉장고에 넣어 놓고 반찬 없을 때마다 꺼내 먹으니 그 많던 볼락

이 얼마 안되어 다 사라져 버렸다. 아는 친구 둘에게 각각 6-7마리 주었으니 30마

리 넘는 볼락을 잠간새에 다 먹어 버린 것이다.

지난 3월 첫 주 곤리도에서 눈과 바람 맞아 가며 낚은 볼락은 10CM나 될까. 여느

때 같으면 다 놓아주었겠지만 초보자 둘(동생, 동생 친구)과 같이 간 까닭에 그것

도 고맙다고 챙겨 두었다가 날이 밝아서 다 썰어 먹었다.(작았지만 그래도 볼락이

라고 맛은 있었다.) 작년 이 맘때 신발짝 볼락을 한 쿨러 잡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

생한데 손가락만한 젓볼락과 놀고 있으려니.

낚시 다니면서 그 때와 같은 조황이 언젠가는 또 있겠지만 요즘같은 불황기엔 그

저 잡어라도, 잔챙이라도 낚이면 고마울 따름이니.

낚시 못가고 집에서 인낚으로 눈 팅하시는 조사님들 돌아 오는 봄과 함께 좋은 소

식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새 봄에는 출조하시는 분들 모두 봄볼락으로 한 쿨러 하

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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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G 구멍찌 05-03-13 01:08
좋은 경험을 하고 오셨네요~
저도 추자도만 100여회 출조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볼락 메니아가 되었습니다, 추자도가면 꼭 돔만 잡는다는 생각에 조사님들은 대를 놓는데, 추자도는 조류만 있으면 볼락이 빠글빠글합니다.

제주도지역은 청볼락이 많고, 추자도에는 제대로 된 볼락이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00포인트(같이 가신분들이 가르처주면 죽음?)
에 갔습니다만, 4명이서 찌낚시로 돌돔 35~46까지 30마리와 볼락 12마리를 동시에 잡기도 했습니다, 물이 가는 와중에 뭅니다~

아참,
그날 잡은 볼락 12마리의 평균 씨알은 32cm이나 되는 대형 볼락들이
였습니다. 아직도 그 사진을 보면 가슴이 쿵당쿵당 뜁니다~ 2005-03-13
01:07:06
G 참볼락 05-03-21 20:47
저가 추자에 가던시절에는 볼락을 잡아오면 민박집에서 아예 고기 취급도 안하고 버리더군요.대신에 자리돔은 고기대접을 받더군요.돌돔을 잡으러 어느 포인트에 내려 몇마리 잡고,어둑해질 저녁무렵에 까나리떼가 몰려와 갯바위에 부닥치며 노는걸 보고 있으니,밑에서 볼락떼가 피어 오르는데,수백마리는 되겟더군요.그런데 요놈들이 올라와 까나리를 잡아 먹는데,그냥 잡아 먹는게 아니고 둥그렇게 원형으로 홈통을 둘러막아 중심에 까나리가 있게끔 한뒤,한마리씩 교대로 잡아 먹는데 정말 장관 이더군요.볼락도 먹이사냥에 있어 작전이 있다는 걸 그때 알았고,정말 영리한 고기구나 느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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