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행기 1부-2편 첫째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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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기 1부-2편 첫째 어른

G 14 2,007 2004.04.07 16:19
조행기 1부-2편 첫째 어른

'다다익선이라'

혹자는 이 어른에 대하여'잡어꾼'이라 평가절하하기도 하것다.

허나, 그것은 참으로 왜곡이 만연한 편견이며, 그릇된 인생관의 소치라,
소인배들의 작은 그릇으로 빻아 만든 또 하나의 작고 흉측한,
편협한 그릇이라,

" 즐거움 (멘탈)이 없는 스포츠가 어찌 스포츠이겠는가,
무릇, 그 너머는 욕심의 지나침이며, 스트레스라,
살아가는 것이 작은 흔적의 그림자일 뿐일진대 하물며 괴기랴.“

이 어른,
박학다식하시되, 저- 삼국지 연의에 나오는 '양수' 모양 아는 것 많은 척
건방지지 않으시다.
또한 이르러,
잡어 한 마리인들 아끼고 보살펴 다 먹거리로 소중히 재생산하니,
그 아름답고 즐기는 모습을 '첫째'라 꼽아 보는 것이것다.

여하튼, '첫째 어른'이라고, 우리 동네 제일로 꼽는 이 어른의 낚시 얘기
한바탕 들어 보시라.

성은 권자 함자를 쓰시는디,

본업은 아마 필자가 기억하기로 국수 공장을 하신 것으로 알 되,

술 좋으시니, 낮술도 마다 않고, 주위에 사람과 짐승이 끊이고
마를 새 없것다.

고기 인심은 유비 현덕이요,
의젓하기로 디오게네스요,
스탕달의 연애론에,
통 크기로 계백 장군이라,
학문에 밝으니, 제갈 양의 '출사표'를 늘 암송하고,
처음 시집 온 색시 모양 매사에 조심 조심이라,
가정생활에도 늘상 '의무 방어 시스템'이 가히 우수하신지 허구헌 날
낚시에도 가정 풍파는 남의 일이라,

낚시를 임함에도, (물론, 현지꾼이시니 더욱 그러하거니와 ) 유유자작
용미봉탕, 청풍명월 하거니와,
온갖 낚시터에 감초처럼 출몰하시어 참견하시니, 그 정성이 가관이라,

식생활에 있어서는, 미식이 기특하시어 그리스 로마 철학자의 미식에 겨눌바 되고,
요리는 도를 더하여 가히 더욱 유창하시니,

참돔 회를 위시하여 참복 회에 외볼락 회, 지리 국에, 조림에, 소금 구이에,
망상어를 삶아 말려서 북북 찢어 드시는 것까지
졸복을 밀가루로 버무려 튀긴 요리며,
포를 뜨는 회는 돔 종류며, 덤벙덤벙 써는 회는 농어 삼치며,
도다리 세꼬시에,
회를 뜰 때마다 고기에 적합한 칼날의 폭과 길이며, 칼날의 깊이며, 칼날을
벼르는 법이며,
고기를 뜨는 속도며,
적당히 단단해야 하는 회는 무엇이며, 살이 묽어야 하는 회는 무엇이며,
진득진득 졸깃졸깃 울긋불긋 알록달록

낚은 즉시 먹어야 좋은 것은 노래미요, 얼렸다가 먹기는 삼치요,
참돔은 낚은 즉시 피를 뽑고, 네 시간동안 찬 곳에 보관했다가 다시 꺼내
포를 뜨고,
다시 찬 곳에 한동안 두었다가 먹어야 별미며,

모래밭에 자란 고기 맛은 '맛도 무엇도 없다' 하며,
작(자갈)밭은 어떠하며, 머덜(암초)밭은 또 어떠며,
우렁쉥이 밭 감성돔은 싱거우며,
생굴 먹고 자란 감성돔 맛은 구수하며,
그중에 미역밭, 좋은 조류 아래 성장한 놈으로,
1월에 통영 용초도와 죽도 인근 감성돔 회맛이 일미 중의 일미라,

물이 끓을 때 고기를 넣는 타이밍이며, 무우 두부 대파가 익는 시간까지 등등
많기도 하 많아서 정신이 다 없을 지경이것다.

본격적으로 이 어른 낚시에 이르러서는,

18반 무예에 도통하듯, 온갖 종목의 낚시 쟝르에 일가를 이루니
던지고, 날리고, 가라앉히고, 배대뒤치기 기술로 역으로 뿌리고,
스리쿼트 투구 모션으로 커브 공 던지듯 비틀고
일장청 호삼랑이 '비도' 날리듯
온갖 쟝르에 사통팔달이니,
말년에 이르러서는,
'일본식 찌낚시 연구' 에 매진하시느라
온 집안에 나무란 나무는 다 둥굴게 깎아 놓는 바람에
마나님 빨래 방망이 하나 남아나질 않았다 하였것다.

더구나,
하늘의 천기에 능하여 바람 부는 때를 읽으니, 제갈 공명과의 겨룸에 뒤지지 않고,
물의 흐름에 능하기로 충무공에 진배없다 하겠으니,
예를 들어,
'오늘은 북서풍 자리로.....가오리(가왕도)에 돔이 붙지,
오늘 물에는 부지( 내외 부지도 ) 가운데 자리 골 안쪽에 금 볼락이붙지,,,
오늘은...까치여에 농어가 좋지.....아침 물 때 딱 30분....'
이러하것다.

더하여, 이 어른 민장대의 명인이시라,

통영 땅 한산면 두억리 깊은 첩첩 산중 물 깊고 이끼 센 돌 밭에서 자란 통
대나무 중에서
정기가 제일 센 놈을 고르고 골라서
한사흘 이슬 잠 아래 끊어 늘어 말렸다가
진득한 오줌 물에 무엇무엇 비전절기를 가미하여 연마에 연마를 거듭,
목욕재계 일주야에 용왕님의 계시까지 얻어 '연장'을 꾸미시니,
척, 대번에 뉘가 봐도
명검 중의 명검이요,
요사스럽기가 과히 귀신을 홀리는 '귀곡사'인데,
여포의 방천극이 어디 여기 비할 바 있으며,
어방검, 청홍검, 자웅일대검, 칠지도가 어디 여기에 비할 수 있겠는가.

마법의 반지가 형용한 주술을 일으킨 듯
저 신신 낚시대 홍 완 선생의 '장인 정신'이 깃들인 듯 하것다.

장비가 이러할 지경이니,
기예는 더욱 말하여 무엇하랴.
삼천포 맥낚시로 유명한 조 모 선생이 어느 날 이 어른의 추임새를 잠깐
언 눈으로 훔쳐 보았다가,
십수년 수련하여 마침내 '선생의 독보적인 경지에 조금 눈치를
얻었다'하였거니와,

일본의 유명한 '우자와..,' 어느 어느 분의 낚시대 추임새인들 다 옛날에
수학와서 배워 간 것들이고 보면,

(아첨을 좀 하자면,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김 재원인가 뭔가 하는 친구의 낚시대 쓰는 폼이 제법 이 분의 가락이라,
한참 지켜는 볼 일이다.)

직접 본 바 없는 필자로써는 애 타기가 실연 당함에 못지 않다 하겠다.

하니,
이 어른, 어느 봄날 물 좋은 날 드디어 등 따거운 기지개를 켜고,
조행을 나서시것다.

이 어른께서
전혀 술 취한 영감님 형색으로 물가에서 서성거리기만 하는데도
온바다는 말할 것도 없이 낚시꾼이란 낚시꾼,
( 물론 그때는 낚시꾼이 별로 없기도 하였지만)
갯펄의 갯강구들까지도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륨'처럼 귀신같이 숨어
숨을 죽이거니와,

반경 1킬로 미터 근동의 낚시에 관련된 모든 생명체는
우수마발까지 일시에 숨을 죽여 드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 분이 한 차례 민장대를 휘두르면,

삼라만상이 추풍낙엽으로, 매서운 샛바람조차 뒷골에 숨어 침묵으로 숨을
꿀떡, 삼키거니와,
반경 10미터 이내의 물은 기세가 죽어 슬슬 눈치 보다가,
제 속에 있는 고기들을 수중 암반으로부터 온천수 터져 오르듯 뱉어,
갯바닥에 척, 하니 대령시키니 그 명단들은 이러하다.

몰 노래미, 참 노래미,
외 볼락, 금장 볼락, 청 볼락, 먹 볼락, 맛 없는 흰 볼락에 열기는 물론이고,
떡 망상어, 우럭,전갱이,고등어,메가리,쥐치,쎄치,졸복,황복,도토리복,까치복할 것 없이,
작은 놈 큰 놈 가만히 누웠던 놈, 무엇 볼일 보려고 바지를 슬쩍 내리고
있던 놈은 물론이고,
먼 산 보고 있던 놈, 자나 깨나 나라 걱정으로 몸을 상한 놈,
일없이 지나가다 봉변당한 놈,
바위에 딱 붙어 안떨어질려고 하다가 바위에 채인 놈,
정치에 무관심한 놈,
'개혁'이라고 제 얼굴에 침 뱉는 놈,
'돈' 안받고 정치할 놈,
'너희가 나를 돌로 쳐라!'하다가 머리 깨진 놈,

아군 적군 할 것 없이, 호빗, 오로크, 요정 가릴 것 없이, 암컷 수컷 차별 없이
모조리 인사불성으로
뭍으로 튀어 올라 퍼덕거리고,
우렁쉥이, 해삼, 개불 , 전복, 게고동, 소라고동, 물강구까지

이구동성 장삼이사로 자발적으로 정렬을 하시것다.

이런 날이면 동네 꼬마 놈들 우르르 뛰어나와서 대충 줍어 드는 것만으로
사흘 찬거리를 장만했다 하는....디.

( 이것은 너무 과장이 심하여 전체의 분위기를 흐리게 할 위험이 있으므로
인용을 중단한다 )

이 분의 신묘한 법은 4칸 민장대를 써는 법에서 더욱 기세를 더하는디,

그것이 마치
타이거 우즈가 골프 채 휘두르듯,
이 승엽이가 야구 방맹이 휘두르듯,
홍 수환이가 카라스카야한테 주먹 휘두르듯
아프리카누스가 한니발한테 단검 휘두르듯

큰 물에서는 주저함이 없고 얇은 물에는 지나침이 없고,
시작이 끝과 같고,
마무리가 시작과 같아서
일체와 혼융이, 타협과 절제가,
사람이 고기에 낚인 것인지 고기가 사람에 낚인 것인지......도통 가늠이
불가항력인디,

어느 날제자 분이 공자님께 묻듯, 이렇게 물으셨것이다.

'스승님, 이까짓 30 센티 급 감씨( 감성돔)는 가볍게 들어 뽕, 하시쟎구요?'

하자,
어른 혀를 쯪, 차시며

' 봐라, 배라 묵을 놈아, 습관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야 터뜨리지를 않는다.
작은 놈을 다루는 경솔한 습관은 큰 놈을 만났을 때 여지없이 드러나는 것이다'
꾸지람을 하셨다는데,


(계속 이어집니다...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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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댓글
G 더불어정 04-04-07 17:28
김미모님!
님의 글 읽으면서
머리가 엄청 아파온다
별로 좋지도 못한 머리
옛날 읽은 책 더듬어
님이 쓴 글과 맞춰 보느라...

그기다가 언제 낚시용어까지
모두 섭렵하고 계시니.
정말 놀랍습니다.

더구나 글쓰는 매무새까지
결혼 안했으면 반하고 싶은디..
G 생크릴 04-04-07 17:42
이럴줄알았습니다....저는 시작할때 딱-보이 알겠데예..^^

젊으신 분인거같은디 ..흐미 ....장난이 아닌것이....계속 기다릴겨------감사.
G 하늘사탕 04-04-07 18:05
김미모 님 글 기다리고 기다리고 매일 매일 인낚을 들락 거리는 날 보고 휴..............큰일이당.

책임져요...........일두 못하구......이러다 짤리겠당........ㅎㅎ
G 꽁꽁 04-04-07 18:22
낚수에 왠 삼국지 공자 맹자 ?????????.
나두 책읽어야 겠다.
무식해서리...............
G 철발 04-04-07 18:28
*세상에! 젊은분 글솜씨가 ...! 대단해요!!
근데 우리동네 옆에네?!
G 지중해에서 04-04-08 07:35
가히 절색의 미인을 만나 일잔하는 느낌이구료 !
G 해동맨 04-04-08 10:32
허 ~~~ 어 ~~~ !!

내용은 " 따 ~~ 봉 " ... 이요 ....

글솜씨는 " 왔 ~~ 따 " .. 로다 .....

김미모님의 멋진 글에 혀를 내두를 따름입니다 .......
G 가을비 04-04-08 12:38
와~~~~~ !!!! (^^) 글을 읽는다는것이 형용할 수 없는 즐거움이네요 ㅎㅎㅎㅎㅎㅎㅎ
2탄 기대하겠습니다. 점심 식사도 맛있게 하시구요. ^^*
G 김미모 04-04-08 15:11
안녕하세요^^
김미모입니다...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줄이야...몰랐습니다.
더불어정님...저는 미혼이 맞구요...맞습니다.
나이도 아직 창창한 20대 초중반입니다...미모 또한 장난이 아니죠.ㅋㅋㅋ
(주)씨울프에서 근무를 하고 있죠...(저희 홈피에 많이 놀러와주세요^^)
원래 이 조행기의 원작자가 계시는데 저혼자 보기에 아까워서
‘원작자’한테 꾸중을 들어가면서, 조금씩 왜람되게 손질도 하면서
올리고 있거든요.
그런데 예상밖에 많이들 좋아해주시니 감사하네요^^덩달아 저두 좋네요^^
가을비,해동맨,지중해에서,하늘사탕,꽁꽁,생크릴.. 님들...모두...감사
계속해서 여러분들이 즐거워만 해주신다면
원작자를 냄비 끓드시 볶아서 계속진행하죠...
어째뜬 100% 미혼입니다~~~
G 더불어정 04-04-08 18:37
김미모님이
결혼 안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고요
제가 결혼을 안했으면
반하고 싶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저는 23년전에
결혼을 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꿈이 있다면
김미모님이랑
갯바위에 같이 올라
지느러미 달린
생물이나 한번 낚아 보는 것이죠.....
G 생크릴 04-04-08 20:26
저도 15년만 젊었었으면 어찌 .....^^ 농담입니다.

님의 글의 원작이 별도 계시더라도 워쨌던 인낚에선 첫 올린글 아니십니까?

계속 go해주시면 감사....

다시 한번 부탁드리는데 씨-울프 사장님요-- 김미모님 글 쓰시는데 걸걸치는거 엄도록

잘 부탁함니데이---
G 갯장군~ 04-04-09 20:26
재미있씀다~!
쭉~~~~~~~~가입씨더 ㅎㅎㅎ
G 흑기사 04-04-12 11:41
하~~
김미모님.. 즐겁게 보고 갑니데이~~
손질도 실력이라...
(주)씨울프의 동량이 되실 분이로세....
흐미... 게다가 한미모 하신다니....
청춘을 돌려다오...........~~~~~
즐낚하시길~~... ^_^..
G 낚시황제 04-04-21 13:32
김미모님 글 잘봤습니다....여기 진짜 숫총각 있습니다........시간 있으시면......일잔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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