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실통실 벵에돔은 비늘이 벗겨져 냉장고로 들어가고...^^

회원랭킹(월 글등록)


공지사항


NaverBand
낚시인 > 조행기

통실통실 벵에돔은 비늘이 벗겨져 냉장고로 들어가고...^^

G 3 2,314 2004.08.18 09:49

Another Sleep Song...Graham Nash



오랜만에 안도엘 다녀와서 조행기를 올립니다.
해마다 여름철엔 꼭 두어번씩 가는 안도 남쪽 여밭에는
여전히 물 40% 고기 60%더군요...^^


bangedom3.jpg


잡지사 필진들과 기자를 대동한 이번 출조는
여수권 먼 바다인 삼부도, 거문도로 출조하는 중부권 낚시인들과 함께 가려다
제가 워낙에 안도엘 가자고 강력한 주장을 해대는 통에 일행은 방향을 급히 바꾸었습니다.
물론 썩 내키지 않는 방법이지만
여러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장면에선 어쩔 수가 없어
주장에 설득력을 가지게 하는 고급심리 전술, 이른 바 "급조 데이타 대입법~"
즉 저의 과거 안도 출조 통계수치 인용도 서슴치 않았답니다...^^


사실 이 무더운 여름, 아무리 낚시도 좋지만
불과 몇 시간 낚시하자고 배를 두세 시간씩 타고 꼭두새벽부터 오간다는 게
아무래도 고생스러울테고
또 다리가 셋 달린 노후한 엔진이 덜덜거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부산서 여수로 가는 길 내내 "에구~" "에구~"하며 노인네 흉내를 냈더니
조우들은 절 더러 "글루텐(민물떡밥원료)조"라고 하더군요...@@


낚시인낚시와 서울낚시 사장님의 안내를 받아
경덕호를 타고 들어간 곳은 안도 남쪽의 내만 여밭포인트.
다행히 포인트는 텅텅~비어있었고 다섯사람이 한 곳에 다 내렸습니다.
참, 어항단지 경덕호 선장님의 친절과 매너가 매우 돋보였다는...^^


gulbyship.jpg


이 포인트는 오래 전부터 제가 몰래몰래 다니던 곳으로
두 사람이 하면 거의 일류호텔 같이 아늑한 곳
세 사람이 하면 여관 같은 곳
네 사람이 하면 동네 구멍가게 같은 곳
다섯 사람이 하면 초저녁의 피시방 같은 곳
여섯 사람이 하면 거의 자갈치시장 같은 곳...
우린 겨우 초저녁 피시방 분위기(아무리 복잡해도 앉을 자리는 있는)를 느끼며
동 터오는 새벽, 각자 통밥(?)대로 채비를 꾸렸습니다.



감생이를 노리는 사람은
대충 5~8m가 되는 포인트의 구석구석 바닥을 가려운 등 긁어대듯 박~박~긁고
전 수표면 지깅(훌치기)낚시 전문가(?)답게
낭창거리는 4.5m 엽기대에다 중층 목줄찌채비를 꾸렸습니다.
5m 쯤 되는 긴 목줄, 도래 아랫쪽 1m 쯤에 목줄찌를 꽂고
아랫쪽 여분의 목줄 중간에 G3 봉돌을 하나 채운
수심 얕은 여밭에서 중층을 노린 벵에돔 전용채비였지요.
포인트 전방으로 밑밥을 스무 주걱쯤 뿌린 후, 채비를 날리자마자 바로 입질~!!
토독~토독~
슈욱~
핑핑핑~
으쌰~
우당탕탕~


바늘을 완전히 삼켰으면 목줄을 끊고 다시 바늘 매고 던지기를 반복했습니다.
1초, 2초, 3초, 4초, 5초...
다시 토독~토독~
다시 슈욱~
다시 핑핑핑~
다시 으쌰~
다시 우당탕탕~
와이고~바쁘다 바뻐~!!
고기를 들고 살림망으로 왔다갔다, 땀이 주르르...^^
집에 가져가서 소금 뿌려 구워먹으면 딱 좋을 사이즈인 벵에돔...


punggyung17.jpg


얕은 여밭인 데다 사리물때라
조류 좋고, 물색 좋으니 입질 또한 시원하고...
수많은 잡어들이 밑밥과 함께 떴지만 벵에돔 녀석들, 얼마나 동작이 빠른지
돌돔 한 마리를 제외하곤 모두가 벵에돔이었습니다.
열 몇 마리 잡고 나서 잠시 쉬고 있는데 자리 이동할 거냐며 배가 왔더군요~


다들 변화를 주고 싶어 그런지
주변 정리를 급히 하고는 배를 타고 금오도 심포 쪽으로 포인트를 옮겼습니다.
우리를 내려주려던 자리에 이미 사람들이 앉은 지라
두 사람이 하면 딱 알맞을 비좁은 자리에 다섯명이 한꺼번에 내렸습니다.
조류가 한 쪽으로 세게 흐르는 탓에 서로 채비를 던지고 거두어가며 낚시를 하다가
아무런 성과없이 대를 접었습니다.
에궁~그냥 안도에서 계속하는 건데....^^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하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니
아마 여름 낚시기상치고는 가장 좋은 날씨였던 것 같더군요.
철수시간이 가까워갈 무렵 비가 부슬부슬 오는 게 얼마나 시원하던지...^^
육지로 철수해 나오자마자 햇살이 쨍쨍 내려쬐길래
우리 모두는 참 멋진 날씨였다고 이구동성으로 하늘님을 칭찬했습니다....@@


punggyung65.jpg


친구의 차에 올라 성능 좋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
농사리 줄줄~까며 졸다깨다를 반복하다보니 벌써 부산이더군요.
집으로 오니 딸아이는 빤쮸만 입고 침대에 쓰러져있고, 거실엔 온갖 장난감들이 흐트러져 있어
에궁~
미쵸~!!


마누라 집에 오기 전에 점수 좀 따자싶어
한 마리 한 마리 정성스럽게 비늘을 치고 내장을 꺼낸 후
수돗물에 깨끗히 씻어 비닐봉지에 담아 신선실에 넣고 나니
띵똥~!!
띵똥~!!
"여보, 오늘 고기 잡은 거 내가 다 장만해서 냉장고에 넣어놨어~"하고 자랑했더니
<여고괴담>에 나오는 누구처럼 그냥 "씨익~" 쪼개고 말더군요...^^


그랬거나 말았거나
내일 아침부터 식탁엔 벵에돔구이가 나올 거라는 기대감에
나도 "씨익~"하고 쪼개~ 주었답니다....^^


0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3 댓글
G 박거사 04-08-18 16:58
평일 낚시를 다녀오신 모양이군요, 한가 하셨다니...
물반 고기반 은 아니었던 가봐요?
5초에 한마리씩 이면?...ㅠㅠ,
그...엽기대 라는거4.5m? 는 "뱅애",를 예측 했기에 애용 하셨는지...

날씨도 받처준 모양이라 좋았겠읍니다
더위가 끔찍해서리 8월 빨리 지나길 기다립니다,
즐감 했읍니다, 그라함 네시 음악 좋군요.
G 개똥반장 04-08-18 20:09

. 건강하시죠?.

오랫만이군요...행복하소서..
G 김일석 04-08-19 10:53
박거사님, 반갑습니다.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우리가 내린 곳엔 고기가 너무 많아 머리가 아플 지경이더군요...^^
내만권 벵에돔 씨알이 그리 크지 않으니 손맛보기에 딱 좋은 낚싯대랍니다.

개똥반장님, 너무 오랜만입니다.
막둥이는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겠죠?
언제 남천동 방파제에서 번개 한번 하도록 해요....^^
 
포토 제목
게시물이 없습니다.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