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아줌마 첫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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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아줌마 첫 조행기

G 5 3,613 2003.06.15 23:43
속지 말아야 하는데, 그 눈빛에 또 넘어갔다.
"바다를 봐야지 힘이 날것같아,(그래서 지난주에도,지지난주에도 갔다왔잖아 웬수야.)
사실 난 낚시보다 아이에들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어(이건 또 무신 귀신 해바라기씨 까먹는 소리?)
그리고 우리 요즘 대화도 없었잖아(사실은 사실이지..슬슬 말려들어가고 있슴)
밤에 방파제에 낚시대 담궈놓고 커피마시면서 얘기나 좀 하자 (나 정녕 믿었단 말인가?)"
어쨌든 정신차리니 사량도 배에 올라타고 있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작년 여름에도 우리뿐아니라 친정식구들까지 단체로 거문도에서 고생했던 기억을 왜 잊었던가?
재작년 봄 메이포방파제에서 자기 밤 낚시하는동안 텐트에서 아이들과 추위에 떨었던 기억은 왜 이제야 생각이 날까....
게다가 아이까지 한명 더 늘었는데..
나와서 아무 것도 하지 말라지만, 풀서비스로 모신다고 뻥뻥 큰소리야 잘치지만
방파제에서 애들 왔다갔다하는데 서툴게 뒤적뒤적 하는걸 보면 어느새 내 손에는 코펠이 쥐어져 있다.
그래 오늘 밤 애들 자고 나면 테트라포트의 구멍사이로 들려오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커피든 맥주든 한잔 할껴,하고야 말껴...
근디 애들은 안자고 오히려 폴짝폴짝 뛰어다니고,
이 아저씨 주섬주섬 낚시대 꺼내 채비한다.
그러면서도 옆눈으로 내 얼굴 보고있었는데 위로 올라가는 내 눈꼬리는 귀신처럼 알아차린다.
"응, 이거 애들하고 자기 한번 해보라고, 뽈락이나 잡으라고 장대가져왔어..."
좋다, 이번에는 나도 안 넘어간다 이거야,내가 비록 대학 2학년때 집에서 낮잠자다가 부지불식간에 받은 전화때문에---낚시안갈래라는 말에, 흐르는 침 닦는라 예스라고 한 죄로 아무생각없이 선배들 따라나섯다가, 고기는 못잡고 뜨거운 태양에 다리만 호라당 태우고 돌아왔지만, 그때 화상치료제라면서 구해준 바세린 하나에 넘어가 잡은 고기 미끼주는 거 봤냐라는 소리나 듣고 있지만,---좋다 이거야,나도 이제는 머리 쓴다 이거야.
틀림없이 저러면서 낚시대 펼쳐놓고 어영부영하다가 나는 아이들 데리고 자고 자기는 기왕에 던져놓은 낚시대가 아까워 어쩌다 하다보니 밤 꼴딱 샜노라 할 모양인데,...
"나 함 해 볼게..."
갑자기 남편 입이 귀에 처억 걸린다. 낚시에 관해 조금만 관심을 보이면 저래 좋은지...
뭔지 모르지만 장대 하나 못 잡겄나,나도 예전에 향어도 잡아봤는데(민물은 적성에 안 맞다고 안간다)
근디 잡아준 자리가 영 맘에 안든다, 필이 꽂히는 곳으로 슬금슬금 옮겼다,사실 내가 낚시대 잡고 있으면 애 보겠지 싶었는데 의외로 기분이 상쾌하다.
곁에서 아이 안고 왔다갔다 하면서 잔소리는 또 얼마나 하는지,
"난 필이 오는 곳에서 내 맘대로 할 거야,"
"어허 이 아줌마야, 뽈락은 조용해야해,.글구 바로 챔질을 하면 안돼,무조건 기다려야해 입질이 왔다고 바로 잡아땡기면 ..어쩌구 저쩌구...이건수심을 얼마를 ..."
"몰러 조용해"
근데,정말 뭐가 느낌이 왔다, 그래 이거야...
정말 뭐가 달려왔다, 내가 대견해 졌다
"곁에서 더 좋아하면서, 뭐냐 뭔데,..에이 이거 도다리잖어"
"도다리면 어떻고 장어면 어떻고 오징어면 어떠냐,내가 잡았다는 것이 중요한거지.."
글구 오늘 밤 내 낚시하는데 방해하지마,내가 다 잡을 거야,...
"이 아줌마야 도다리는 밤에는 자는 고기야, 밤에 도다리 올라오는 건 또 처음 보네"
"그래서?"
남편은 달려 올라온 도다리를 한 참 동안 쳐다보더니,마침내 의문이 풀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이거 이넘이 자고 있는데 자기가 도다리 머리를 톡 쳐서 얘가 자다가 화가 나서 기냥 미끼 물고 따라 올라온거야..."
우 씨...꼭 이렇게 얘길 해야하나,...

결국 그 밤 나는 애들하고 자러가고 아저씨 또 밤새웠다,
근데 그 도다리, 잡아올릴 때 기분이 자꾸 생각나서 손이 근질근질해진다...
이번 여름 또 얼렁 뚱땅 섬으로 들어가자 할텐데,속아줄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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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G yoon2 02-11-30 00:00


ㅋㅋ 우찌할끼요 구냥 속아줘야지..잼나게 읽었습니당 -[06/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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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내림밑에 02-11-30 00:00
님의 행복한 모습에 그만 ^^! ^^!, 지도 집 사람하구 낚수 잘 가는데,,,애들 좀 더 자라면 아저씨랑 함께 낚수 해 보세요! (사랑이 솔 솔,,기록 갱신이 금방 쑥쑥,,,) 님의 가정에 항상 행복과 파이팅 하는 여조사님의 앞으로의 큰 기대를 바라면서,,,(안전하게 하세요) -[06/16-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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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신형냉장고 02-11-30 00:00
ㅎㅎㅎ~~ 쩝!! 아디를 부르기도 이상허구??
여조사님!!! 속아줘여?? 오데 한두번 쏙읍니꺼!! 알아도 속고 몰라도 속고 그래여!!
그러나 부부조사끼리 안전한곳에가면 남자분도 기분좋은것은 사실인데여...
잘 표현 못하는게 남자라요!!! 그나저남 서방님 그 손맛을 전수안해줄라꼬
낚수 못하게 공작 벌인것 같은디여...허나 벌써 손맛은 알아뿌맀고 큰일이네여..
부디 좋은곳으로 자주자주 다니시길...대신 출조비는 서방님이 책임지게 하시고..
즐낚하시옵기를... -[06/16-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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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pin 02-11-30 00:00
우힛~!!!
저두 아디가 요상혀서 처음 아무도 뎃글 안달았을때 뎃글 달까 말까 했는디......
결국은 나오네요..
저두 낚시 한번 갈려면 엄청 노력 합니다.. 이눈치 저눈치 글고 무릎팍(??) 까지도록
방 청소하고 그러고도 안되면 기죽은척 기빠진척 그러고도 안되면 차바까준다 꼬시고
참고로 저는 운전면허가 읍어서 마눌이 동행 안하면 못갑니다.
앞으로 꼭 같이 댕기세요..그러고 애기는 애기 아빠보고 보라하구요 낚시만 하세요..
잘보고 갑니다..화목하고 행복한 가정 되세요..
-[06/16-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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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실키 02-11-30 00:00
그래도 같이 다니니까 얼마나 좋아요.그리구 다른데 한눈안팔고 얼마나 건전합니까. 가끔 한번씩은 혼자가게 놔두세요 행복하시구요 -[06/17-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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