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5일 오후부터 불안한마음이 들어 직원들을 자리에 불렀다. 시커먼 구름이 몰려오더니 이내 장대비를 쏟아내는 날씨에 내일새벽의 출조가 왠지 힘들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2년전 소매물도에 출조하면서 겪었던 고통들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최근의 선상화재사고에 대한 끔찍한 상황들이 머리속에 연출되면서 직원들은 약간의 동요를 보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신입직원들의 출조를 금지하였다. 안전하지 못하고 힘겨운 출조는 아직은 바다낚시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직원에게 부담을 줄 수 있슴을 알기에 그러한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함께하지 못한 직원들의 아쉬움과 걱정속에서 우리4명(남3,여1)의 두미도 출조는 시작되었다.
의정부를 출발하여 4시간을 넌스톱으로 애마를 달려간다. 이상하리만큼 출조시의 운전은 피곤함을 모르는 것을 아시는분들은 다 안다.(출조후에는 파김치되므로 절대 제가 운전안함 ㅋㅋ). 그런데 대전을 지나서부터는 언제 비가왔더나 싶더니 하늘에는 별이 총총~ “직원들 다시부르자~”니 이미 우린 벌써 삼천포로 빠지고 있었다. 삼천포 팔포매립지는 처음으로 가는길이었지만 어렵지 않게 금양낚시프라자를 찾을 수 있었고 소문과 하나두 다를 것 없으신 선장님과 사모님의 따뜻한 응대속에서출조준비를 마치고 금양호(페인트냄새도 아직도 가시지않았고 선실의자의 비닐도 벗겨지지않았는 완전 새차임 ㅋㅋ)에 몸을 싣고새벽3시 향긋한(?) 엔진 내음속에 살포시 항을 떠나는데…
약50여분을 지나서 두미도 북부 등대바로 아래 갯바위에 진지를 구축했다. 단거리 수심약5~7M, 원거리8~10M 가을감성돔에 딱좋은 수심~ 설레임속에서 일제히 포문을 열어 “사격개시~” 그런데 적군은 한참을 보이지 않았다. 동트기 한시간전부터 수면밑 반짝거리는 불빛과 함께 아차하는 순간 헉~ 미끼뿐만 아니라 바늘까지 똑딱~ ㅋㅋ “칼치다~” 동틀 때까정 한쌈지의 바늘을 헌납하고 겨우 4마리의 갈치를 포획하였다. 갈치군단이 무서워서 감성돔채비를 차마 던져넣기가 두려운 상황에서 여명은 밝아오고 칼치의 공격이 어느정도 수그러들면서 드디어 바라던 바 채비 맛있게 꾸려서 원거리 사격개시…
다행이도 조금물때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애 걸어가는 속도로 조류가 흘러주고 약간의 파도는 있으나 바람도 잘고 딱좋은 느낌~ ㅋㅋ… 동료의 채비가 갑자기 휘어들었다. 헉~ 30은 넘겠다 싶어서 “뜨을~채 걸이 뜰채질안하고 뭐하노? ” (사실 울뜰채걸은 의정부에서부터 계속 잠을자구요~ 갯바위가서도 전투는 안하구 잠만잤었는데 뜰채가 어디있는지 알턱이 없었져~) 엉거주춤 시간은 가는데 동료는 애가 탄다…. 올려보니 그나마 27cm…모두들 서둘러 집중포화를 쏟았지만 감성 뚝~ 놀래미 큰놈 한마리… “해떴당…” 그리고선 잔챙이 전갱이때가 입성… 별수를 다써도 피할 수가 없어서 우리 모두는 항복… 배도 고프고 “A 이쁜 고놈 회나 썰어묵자~” 모두다 침을 꿀꺽~ 수년간 다져온 솜씨로 맛있게 썰어서 백세주3병과 함께 뚝딱…“바로 이맛이야~ 이맛”(작은거 감생이 한마리는 4명이 먹기에 너무 감칠맛남니당… 적게 잡아야 더 맛있는거 아시져?)
그 순간에 금양호가 나타나서 선장님 하시는 말 “뭐좀 나왔습니껴? 옮겨 드릴까여?” 썰어버리고 남은 뼈만 증거로 보여드리니 웃어버리신다. “괜찮습니다. 그냥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열심히 했건만 찌만 날려먹은게 무려3개~ “오 마이갓 저게 얼만뎅 흐미~”… 민장대 맥낚, 반유동, 전유동 별거를 다해봤지만 실력이 못되서~ ㅋㅋ… 애꿎은 잡어들만 불쌍…
오후 철수를 할려다가 선장님의 권유로 북부의 선착장으로 옮겨서 마을에 민박여장을 풀고 전갱이낚시를 시작하였다. 찌낚을 하기에는 지겨워서 저녁에 찬거리는 해야할 거 같아서 카드채비를 만들어 밑밥과 함께 투척… 두두~두두둑~ 새까맣게 떠있는 메가리들이 난리법석을…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넘들까지 수백마리가 어우… 한방에 3~4마리씩 나중에는 그냥 방파제에 집어던지기를 반복하여 먹을 만큼 잡아서 굵은 소금 간간히 뿌려서 번개탄에 굽는데… 온동네에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하구… 이번엔 소주1명,맥주12캔을 뚝딱… 동료들과 함께 늦은 밤까지 가을의 기운이 충만한 두미도를 얘기하면서…
다음날 정확히 6시에 눈을 떠 홀로 마을방파제 오른편의 갯바위에 진입하는데… 허걱 유격훈련장이넹~ 3M가 넘는 절벽에 딸랑 외줄하나다. 밑밥통 줄아래에 매달고 먼저 올라가서 올리고 다시내려가서 낚시대매고 다시올라와 올려놓고~(3회반복) 헉헉~ 땀 주루룩~ “오메 죽겠넹” 저절로~ 아침물때를 노려 다시 시작… 감성돔25cm 한마리하고 나니 계속해서 이제는 용치놀래기가 올라온다. 그러더니 또 전갱.전갱.전갱.용치.전갱……흐미~ 지겨운그~ “전갱이 잡으실뿐 다 두미도 가이소~ 쿨러큰거 준비해서여여~”
오전 11시 철수배를 타고 두미도 일주를 한다. 철수꾼들의 살림망에는 대물은 안보였지만 몇수씩은 모두 한 것 같았고 각양각색의 어종들이 풍만한곳…. 두미도 남부의 갯바위들은 평균 수심이 7~15M권역으로 가을감성돔의 최적지가 아닌가 싶다. 그 여밭지형이나 물색또한 원도권보다 손색이 없으며 섬의 그 아름다운 전경들과 꾼들의 여유와 선장님의 따스함과 철수후 먹는 어묵등이이곳 두미도의 가을사냥을 잊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의정부로 돌아와 지금 오늘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있지만 직원들 밝은 모습으로 이번 출조를 얘기하는 모습이 이번에 두미도 출조가 넘 기억에 남는게 아닌가 싶다. 함께하는 아름다움 이끌어 내준 고마운 분들과 두미도에 감사하면서 조행기를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신분들께 또한 감사드리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