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엔무에 대물(?)의 꿈을 접고 사람을 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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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엔무에 대물(?)의 꿈을 접고 사람을 낚다.

G 12 2,502 2004.06.20 22:19


The Moody Blues.....Nights In White Satin



18일(금요일)오후 6시 30분.
2주를 기다려 꿈에 그리던 낚시터
남해 미조 앞 조도(새섬) 방파제에 도착했다.
바다와 갯바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바갯사 회원이신 동행인 박거사님과 갯바위님은
잠자리용 텐트와 햇빛 방지용 차양막을 치고 저녁 준비를 하신다.


나는 혹시나 벵에돔이라도 한두마리 건져 저녁 식탁에 올릴요랑으로
전유동 채비의 벵에돔 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입질이 없다.
7시 30분을 넘어서자 하늘을 뒤덮은 구름 때문에 제범 깜깜해 져 낚시를
할 수가 없다.
찌가 보이지 않아서...


punggyung19.jpg


밥을 먹고 볼락낚시를 할 요랑으로 차양막을 쳐 놓은 곳으로 가니
콩밥과 매운탕에 북어국까지 끓여 놓고 있는 박거사님과 갯바위님.
그 때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내일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밥 먹고 나면 그치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저녁식사를 끝내고 커피를 한잔씩 끊여 마시고 기다린다.


그 때 박거사님이 "앗 뜨거워"하시며 어쩔줄을 모르신다.
남아있던 끓은 물이 든 코펠을 건드려 넘어뜨리는 바람에 뜨거운 물이
양쪽 발위에 엎질러 졌다.
화상을 입은 것이다.
그 때 전화가 울렸다.
부산에서 허거참님이 "나 미조에 거의 다왔어"라며 도착 소식을 알린다.


전화를 해서 낚시터로 오실 때 약국에 들려 약을 좀 준비해 올 것을 부탁하고
볼락 채비를해 비속에 볼락포인트로 가서 던져 보았으나 목욕한 청개지렁이만 올라 온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10여분 정도 낚시를 하고는 다시 아지트로 가서 어떻게 할지를 논의 했다.


박거사님이 "비는 그칠 것 같지 않고 낚시도 하기 어려울 것 같으니 철수하자"고 말씀 하신다.
낚시점에 전화를 걸어 철수를 시켜 줄 것을 부탁했다.
들어오기로 돼 있던 허거참님은 들어오려다 포기하시고
갯바위님과 박거사님은 낚시대도 펴보지 못하시고 철수길에 올랐다.


낚시점에 들려 오늘밤(금요일) 어떻게 할지를 논의 했다.
부산으로 가서 박거사님을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여관방 하나 빌려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토요일) 아침 서울로 올라가자는 의견과
여기서 하룻밤 자고
내일 마산 구산면에 있는 뽈사모 아지트인 공갈낚시에 들려 볼락전용낚시대나 하나 사고
부산으로 가서 콘도에 들어가 하룻밤 묶고
부산의 지인들과 만나보고 일요일
아침 서울로 출발하자는 두 의견이 팽팽이 맞섰다.


punggyung36.jpg


박거사님이 약을 바르고 조금 계시더니 "좀 붇기가 가라 앉는 것 같다"고
말씀 하신다.
그러면 여기서 오늘밤 하루 묶고 가는 것이 낫겠다는데 의견을 일치 시키고
낚시점 옆 여관에 자리를 잡았다.
여관에서 낚시터에서 먹을 것으로 준비해 온 대구 지리탕과 홍합전 등으로 소주파티를 벌이고
술을 못마시는 본인은 밤 11시 쯤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7시 10분쯤,
TV뉴스 소리에 눈을 뜨보니 모두 뉴스에 눈이 쏠리고 있었다.
태풍 디엔무의 진로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많은 비가 예상된다"는 예보가 흘러 나오고
우리는 아침을 먹고 부산으로 가기로 했다.
아침은 식당에서 볼락구이로 준비했다.
볼락구이 맛에 길들어 지기 시작한 박거사님과 갯바위님이 무척 좋아 하신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오전 10시 반쯤 미조를 떠나
삼천포를 거쳐 마산 공갈낚시점에 들려 농사리 좀 하다가 부산으로 가기로 여정을 잡았다.
12시가 조금 넘어 공갈낚시에 도착하니 공갈낚시님이 낚시점을 지키고 계신다.
"요즘 욱곡 근처에 가지메기 좀 잡힌다 해서 왔다"라며 인사를 나누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로 볼락낚시의 묘미에 관한 얘기가 꽃을 피운다.
공갈낚시님은 "벌써 올 봄과 초여름 볼락낚시는 끝난 것 같다"라고 말한다.


볼락전용낚시대 <신검>을 팔라고 했더니
"지금 주문을 받아 놓은 것이 많아 제 때에 낚시대를 만들지 못한신단"다.
그러면 다음에 전화로 주문을 하기로 하고 오후 2시쯤 헤어졌다.
<뽈사모>(볼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아지트인
이곳 공갈낚시점의 주인 공갈낚시님의 인간미 넘치는 훈훈함에
함께간 허거참님과 박거사님,갯바위님이 모두 허뭇해 하신다.


kwangandaegyo.jpg


허거참님이 자신의 애마를 광안대교로 몰아
부산의 명물을 구경 시켜 주는 아량을 베푸시고
우리는 한화리조트(콘도)로 가서 짐을 정리하고 저녁식사를 직접해 먹었다.
박거사님과 갯바위님은 같은 동호회원인 해금강님을 만나 약을 조금 짓겠다며 나가시고
본인은 앉아서 코털아찌인 김일석님을 기다리기로 했다.


저녁 8시 30분쯤 김일석 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허거참님과 같이 만나자는 연락이다.
조금있으니 허거참님이 오셔서 김일석님 사무실을 찾아 나섰다.
한시간 가량을 헤메다 간신히 사무실을 찾아 한달 정도만에 김일석님을 만나니 무척 반갑다.
한복으로 곱게(?)매무세를 갖추고 우리를 맞는다.
김일석님은 여운이라는 함께 일 하는 분을 소개시킨다.
첫인상이 아주 성실해 보인다.


김일석님 사무실에서 지금 하고 계신 일과 향후 전망 등
낚시와 관련한 업무에 관한 얘기로 저녁시간을 죽이는 사이
어느 듯 밤 9시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저녁도 먹지 않았다며 해운대 달맞이 동산에 있는 <해뜨는 집> 이라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라이브 카페인 3층을 찾아
와인과 맥주를 시켜 안주로 저녁을 대신하며 여운님의 구수한 사투리에 매료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이 밤 11시가 넘었다.
3년 정도 만에 와인을 넉잔 마셨더니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밤 11시 30분레스토랑을 나와 숙소로 향했다.


박거사님은 주무시고 계시고
갯바위님은 약사이신 해금강님이 술마시자고 찾아오셨다며 1층으로 내려갔다 오겠단다.
조금 있으니 해금강님을 모시고 나타났다.
주무시던 박거사님도 일어나셨다.
이렇게 해서 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punggyung40.jpg


제일 연장자이신 박거사님과 허거참님 그리고 해금강님, 갯바위님, 그리고 저(더불어정)와 코털아찌님(김일석).
첫 얘기가 인터넷에 관한 얘기다.
어젯밤 <바낚풍> 사이트에서 채팅을 했는데 그기서 나온 얘기가 재미있었다는 얘기다.


찌와 연관시킨 음담패설...
낚시꾼이 아니면 모를 얘기들이다.
젊은 시절에는 대부분 자립 막대찌가 지금은 아예 설 생각을 하지 않는 구멍찌로 바뀐 얘기와
반자립 막대찌의 예문,비자립 막대찌로 바뀐 시기.
아직은 다른 사람이 세워주면 서는 피립막대찌 수준은 된다는 얘기 등등
낚시꾼들만이 알 수 있는 전문용어(?)로 정립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본인은 지병의 영향인지 새벽 2시를 넘기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갯바위님이 아침 먹어라며 깨우신다.
저는 밥생각이 없다며 밥먹기를 포기하고 한시간 반 가량을 더 자고 눈을 떠니 오전 9시쯤 됐다.
'밥과 술을 해 먹고 마시면서 생긴 쓰레기를 청소하고
방을 정리하고 나니 오전 10시가 다 돼 가고 있었다.
창밖을 보니 햋빛이 구름사이를 뚫고 희미하게 비치고 있었다.
"태풍은 무슨..."아쉬움을 뒤로하고
약국에 들려 해금강님에게 약을 지어 받고 서울로 애마를 몰았다.


그런대로 차도 잘 빠지고 해서
오후 4시쯤 성산대교 아래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해
박거사님과 갯바위님과 "장마 끝나면 만재도나 추자도로 한번 낚시 같이 가자"라며
2박 3일 간의 낚시를 마무리했다.


이번 낚시여행을 통해
새로운 얼굴인 해금강님과 여운님을 만나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눈으로 보고
나의 삶과 비교분석해 보고
나의 삶이 얼마나 느슨하고 힘이 없는가를 느낀 값진 계기가 됐다는데 큰 의의를 두고 싶다.
그리고 김일석 님의 무게있는 언변과 허거참님의 경험이 묻어있는
조리있고 예술적인 언어가 지닌 마술적인 힘을 느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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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댓글
G 생크릴 04-06-21 09:59
오랜만입니다. 정님! 님의 구수한 글솜씨로 비는 오지만 맘 푸근한 한주를

시작케 하시는군요..^^

귀하신 분이 이곳 부산을 왕림 하셨는데도 불초 알현치 못한것에

용서를 구합니다...물론 해 주시겠져?..^^ 지나친 아부는....ㅎㅎ

아뒤만 보아도 마음 푸근해지는 님들의 만남...얼마나 행복하실지..부럽...


아뭏튼 먼 길이지만 좋은 여행길이 되셨다니...

건강하시고 좋은글 ㄱㅖ속 부탁드리면서....감사합니다.


G 더불어정 04-06-21 13:05
생크릴님 집이
수영구 민락동이군요.
해운대와 거의 붙어 있는데도
알지 못해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다음 부산애 들릴 때는
이런 실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G 생크릴 04-06-21 13:56
그런날이 오길 학수고대 하겠습니다...^^
G 꼴랑한마리 04-06-21 14:15
정님!
막대찌 얘기 정말 잘들었습니다.ㅋㅋㅋ
그나저나 박거사님은 큰일날뻔 하셨군요. 빨리 완쾌 되시길 빕니다.

태풍을 안고 낚시를 하시다니.................
기냥 그런날은 집에서 부침개 몆장 구워서 동동주나 한잔 하심이........
아무튼 건강 하시고 안전조행 하시길 빌어봅니다.
G 더불어정 04-06-21 15:01
꼴랑 한마리님!
저는 2주에 한번씩은 낚시를 하지 않아도
여행을 다녀와야 하는 역마살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부터 장마라는데
다음주에는 어디로 갈지...
지금 생각으로는 포항 신항만에서
열릴 예정인 환경낚시 대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같습니다.

혹 환경낚시대회에서
한번 뵙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G 갯장군~ 04-06-21 18:29
빼꼼....^^
G 더불어정 04-06-21 18:33
갯장군님!
지난주말에는 뭘 하시면서
보내셨는지요?

낚시는 안가셨을 것 같고...
애인 헌팅?아니면
전공인 무하기 눕히기?
G 갯장군~ 04-06-21 19:01
낚시....
애인....
음... 다 시들한 요즘입니다.^^

건강하세요 정님~
G n소주 04-06-22 16:50
비오는 금요일 밤에 엄청 고생 많았습니다. 박거사님 빠른 완쾌를 기원합니다. 아마 해금강님께서 아주 좋은 처방이 있었서리라 믿습니다. ^^
저도 금요일 밤에 연대도로 볼락치러 갔다가 비만 흠뻑 맞고 고생만 하다가
철수 하여 애꿎은 소줒병만 넘겼습니다.ㅎㅎ
더불어 정님 첨 뵙겠습니다. 사실 창선님에게 말씀 많이 들었는데 이제야 인사 올립니다.
다음에 통영쪽으로 볼락 사냥오시면 제가 함 모시도록 하죠...
박거사님, 더불어 정님, 해금강님 항상 건강하시기를 ......
G 박거사 04-06-23 20:55
원래 타고난 역마살 이라..
비오리라곤 예측 했으나 폭풍 전야의 고요?를 기대 했던 출조길에,
게다가 발에 화상 까지...

밥 잘 해먹고 ...조도 터줏대감 귀걸이 영감 이바구 맞추다 반주가 길어져,
실수로 코펠의 끓는물 엎는 불상사에,마침 이를 알리듯 불어 닥친 비 바람..

역마살이 부른 악령의 조행길 이 되고 말았으니...허,거~참!!
허거참님의 약, 고마웠다는 인사도 제데루 못하구...사실 많이 아팟 거덩요.

부산 해금강 아우의 특진도 고마웠고,우리 갯바위 아우의 보살핌도 고맙구..
우리 정님도 맘 상해 하여선지 피곤해 보였고...
암튼 나로인해 분위기 죽인죄 어찌 답 하리까,...

뒷날까지 휴유증 으로 개기다가 어제는 스리퍼 끌고 진주 또 다녀 왔지요,
붙잡혀 2시 뱅기 놓치고 막차는 기상 악화로 뜰지 안뜰지...ㅜㅜ,이 몸 으로 어떤"찌" 인지 실험해볼 절호의 기회?가 ....다행이 그런 기회는 없었지요.

정님,담엔 제데로 합시다,ㅎㅎ

n소주님,여기서 만나네요,우찌 하다보니 기회가 안 닿았군요
언제 우리 함께 하길 바랍니다.
다행히 하루 가 다르게 좋아 지는것 같네요.

절 아시는 여러님들 걱정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G 더불어정 04-06-24 07:11
n소주님!
처음 뵙겠습니다.
언제 한번 갯바위에 올라
인생의 아름다움을 논하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잇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합니다.

박거사님!
발이 아직도 정상이 아니신데
무슨 찌건사를 하신다고 난리세요?
참으세요.구멍찌 아니라는 것 압니다.
G 환상의섬1 04-06-25 09:10
형님, 사람낚시가 가장 힘든데...
좋은 기회와 시간을 가졌군요.
태풍 디엔무의 위력이 대단 합니다.

n소주 아우님의 뽈락 잡이 실력은 "도사"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다음에 통영 곤리도 쪽 방면으로 더불어 함 보시기로 하겠습니다.

이제 곧 여름철 계절 실업자의 날이 도래 하고 있군요.
"여서도, 만재도"
원도권 2-3군데는 형님을 모시고 함 다녀 와야지요/

형님
이제는 뽈락이 아니고
돌돔입니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기다립니다.

늘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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