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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의 꿈

G 3 2,294 2002.12.31 12:17
여유와 기회만 나면 어디를 막론하고 어종불문, 바다가 좋아 마눌의 지청구
얻어먹어 가며 많이도 쏘 다닌 한해 였습지요.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터라 남도까지는 뭣해도 충청 이남북은 어느정도
섭렵을 했다고 자부합니다만,
어느덧 눈발내리는 추븐 겨울이 다가서니 연일 해상 일기도 불순하고,
마땅히 가볼만한곳이 없더라 이겁니다.
무작정 떠나서 별소득없이 돌아오기 보다는 잠자코 내년봄을 기약하기로 작정했슴다.
그러나...작심삼일 이라...
긴긴 겨울날을 방구들에 앉아서 배기자니 몹시도 갑갑해 지데여.
사는곳이 바닷간데 뭐라도 나오겠지 싶어 손맛이라도 보마고 연안부두로 나갔지요.
석탄공사 후문쪽, 철책이 드리워져 있는,뎅그러니 비어있는 초소만이 바다를 지키는 그곳.
인천지역은 끝났다고들 체념했던 그날도 그곳에서 철책선(지상에서 4m 높이) 넘어로
로켓찌 달아 던져놓아 초날물 1시간여에 발바닥싸이즈 우럭을 두수 했었는데...
그것이 그 지난주 였습지요.

기가막힌 조행을 하던날의 이야기 입니다.
평소 공휴일이면 몇명의 조우를 만날수도 있었던 곳이었는데
그날은 평일 이어선지 낚수하는 이들은 눈씻고봐도 없더만요.
날씨 또한 흐리고 세찬 바람이 불던 날이었지요.
이날도 어김없이 그 철책선 밑으로 가 철책넘어로 크릴을달아 던져 보았지만
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철책에 기대놓았던 5.4m 경질 낚숫대가 뒤로 훌러덩 넘어지데요.
하필 날을 골라도 너무 몰랐다 싶어, 철책위의 철조망에 얼기설기 얽힌 줄을 가까스로
풀고는 바람을 조금 덜맞는곳으로 이동 했습니다.
해양경비정이 정박된 잔교근처, 방파제로 가서 다시 채비를 하였지요.
이곳은 간만의 차가 커서 정석 찌낚시는 꿈도 못꾸고 (잔교가 있는 내만에서는
찌낚이 가능하지만 물이좀...)다만, 16호 묶음추로 원투를 하거나
16호 묶음추에 16호 스티로폴 을 달아 멀리 원투를 합니다.
크릴을 끼우고 한참을 기다려 보았으나, 감감소식.
다시 줄을 감아, 미끼를 청개비로 바꾼뒤 다시 투척.
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대를들고 있기에도 벅차 방파제 담벼락에 기대놓고
차에 시동을 넣은채 차에앉아 초릿대만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 군경초소가 있고 그날따라 몇명이 경계를 하고있던터라
폭이 40㎝ 되는 담벽위에도 올라가지못하고 그저 벽면에 세워진 대만을 보는 상황이었죠.
바람에 몹씨도 흔들리는 통에 어신인지 바람인지 분간도 못할 지경으로 흔들리는 초릿대.
감고 투척하기를 여러번...
물에 불은 청개비를 떼어내고 다시 달아 던지는데 투척하는 순간에 맞바람이 불어와
어찌어찌 던진다고 던졌는데 아뿔사...
저만치 날아가는 채비에서 찌가 고리만 남겨두고 이탈되어 날아가는것이 보이데요.
순간적 이나마 절망...
그래 이것으로 낚수를 접자 하고는 멀리 날아간 묶음추 만으로 그날의 마지막을
기대 하였습니다.
차안에서 다섯대째. 꼬실르던 담배가 손가락 사이로 타들어갈 무렵.
초릿대가 힘차게 꺼떡 대는것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
오호.쾌재라~~ 5호 원줄이 끊어질듯 핑핑 소리를 내며 신명을 더해주더군요.
어느정도 버티는듯 싶더니 힘이(?)딸리는지 순순히 끌려오데요.
반쯤 감았을 무렵, 엄청난 힘으로 쳐박기를 수회.
이게 과연 무었일까? 싶은 마음과 전신을 훑어내리는 짜릿한 전율감을 맛보며
풀었다 감았다를 연신...
경질대의 초리가 엄청난 힘으로 휘어져 더 이상은 안되리라 직감하고
바람에 뜨지못하는 눈으로 더듬어 원줄을 손으로잡고 끌어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적으로 봤을때 바다 수면은 방파제 직벽아래 8~10여m라 짐작을 하고
도저히 들어뽕이 가능하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도대체 무엇이 매달렸는가고
방파제 담벼락을 오르기 시작했읍니다.
이 정도의 대물이라면 까짓 딱지 한장 떼도 억울할건 없으리란 배짱으로...
내려다 보는 나의눈은 잠시나마 휘 둥그레 졌지요.
직경은 50㎝ 정도.. 길이는 3~4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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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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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껍질이 벗겨져 붉은 빛이도는 그것은 바로 원목 이더군요.
무겁고도 거대한 원목이지만 5호 원줄에도 어느정도 달려오다가
갯가로 붙여서는 세찬 파도에 쑤셔 박히기도 하고 떠내려가기도...
어쨌건 그것을 물괴기(?) 와의 한판 승부인양 잠시나마 착각에 들떠있던 본인.
...그것이 고래라 한들 들어 올리지도 못했을터. 2002년을 거의다 보내는 시점에서
평생에 없을 기가막힌 손맛을 봤습니다.

재미도 없는글 읽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인낚가족 여러분 모두 가내에 화목이 깃드시고
희망찬 계미년을 맞으시길 바랍니다. 어복 또한 풍성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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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G 멸치똥 01-11-30 00:00


아주 많이 잼있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12/31-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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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joinoon 01-11-30 00:00
기가막힌 손맛!! 캬~~ ^^ 축하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12/31-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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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히라스 01-11-30 00:00
손맛이라니 말도 안되는소리.... 처음부터 괴기가 아닌것을 알면서 몸맛볼려구 작정 했구만.... 차라리 이몸을 걸었다면 이해을 했을뗀데...ㅎㅎㅎㅎ^^ -[12/31-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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