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조행기는 2003년2월16일 제주 fish119 동호회 시조회겸 정출 참가 조행기 입니다.
조행기를 쓰주신분은 前 회장을 지내신 차성권 현감사님 입니다..
옮긴이 특공대 -
2003년도 신임 회장단에서 시조회겸 1/4분기 정기출조를 공지하였다.
2003. 2월 16(일)일 7물때(만조 09:55분, 간조 16:19분)에 예보상으로는 남동∼북동풍이 9∼13m란다. 오후에 바람만 줄어든다면 당일 지귀도 물때는 황금물때이다.
제주시 화북동 소재 해성낚시점 점주 김상근 회우의 가게에서 10:00시 출발이란다.
전날 저녁 릴과 대의 손질은 마친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조반을 챙겨먹고 서귀포시 중문동에 사는 캡틴김과 랑데뷰를 하였다. 위미항 도착 예정시간을 보니 아직도 이른 듯하여 쵸콜렛과 껌을 한 통씩을 샀다.
위미항에 도착하여 한바퀴를 돌고 있으려니 전날 과음해서인가 배가 살살 아파 온다.
과음으로 인한 배알이 징크스를 가파도에서 깨었는데...
볼일을 마치고 고무보트가 메어있는 곳으로 가 주섬주섬 챙기려니 상근씨가 도착하여 인사를 한다. 이내 회우들도 속속들이 도착을 하고...
바람 한점없고 파도도 거의 없다. 회우들은 보-트에서 쪼그려 뛰기를 하지 않으려고 뒤로 바싹 좁혀 앉는다.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 갯내음과 이따금씩 튀기는 물방울도 여느 때와는 다르게 상큼하기 그지없다.
위미항과 지귀도 반쯤을 갔나? 멀리 보이는 포인트에 하나, 둘, 세엣, 네엣... 꾼들로 가득하다. 정확히 세어보니 24명이다. 이거야 원∼
동행한 다른 손님들을 뒤로하고 등대 밑에다 겨우 접안할 수 있었다.
돼지머리와 오래오래 살라고 명주실에다, 북어, 향, 막걸리, 순대에 과일까지.... 도깨비 총무가 덜렁대긴 해도 이런 꼼꼼한 면도 있었나보다.
"바다지킴이 www.fish119.com" 이라는 현수막과 동호회기를 세우고, 현회장님의 유세차∼ "말똥 도너츠, 쇠오줌 감주 먹엉갑써!"
돼지코에 배춧잎을 쑤셔박고 배례...
나는 막걸리 생각에 벌써 위장이 요동친다. 아마 캡틴김도 마찬가지 일게다.
언제나 부지런한 전임 부회장 돌킹이 회우가 바쁘게 손을 놀린다. 찹살 순대를 물에 데우고 돼지코와 귀를 썰어 포기 김치와 함께 하는 안주에 막걸리 일잔은....
아마 혼자서 한 3병쯤은 들이켰나? 배도 불러오고 세상에 부러운 게 없다.
갑자기 돌풍이 불며 바다 전체가 하얗다. 오후 들면서 바람과 파도가 누그러든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기상대 욕을 하려해도 현회장 동서와 내 친구녀석이 제주 기상대에 근무를 하는 고로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
그 풍파를 헤치고 상근씨가 보트를 몰고 와서는 포인트에 내려주겠다고 한다.
우리는 우선 오후에 합류하는 팀을 위미항에서 수송하고 포인트 입성하기로 하였다.
돌풍이 어느 정도 누그러들고 보트 운행이 여유가 있다고 느낄 즈음, 정체 불명의 보트가 한 무리를 태우고 또 지귀도 입성한다. 아∼ 오늘은 틀렸구나! 일찌감치 포기하고 막걸리나 더 마실걸껄걸...
급한 마음에 기다리는 상근씨 보트는 오지를 않고 사람 속만 태운다. 다른 팀이 포인트 입성을 전부하고 나면 우린 그저 구경하는 수밖에 없다. 그냥 속만 탄다.
이윽고 보트가 오고 간출여로 이동하다 보니 지각생 꾸러기와 황우럭이 벌써 대를 휘두르고 있다. 지각한 것은 만회하려고 부지런 떨고 있나보다.
파도를 전신에 뒤집어 쓴 이승호 운영자님과 연우흠님, 양이사님, 김선장님이 보다 너울이 덜한 곳에 내렸다. 나와 현회장, 돌킹이님은 홍합여가 목표다. 그러나 상근씨가 얼굴을 찡그린다. 홍합여는 너울로 인해 입성이 불가하단다. 지귀도 A급 포인트를 눈앞에 두고도 입성을 못한다???
이거야 원∼
상근씨가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해성회원 1명이 선점한 작은 홍합여는 안되겠는지요? 상황 봐가며 가능하면 옮겨드리지요 한다. 울며 겨자먹기로 내려 너울 파도를 피해 한참을 가방과 밑밥통을 메고 벌을 서고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돌킹이님이 작은 홍합여에 내려 일행은 3명이 되었다. 최대 수용인원이다.
우선 대형꿰미를 낚시대 가방과 연결하고 스냅을 호주머니에 챙겼다.
시조회 장소에서 현수막 고정 밧줄로 썻는데 현회장님 왈 "지귀도에 돌돔 잡으러 와수꽈?"
원줄을 10파운드를 쓸까? 12파운드를 쓸까, 고민하다가 12파운드를 꺼내고, 말썽도 많은 블랙스타기를 펴고 릴을 장착하였다. 참고로 유양 블랙스타기는 홍합여에서 첫 신고식 때 48cm 벵에돔을 올리면서 시-트클립이 떨어져나가 손가락으로 릴을 고정시켜 겨우 올렸다.
대구 공장에 우송하여 수리를 하였고, 30cm급을 올릴 때도 또 한번의 클립이 떨어져 나가서 "탐라낚시점"에서 무상수리를 하였다.
나의 채비는 그랜드맥스 2.5호 목줄 2.5m와 3m 쌍가닥 조법, G2 목줄찌를 원줄에 장착하고 G2부력의 찌를 장착한 전유동조법, 쏠트라인 12파운드, 블랙스타 1호기, 다이와 토너멘트-Z LBT 3,000번 릴을 셋팅하였다.
그래∼ 조력자가 2명인데 들어뿅은 안 해도 되겠다 싶어 목줄을 한 단계 낮췄다.
밑밥을 전 조류를 탐색하기 위해 채비를 몇 번 날렸다. 2∼30m 전방의 수중여를 중심으로 좌는 조류가 왼쪽으로 흐르고, 우는 조류가 오른쪽으로 해서 안통으로 흐른다. 조금 가까이 채비를 캐스팅 할 경우 발 밑으로 파고들면서 어랭놀래기가 물고늘어진다.
답은 나왔다. 어떻게 하면 어랭놀래기 입질을 피할 수 있을까?
채비를 최대한 서서히 내려 근착성 어종인 놀래기 입질을 피하고, 전방의 수중여로 밑밥을 치고, 조금 더 멀리 원투하여 썰물 본류대를 노린다. 이어 밀물에는 큰 홍합여에서 치는 밑밥 효과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지점을 노린다면 밑밥없이도 미끼만 있으면 승부는 난다.
너울파도로 쓸어버릴 경우 미끼만을 남겨 놓을 요량으로 소쿠리 미끼통 외에 휴대용 미끼통에 미끼를 덜어 놓았다. 약 10여분정도 탐색을 했나? 아니나 다를까 너울파도가 휩쓸어 미끼는 온데간데없고 쓸려가던 밑밥통에 반쯤 남은 밑밥과 바닷물이 가득하다.
이런 낭패가 있나???
물을 쏟아내고 남은 밑밥을 공들여 전방의 수중여로 보내고 나머지는 발밑 놀래기 밑밥으로 주었다.
휴대용 미끼통에 조금 들어있는 비상미끼를 조심스럽게 꺼내어 쌍가닥 채비를 날렸다.
이윽고 찌가 미동하고 뒷줄견제로 찌가 입수한다. 챔질과 동시 LB릴이 굉음을 내며 풀리고, 나도 모르게 뜰채를 찾는 소리가 나온다.
이미 대의 허리를 뺏긴지라 세우기는 그렇고 수면과 바싹 붙여서 대를 휘어 당겼다.
"이놈은 죽었다." 물위에 띄우고 뜰채를 찾을 즈음 먼저 오신 조사님이 뜰채를 건낸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가볍게 뜰채에 담았다.
5짜되는 일반 벵에돔이다.
꿰미에 갈무리하고 잠시 담배를 피워 물었다. 손맛과 함께 안타를 쳤으니 대를 접을 요량이었다. 담배 한 대가 거의 다 탈 무렵 돌킹이님이 물벼락을 맞고 밑밥과 미끼를 송두리째 날리고, 후퇴하여 내가 섯던 포인트로 올라선다.
나는 허리춤에 미끼는 있다. 이제 들물이 날 때까지만 버텨 큰 홍합여 밑밥 효과를 받기만 하면 연타다. 마음이 여유롭다. 자신이 선다. 긴꼬리 방생싸이즈 올리고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물이 들어간 밑밥을 발밑에 부어 잡어들을 묶어 놓았다.
수중여에 투척한 밑밥에 벵에돔들이 반응을 하였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에 원줄사리기를 부지런히 하였다. 이윽고 또 차고 나간다. 엉겁결에 "000아∼∼" 외친다. 지금껏 회우들 이름을 직접 부른 적은 한번도 없다. 급하기 급했나보다. 내심 피식 웃으며 릴링을 하였다. 이놈 또한 5짜에 육박하는 일반 벵에돔이었다. 돌킹이님이 대를 두고 뜰채를 대어준다. 성공
스냅으로 5짜를 갈무리하고 다시 캐스팅. 들물이 돌아 큰 홍합여에 내린 조사님 세분 모두 서쪽을 향하고 있었다. 내심 쾌재를 불렀다.
태양 빛을 받은 수면은 눈이 부셔 정면으로 바라 볼 수 없고 눈을 찡그려 가며 비스듬히 바라볼 뿐이었다. 깜박거리는 찌를 놓치면 챔질이요, 줄을 차고 나가면 릴링이다. 이러한 계산이었다. 깜박이던 찌가 사라졌다 챔질과 동시에 대와 릴과 사람이 정신이 없다.
"뜰채!"를 다시 외치며 발밑 바위에 줄이 쓸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하였다. 아무리 용을 써도 좀처럼 제압을 할 수 없었다. 채비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다.
"옳거니, 쌍걸이다." 이때 그토록 우려하던 릴 시-트 클립이 빠져서 바닷물 속으로 들어간다. 도저히 릴링을 할 수가 없다.
마라도 장시덕에서 릴 시트가 빠진 상태에서 부시리도 끌어올렸는데...
돌킹이님이 한 마리는 뜰채에 담는데 성공하였는데, 파도 때문에 나머지 한 놈은 고역이었다.
"뜰채속에 있는 놈은 목줄을 잘라라" 목줄을 자르고 뜰채속에 2마리가 들어간다.
40cm는 족히 되어 보인다.
2마리를 갈무리하고 주머니를 뒤져보니 스냅이 하나밖에 남지를 않았다. 하나만 더 걸면 대형꿰미 스냅을 모두 쓴 셈이 된다. 그러면 대물급 다섯 마리가 된다. 회우들 한 마리씩 나눠줄 생각부터 든다.
대를 교환하고 다시 채비를 날렸다.
원줄을 차고 나간다. 챔질하였으나 바늘이 빠졌다.
다시 캐스팅 이윽고 입질 또 파이팅. 다섯마리 모두 올렸다. 이제부터 올라오는 녀석은 뜰채질을 해 준 돌킹이님 몫이다.
한 마리 더 올라오는데 이번은 약 35cm급으로 씨알이 가장 잘다. 돌킹이님 살림망 속에 넣었다. 6마리다. 그래 옆의 두 사람은 한 마리도 못 올렸는데 한 사람이 2마리씩 올렸다고 생각하자. 꿰미를 꺼내어 살림망에 들어있는 것하고 2마리를 돌킹이님 한테 건넷다. 극구 사양한다. 집에 가져가는 게 아니라 낚시점에서 먹기로 하여 한 마리면 된다고 한다.
옆에서 뜰채를 건네준 조사님께는 혹시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누를 범할까봐 권하지를 못하겠다. 보트에 오르니 먼저 승선하신 분들이 구경한다고 난리다.
남원에 촌너미 부회장이 선장으로 있는 배로 옮겨 타고 위미항으로 향했다.
매번 촌너미 선장님 배에 승선한다고 벼르면서 이렇게 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불원천리 와 주었구나!
촌너미! 맨날 일만 시키고 뭐 해주는 것은 하나도 없구나. 저사름 생각할 땐 맨날 빚진 기분일세 그려. 잘 살게나. 언제 빚 갚을 길을 회포나 풀려고 한번 감세. 고마우이∼
위미항에서 간단한 기념촬영과 다음을 기약하였다.
참고로 내 몫으로도 5짜 1마리를 챙겼다.
후에 들으니 연우흠 회우님과 양이사님 등 몇 분이서 손맛을 보았다는 말을 전해 들었고 징크스를 깨는 정출이 되었다고 합니다.
푸짐히 차린 홍동백서와 정성어린 염원이 안전조행과 어복만강으로 이어지리라 사료됩니다.
이상 현회장님의 강압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야전급조로 몇자 적었나이다.
fish119 동호회 파이팅!!!

혼자서 대물들을 5마리나 낚은 fish119 동호회 차성권 감사님....
특공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