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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1 1,712 2003.12.02 12:53
모처럼 배짱이 통하는 친구와 한가로운 갯바위로 가자고 나선 길이
둘이서 오랫동안 줄기차게 다녔던 거제도였습니다.
나이가 아직 어릴때에는 그렇게 사는데에는 인색하지가 않아서 제법 잦은
나들이 기회가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세상에 묻혀서 살다보니
서로가 벼르고 별러야 겨우 하루 정도 시간을 낼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감생이 한마리를 걸어놓고 짐짓 여유를 부리며 놀려댑니다.
'친구야, 이기뭐꼬? 감생이가 맞제? ^^'
시샘이 많은 친구는 금방 마음의 평정을 잃고 조바심이 생기는 모양입니다.
부지런히 감성돔을 유혹하지만 그것이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지요.
달리는 차창너머로 스쳐가는 그림자들을 보며 옛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늙어서 깊게 패인 주름에서 오랜 경험을 알듯한 선장님이 어제 예서 몇 마리 나왔다고
한번 해보라고 내려주는 자리가 낮이 익은것을 보니 한번쯤 내렸던 자리인 것 같습니다.
물때가 조금시라서 감성돔이 지날래나 걱정은 됩니다만 망설일 이유도 없습니다.
그렇게 내린 낚시터에서 친구와 담배를 피워물고 사는 이야기를 한참이나 했습니다.
한기가 제법 파고들어 라면을 끓여서 햄 조각을 뚝뚝 떼어서 넣고 소주 한병을 비우니
움추린 몸이 훈훈해 집니다.
멀리 떨어진 꾼들은 벌써부터 전자찌를 흘리고 있는데 조용한걸 보니 입질은 없는 모양입니다.
뭐가 그리 급한지........

멀리 바다 수평선에서 붉은 빛이 어른거리는 걸 보니 곧 동이 틀 무렵입니다.
채비를 만들기로 하고 후레시 빛에 꼼지락 거릴래니 갑갑합니다만 이것도 작은 즐거움이지요.
제 채비는 요즘 한창 흥미를 가지고 연구하는 이단찌 전유동 채비입니다.
채비를 만드는 동안 훨씬 밝아져 있었고 아직 찌가 보이지는 않지만 흘릴만 합니다.
전방으로 10m쯤 원투해서 원줄을 잡고 있으니 찌가 서서히 발앞으로 딸려옵니다.
제 채비는 수심 7m까지는 빠르게 정렬이 되고 정렬이 된 다음에는 천천히 내려가는 채비입니다.
견제를 하고 풀어주고 하며 채비를 내리는데 무언가 쭉 당겨서 올려보니 손바닥만한 망상어입니다.
한번 웃고는 놓아주니 이제야 제 채비를 본 친구가 의문스럽다는 표정입니다. ^^
이제 사물이 훤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8시까지 직벽낚시를 해도 전혀 입질을 받지못해 좀 멀리 노려볼 요향으로 수심을 다시 조정하고
20m 쯤 원투해서 채비를 가라앉혀 봅니다. 친구는 벌써 한마리를 살림망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흘리다 제대로 어신찌가 빨려드느 것을 보며 묘한 감정에 사로잡혀 갑니다.
제대로 챔질이 되었는지 온힘을 다해 탈출하려 하지만 애써 뜰채에 담고보니 흐뭇합니다.
연속으로 들어오는 입질에 두마리를 더하고 친구도 그사이에 한마리를 더 낚았습니다.
모처럼 씨알좋은 감성돔으로 손맛을 보니 서로 한참이나 흐뭇했습니다.

철수길에 선장님 덕분에 손맛을 보았다고 인사를 건네니 허허 웃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그 모습이 빠른 배에 익숙한 요즘에는 드물게 타는 이배의 탈탈거리는 엔진소리 만큼이나 정이 갑니다.
선착장에서 친구가 잡은 감성돔을 대충 재어보니 46~47cm쯤 되는군요.
'친구야, 다음에는 꼭 5짜를 잡도록 해라. 좀 아쉽지만 어쩌겠나?'

정말 오랫만에 친구와 함께한 거제도 나들이였습니다.
이 친구가 오늘 아침부터 전화를 해서 '니 채비법 좀 갈카주라' 이러는데 맨입에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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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G 한수 03-12-03 11:58
좋은 글 보고 갑니다. 오랜만에 흐뭇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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