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비가올 확율이 사십프로가 넘는단다. 그래도 우리는 간다.
왜? 예약해 놓은 덴마가 기다리고 있어니...
차는 조심스럽게 달리고, 열린 창으로 습도많은 바람이 귓볼을 때린다.
닫을까 말까 고민 중에 무심결에 에어컨 틀자!!? 바다낚시 휴게소에 도착했다.
에어컨 안틀어도 된다. 몇개하면 되겠냐?
꾼들이 가게 안에는 북적인다. 몸을 옆으로 밑밥통을 뒷쪽으로 들고 겨우 겨우
들어가 디 밀었다.
청개비 두통에 여섯장 이겨주세요. 말을 하고 바로 나는 안쪽 진열장구에
케미.바늘.목줄을 살펴 보기 시작하는데, 오랜만이네요.
오늘은 왠일이셔 노랭이가? 여섯장이나 하게 ~
반가움에 밑밥을 섞어며 인사을 건네왔다. 목줄을 고르며 예!
오늘 덴마할겁니다. 처다 보지도 않고 응답했다.
너무많은 인파에 화답도 변변치 않게 드리고 해장국 가게로 향했다.
매일 라면에 계란먹다 오늘따라 해장국이 맛있게 보인다.
라면 분식집에 가득찬 사람들로 들어가기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평소 거제까지 두시간 정도면 도착해서 대를 펴도 되는 시간에 이제야
야식을 먹고 있다. 아직도 습도 높은 바람끼가 느껴진다.
커피한잔에 담배 한모금 들이키고 화장실을 휘익 둘러보고,
시동을 걸자 바로 어구리에 도착, 핸디폰을 날렸다.
선장님 저희들 왔시유~
응, 쪼매마 기다리봐, 한참이나 지난후에 어거적 내려 오시며 하는 말씀이
올밤에 비올꺼 같은데 준비는 해 왔겠째?
아이고 걱정 마시소 케미가 팍팍 인사하는 곳에 덴마를 대 주세요.
선창으로 걸어가며 걱정을 많이 해 주신다.
열시 이후로는 잠이 깊이드니까 전화해도 안되고, 나올려면 노를 저어 나오고
밤에 비 많이 오면 대를 접고 몸보온 철저히 하고, 등등 잔소리(?) 엄청 심하다.
덴마를 배 후미에 메고 어제,그제 조황을 한편의 영화처럼, TV 문학관처럼
경청하며 잠시 가상의 낚시를 하고 있을째,
자 저기 양쪽으로 묶어 놓고, 안 잡히면
열시 이전에 전화주고 아니면 낼 아침에 보자, 하시며 줄을 휙 던지고 돌아
간다. 아까 후레쉬 어디 넣었지?
야! 배 부터 묶고 찾아라 배 떠내려 가겠다.
우왕 좌왕하며 케미를 짧은 초릿대 중간쯤 테이프로 튼튼히 붙혀 놓고,
한대는 청개비 세마리, 한대는 크릴 세마리를 끼운 다음. 담배 한대씩 입에
물고 밑밥을 두손으로 꽉꽉 뭉친다음 배 옆에 놓으니 바다 깊이 잠수한다.
세뭉치를 넣은 후 담배를 부벼끄며, 청개비 부터 내린다. 바닥에 닿았다.
하나,둘,세엤,넷 되감은 후 덴마에 걸치며 크릴 미끼 대를 들려는데
기냥 케미가 인사를 한다.
옆 낚시꾼(니 말이야)도 같이 동시에 대를 잡는다.
이거 농어 맞째? 어라 양 옆으로 째는데. 고딘가?
한참이나 양식장 줄을 피한 후 물밖으로 나온 그 고기는 사십가까이
되는 메가리란 놈이다.
첫 수 기념으로 어망을 달고 넣어 두고 청개비 대 두고 크릴대를 천천히
담구고 내릴때 이제는 끌고 가버린다.
벌써 이십여수 둘이니까 사십여수가 넘었다
야, 어제만 해도 농어반 물반이라더니 메가리반 물반이네, 선장님이 뻥쳤냐?
아닐겁니다. 이제 열신데 조금더 해 봅시다.
이제는 어망에 가득차 더 이상 넣을 곳이 없따. 그냥 자고 낼 하까?
덴마 바닦에 넣어면 되니까 메가리를 얼마나 잡는지 해 봅시다.
그래 그래 자면 머 하냐? 함 해보자.
새벽 세시나 되었을까. 밑밥도 다떨어졌고 이제 재미도 없다. 그냥 바닥에
내리고 잠이나 잠시 청하자.
아~ 하늘엔 별이 엄청 밝구나?
언제 저런 별을 볼 수 있겠냐? 낚시 안오면. 히므끄레 하게 아침이 밝아
오면서 흘림채비를 해 본다. 망상어,망상어망상어망상어망상어
바로 대를 접어 넣어며 선장님 갈랍니다. 배 끌어 주소, 안그래도 잘됐네.
금방 배 대절하러 여러사람왔거든 쪼매마 기다리라. 배가 조금 후 나온데.
이거 다 어떻하냐? 넣을 때도 없고..
잠시만, 선장님 마대자루 하나만 가지고 오세요.
아~ 와 보시면 압니다.
배를 갈아탈 아침 조사님들의 눈알이 커진다. 와~ 메가리 크다.엄청 잡았네
말도 마세요. 선장님 말씀에 녹아서 농어치러 왔다가 메가리 공습에
밤샘 했습니다.
선장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무슨 뜻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