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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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다녀와서

G 1 2,874 2003.01.06 14:02
가거도 낚시 여행

일정 2002년 12월 28일 - 2003년 1월 2일

지난해에 12월 28일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들어갔다가 1월 6일까지 10간 기상악화로 여객선이 들어오지 않아 군입대 이후 첨으로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었다. 그리고 올 여름 부시리에게 물지 말아 달라고 사정도 하고, 대형 참돔으로 보이는 넘들에게 10여 회 채비를 날렸다. 그렇듯 가거는 설례임을 주는 그런 낚시터이다. 이번 겨울은 아예 5박 6일의 일정을 잡았다.

5번째 가거도행을 준비하는 몇 일 동안 더딘 시간을 아쉬워했지만 늘 그렇듯 28일의 새벽은 찾아왔다. 04시 40분 집에서 나와 목포로 가는데 혼자라는 외로움과 가거도의 낚시에 대한 생각으로 잠이 오질 않았다. 목포에서 밑밥 2박스를 구입해 선적을 부탁하고 짐을 옮겨줄 식당에 들어서니, 아는 목포 낚시인이 있는데 가거도 조황을 물으니 어두운 표정으로 도리질한다.
상태, 하태도에도 제법 많은 꾼들이 내리고, 가거도에 내린 꾼은 약 70명 정도, 내가 묶은 혜인민박엔 20여명, 조전선 선장, 동생 대선씨와 손인사하고, 집에 도착해 어르신(조성장 아버님), 아주머니들께도 인사드리고 서둘러 점심 먹고 포인트로 향했다. 조선장의 말로는 마릿수도 별로지만, 씨알이 너무 잘다는데......., 너울이 심해 2구 쪽은 가지 못하고 오구멍 일대에 내리는데, 난 석순이 빠진데서 첫 케스팅을 시작했다. 밑밥을 뿌리니 학꽁치와 망상어가 무지하다.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가 막막했지만 내가 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잡고기를 따돌리고 52cm 가거도 감성돔의 파워를 만끽 할 수 있었다. 그 날은 그것이 끝이었다. 철수때 대선씨에게 씨알이 좋다고 했더니 의미 심장하게 웃었다. 그러나 집에 도착해 수돗가에서 뻐끔거리는 놈을 보더니 그제서야 환하게 웃는다. 그는 언제나 그랬다. 말이 별로 없고 행동으로 편하게 해주는 그런 친구다. 씻고 회뜨고 부산하더니 민박집 식구 전체가 1층 마루에 앉아 감성돔, 열기 회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고, 내일은 기상이 양호하니 2, 3구 권 포인트를 공략하기로 하고, 각자의 방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29일 07시 2, 3구 권을 공략하기로 하고 성건여와 노랑섶날 사이를 통과하니 너울이 장난이 아니다. 깨밭 밑에 한 팀이 내리고 칼바위에 가보니 너울로 인해 낚시 불가능, 멍신여, 평상내리 등지에 몇 팀이 내리고 난 2구 갯사리 근처에 내렸는데, 너울도 장난이 아니고, 잡고기로 깐새우까지 남아나지 않았다. 그러나 운이 좋았는지 백크릴로 43, 38, 35cm의 감성돔을 들고 철수했다. 채비를 던져서 걷둬드리면 미끼가 달려서 나오는 경우가 전혀 없을 정도로 잡고기의 성화가 심했다. 그러나 감성돔이 들어올 때는 잡고기가 미끼 근처에서 사라 졌지 않나 싶다. 이날의 전체 조황도 절반 정도는 빈손이고, 성건여에서 48cm 정도가 나왔다. 그날밤 혼자만의 고민은 내일 가거도에서 철수하느냐 마느냐의 딜레마에 빠졌다. 잡고기가 설치는 건 제대로 된 감성돔이 붙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어째든 내일 출조를 위해 대와 줄을 점검하고 잠을 청했다. 지난해까지는 07시 정각에 모든 종선이 동시에 출항했는데, 올해는 교대로 10분 먼저 출항하는 날이 있는데 내일이 혜인호가 먼저 출발하는 날이라고 05시 기상이란다.
30일 가거 날씨로는 매우 양호한 편이었다. 다른 배보다 10분 먼저 출항해서 밖면의 오구멍 포인트를 시작으로 2, 3구 유명 포인트에 꾼들이 내리고, 마지막으로 그래도 비어있는 칼바위 옆 높담 포인트에 내렸다. 포인트에 서니 바람은 좌에서 우로 상당히 심하게 불고, 조류는 우에서 좌로 약하게 흐르고 있었다. 우측 15미터와 30미터 전방에 시커먼 수중여가 보였다. 수중여 5미터 근처는 수심 5미터, 수심이 깊은 12시 방향의 골을 공략하기 위해 우측 2시방향으로 최대한 멀리 던진 다음에 입질 지점으로 예상되는 포인트로 수심 8미터를 주고 두 번째 흘렸을 때 순간적으로 1.5호 쯔리겐 M-16찌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레이덤 1호 대는 허리가 부러질 듯 휘어지고 릴은 빠른 역회전을 시작했다. 드랙을 약간 조이고 갯바위를 이동해가며 제압하길 2분 여, 쟁반같이 생긴 시커먼 감성돔이 떠올랐다. 언제 왔는지 조선장이 배를 몰고와 마이크로 "육짜되겠네요" 한다. 무거운 6.5m 뜰채, 청산도에서 뜰채질 하다 삐끗한 팔꿈치에 파스를 3장이나 븥이고 나왔으나 너울밭에서 넘을 담아 어렵게 품에 안았다. 온몸이 후끈거렸다. 칼바위에 있는 3명과 배에 있는 조선장과 대선씨에게 한번 보여주고 부력망에 집어넣는데 기형적인 형태를 띠고있는 감성돔이었다. 꼬리가 매우 짧고, 무지 두껍고 원형에 가까울 정도의 몸체였다. 정리를 끝내고 다시 그 자리로 흘리니 입질이 들어왔는데 30cm 정도의 감성돔, 다시 케스팅하여 뒷줄을 정리하여 채비있는 곳을 쳐다보니 왠 노란 호수가 느러져있다. 우측 100m 전방에 수중어로작업을 하는 배가 왔는데 이미 잠수부가 앞을 지나갔던 것, 그리고 그날 철수때까지 놀래미와 학꽁치, 망상어와 놀아야 했다. 철수하여 숙소에 돌아오니 나간사람이 몇, 들어온 사람은 십 수명이었고, 50cm 정도 한 마리에 30cm 급 몇마리가 전체 조황이었다. 내가 잡은 감성돔은 56cm에 무게는 4kg 정도라는 이상한 체형을 가진 놈이었고, 목포꾼이 잡은 50cm 급을 옆에 놓니 절반도 안돼 보였다.
나머지 일정에 대해선 자세히 기술한다는 것이 무의미 할 것 같다.
31일 30여명의 꾼이 2구와 3구 권에 다 내리고, 마지막으로 오구멍 옆 몽돌밭에 내려 43, 38, 33cm 3마리 했다. 전날 내가 내린 높담은 두 번 접안하고 갔는데도 3구 배가 이미 꾼을 내려 논 상태였다. 전날 조선장이 살림망이 보이지 않게 하라는 말을 실감했고, 가거도의 조황이 좋지 않음을 증명해준 대목이다.
2003년 1월 1일 새해 첫날 매우 험한 기상으로 방파제 근처에서 낚시하다 얼어 죽는줄 알았다. 물론 감성돔은 얼굴도 보지 못했다. 일부 꾼들이 한 두 마리 잡아온 것 같았다.
2일 철수해야 한다. 다행히도 어제 내려진 폭풍 주의보는 아침 7시에 해제되었고 여객선이 온다고 했다. 진무덕 옆에 내려 두 시간 여 낚시로 30-38cm로 5마리 잡아왔더니 다들 참 이상하다고 한다.
50리터 쿨백에 감성돔 14마리 넣고, 말린 열기 한 봉지 얻어 넣으니 가거도를 떠날 준비가 마무리되었다. 참, 열기 무진장 올라오데요. 배낚시로 수심 40m에서 주렁주렁.....
이것으로 너무나 아쉬운 가거도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낚시 후기
가거도 날씨 치곤 매우 양호했지만 신통 찮은 조황으로 선장들도 미안해하고, 꾼들도 아쉬워하는 가거도 상황은 아직 안 붙은 것인지, 시즌이 끝나는 것인지, 어 자원이 고갈된 것인지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조행길 이었습니다.
고기는 많이 잡고, 큰 넘 잡고 볼일입니다. 많은 꾼들이 친절히 대해주고 방에도 찾아오고 아침에 나갈 때 기 좀 전해주라며 악수도 청하고 기분 좋았습니다. 지난해에도 "가거도 10일" 이란 제목으로 조행기를 올린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악조건 속에서 좋은 씨알로 19마리하고, 철수하는 날 칼바위에서 58cm를 잡았는데 거거도와 인연이 있는 것인지......

방 따뜻하고, 음식 맛있고, 뜨거운 물 잘 나오고, 배 잘나가고, 대선씨가 짐도 잘 챙겨주고 내겐 너무나 편한 혜인민박입니다. 그리고 잡은 고기를 깨끗하게 손실해준 아주머니께 감사드리며 온 집안식구들이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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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G 개똥반장 02-11-30 00:00


홀로서기님,
감사히 잘보았읍니다,
그리고,,,혜인민박도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01/06-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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