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의 新用不用說~태종대 주전자 섬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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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新用不用說~태종대 주전자 섬에 다녀와서...

G 4 1,941 2004.04.19 18:21

punggyung5.jpg

낚시의 新用不用說~태종대 주전자 섬에 다녀와서...



김일석

volume up~!
피아노...비


지난 2월 말에 추자엘 다녀오고 난 뒤 꽤 오랫동안 낚시를 못했습니다.
낚시를 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지만
두어 달 지나니 거의 병이 날 지경이더군요.
근 두달을 쳐박아놓아 엉망인 낚시장비를 닦으며~
넘실대는, 드넓은 해수면을 바라보는 일...
정기적으로 그 짓을 하지않으면 살짝 돌지도 모르는 일....^^


토요일 친구랑
통영권의 원도인 국도로 가자...
거제 쪽으로 가자...가덕도나 다녀올까....설왕설래하다가
그저 가볍게 바람 쐴 수 있는 곳으로 가자며
선택한 곳이 태종대 앞 주전자 섬(생도)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태종대 끝바리는 비록 동네낚시터지만
깎아지른 단애와 직벽군이 압도하는
호쾌한 갯바위 특유의 미학이 있는 곳이지요.


punggyung10.jpg


자주 가는 정치 사이트에 글 쓰고 답하느라 밤을 꼬박 새우곤
두부가 살짝 데쳐진(?) 느낌의 어리버리한 상태로
새벽다섯시 조금 지나 영도낚시로 갔습니다.
첫배 출항시간이 임박하였으므로 급히 김밥과 물을 챙겨넣고
밑밥을 개곤 휘청휘청 선착장으로 걸어갔습니다.
벌써 희부옇게 밝아오는 아침, 많은 낚시꾼들로 붐비더군요.


작은 돌섬 생도의 서쪽 배대는 곳에 내려 넓직한 높은 자리로 올라갔습니다.
한 눈에 사릿물이어서 그런지 조류변화가 극심하였습니다.
칼바위 쪽의 여뿌리가 물 속으로 넓게 깔려있어서
가까이로는 7m 내외의 수심 밖에 나오질 않지만
무거운 채비에 12m 정도의 수심을 주고 멀리 원투하여
시냇물 같은 조류에 채비를 태우니 약간의 기대감이 생기더군요.
혹시 참돔 한 마리가 물어뜯지는 않을까 하는...^^


그때 친구가 30cm 쯤 되는 굵은 망상어 한 마리를 올렸는데
살려줄까 하다가 찜해먹자며 살림망에 넣어 걸어두었더니
배가 지나다가 살림망이 걸린 것을 보고 그러는지
계속 우리 자리로 내리더군요.
오른쪽으로 가족인 듯한 5~6명이...
왼쪽으론 또 너댓명이 내려 갑자기 붐비기 시작하였습니다.


gulbyship.jpg


두어시간 집중하여 낚시를 했지만
노래미 말고는 뚜렷한 조과가 없어 갯바위에 드러누웠습니다.
마침, 날이 흐린 탓에 얼굴 태운다는 걱정없이 얼마나 깊이 잘 잤는지
일어나니 거의 정오가 다 되었더군요.
네시간 정도 잤나본데 일어나니 엉덩이가 찌르르~


김밥 하나씩 꺼내먹고는 낚시를 하려는데 골이 알딸딸~한 게 연신 잠이 오더군요.
또 갯바위에서 한 시간 정도 더 잔 뒤에 일어나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게 얼마나 운치가 있던지....
한 손엔 낚싯대를 들고
친구랑 갯바위에 퍼지르고 앉아 온갖 농사리를 까다보니 재미가 쏠쏠하였는데
낚싯대를 든 손에 뭔가 무겁게 투둑투둑~하는 느낌이 갑자기 왔습니다.


휙~하고 제겼더니 어쭈~핑핑~하고 당기더군요.
교통사고~!!
30cm 조금 못되어 보이는 감생이...
살림망에 넣어두니 만조가 다 되었습니다.
만조가 지나니 시냇물이 서서히 호수로 바뀌더군요.
두어시간 바싹 쪼으자 마음 먹고는 집중하여 낚시를 시작했지만 별 느낌이 없었습니다.


withmyfriend.jpg


비가 제법 쏟아지기 시작하였지만
비를 피할만한 갯바위 틈에 누워 빗소리를 음악 삼아 또 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캬~그 달콤한 맛~
그간 갯바위에 굶주려(?) 그런지 누우면 잠이 오더군요....^^
미리 주변정리와 청소를 대강 마쳐둔 상태였는지라
마지막 배를 타고 철수하였습니다.


이 지역 토박이인 친구랑 호형호제 하는 사이인 낚시점으로 돌아와
재미난 얘길 나누다보니 서로들 술생각이 나는 모양입니다.
잡은 고기를 횟집에 맡겨 한 접시의 횟감이 들어오고
친구는 온갖 야채를 총총총 썰어 맛있는 초장을 준비하였습니다.
지금부터는 조행기가 아니라 "요리 강좌" 버젼입니다...^^


yori1.jpg


초장에다 마늘 다져넣고
매운 고추, 파, 양파 몇개 썰어넣으니 장맛이 일품이더군요.
친구는 팔을 걷어부치고 열심히 일을 하고
낚시점 사장님께선 장어 매운탕 준비를 하셨습니다.


한 잔 두 잔 권커니 받거니 하다보니
친구랑 선배님이랑 농사리 까는 재미도 만만찮았지만
사장님의 오랜 음식만들기를 곁에서 잘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답니다.
참, 소주를 그냥 마시기 보다 매실을 조금씩 섞어마시니 맛이 참 좋더군요.
속도 편한 듯하고 뒷느낌도 좋았습니다.


yori5.jpg


거나하게 소주 두병이 없어졌을 때 쯤
선배님은 장어 몇마리를 장만해 오시고
친구는 무우를 썰어넣고 탕거리를 준비하였습니다.
두 후배에게 밥을 먹여보내겠다는 선배님의 마음에 감동받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전기밥솥엔 밥이 앉혀지고
특별 요리를 위한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계속되었습니다.


yori4.jpg


친구가 미리 끓여놓은 무우국에 된장, 장어를 넣고
잘 다진 방앗닢과 마늘, 고추를 넣고 끓입니다.
적당히 끓고나니 고춧가루와 양파를 썰어넣어
걸쭉한 장어매운탕이 준비되었습니다.

yori6.jpg


먹어보니 캬~정말 특별한 매운탕이더군요.
왜 그 있잖습니까?
보통 매운탕이라면 국물이 흥건한 게 특징이지요.
그런데 선배님의 장어매운탕은 국물이 거의 없더군요.
국물이 많으면 맛이 없다셨는데
먹어보니 정말 담백하고 걸쭉한 매운탕이었습니다.
감탄~!!


yori7.jpg

yori8.jpg


선배님께선 밥을 꼭 먹고 가라시며 권하시길래
이미 배는 터질 듯 했지만
친구랑 나는 밥을 한 공기 떠서 매운탕이랑 다 먹어치웠습니다.
후배를 아끼는 선배님의 마음도 함께 먹었기때문에
좁은 낚시방 한 가운데에서 판을 벌려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기분이 좋았던 친구는 다시 소주 한 병을 더 사오고
또 온갖 농사리를 더 까다가
더 이상 먹으면 목으로 소화 되다 만 장어살이 올라올 듯하여
주섬주섬 챙기곤 작별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새삼 이 자리에서 영도낚시 선배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출발에서부터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친구에게도...^^


yori9.jpg


조금은 아쉬웠던지라 친구는 노래방으로 이차를 가자 했지만
몸이 너무 안좋아 극구 사양하고 말았습니다.
운전도 해야할 뿐 더러
낚시를 안하다 무거운 밑밥통을 들고 갯바위를 타서 그런지
발목도 시큼거리고 어깨도 꽤나 쑤셨습니다.
더구나 시냇물조법(?)에다 밑밥을 원투하느라
손목이 얼마나 쑤시고 아픈지...


혹시 또 인대가 늘어난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검지 손가락 하나밖에 못쓰겠다는....^^
에궁~
이러다 낚시 영영 못하게 되지나 않을 지....
아무튼 낚시꾼이 너무 오랫동안 낚시를 안하다 갑자기 하면
오히려 몸에 이상이 생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낚시의 新用不用說~!!
"규칙적인 낚시는 건강의 지름길이다"
에고~손목이 너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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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G 딴따라 04-04-20 01:51
제가 낚시를 막 시작할때부터 알게된 존함, 김일석님이시네요 ^^;;

뵈오니 반갑습니다, 전 갠적인 사정으로 지금은 잠시 낚시를 접고 있는

처지입니다... 그래두 맘은 항상 갯바위로 가있으니 이걸 어쩌나? ^^;;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우암동이면 가까운 곳인데 언제 찾아뵙고 술한잔 하면서 좋은 말씀 들을

기회가 있길 바래봅니다 ^^;;



G 갯장군~ 04-04-20 05:49
김일석님~!
요즘은(?)
요리학원에도 강의를 나가시나봅니당...^^

갯바위에서의 서너시간 단잠~
아~~~~너무 좋치요...?
생각만해도 잠이 온다는.....ㅋㅋㅋ

아무리 같은 낚쑤꾼이라 한들...
그렇게 갯바위를 내 안방(^^) 보듯..
편안하게 생각하는 낚쑤꾼들은 더물다고 봅니당.
진정한 낚쑤꾼이 아니고서는...그렇게 하시기가
쉽지않다는거..........

그리고 김일석님~!
일반쏘주에 매실뿐만 아니라..
오이..당근(?) 기타 등등 퐁~땅^^해서 드셔보면....
다~~~~물만 합띠다~ㅋㅋㅋㅋ

요리강좌(?) 잘 배우고 갑니다..
그리고 좋은 친구분을 두셨습니다 김일석님~!
내내 건강 잃지마시고 건강하시기를....
G 생크릴 04-04-20 10:09
김일석님? 어떻게 힘들게 출조하여 그것도 갯바위에서 단잠을 잘수가....

거의 조신의 경지에 입신하신걸까?? 갯바위에서 웬? 써커스?(외줄에누워)..

여러가지 자세의 누우신모습을 상상만해도....부러워....

저는 민락동에 살건만 그 지척에서 한번도 못뵙고...인간의 도리가..땅에..

대신 자주 님의 홈피에서 써핑합니다..감사드리고 건강하세요.

G 김일석 04-04-20 13:22
감사합니다...방긋~

재미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팔이 아파 이젠 낚시도 힘들게 생겼군요...^^
워낙에 운동을 하질 않으니...

님들께서도 평소에 운동 조금씩 하세요~
다정스런 댓글 감사합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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