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에 이끌리는 아침의 독백...
김 일석
실내 온도계가 24도를 가리키는데 왜 이리 싸늘하지?
가을은 늘 이렇게 빨리 왔던가?
엊그제 땀을 뻘뻘 흘리며
선풍기며 에어컨 타령을 했었는데 벌써 추위를 느끼다니...
평소 입던 청바지를 꺼내 입고는
위엔 뭘 입을까 고민하다 회색 가디건을 하나 찾아 걸쳤다.
옷을 넉넉히 입으니 그저 푸근한 느낌.
딸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곤
이른 아침 광안대로와 바다를 보는 기분은 참 각별하다.
오디오 볼륨을 올린다.
모처럼 듣는 카잘스의 무반주 첼로.
절륜한 연주와 그에 연상되는 이 몽환적인 이미지.
여유로운 부두로의 아침은 그저 따뜻하다.
신호를 받고 서서 손톱을 깎기 시작한다.
깎다가 출발하곤
또 서서 손톱을 또깍또깍 깎는다.
아니, 이 상쾌한 아침에
도로 한가운데를 버티고 서서
남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싸우고있는 저 두 사람은
시간이 남아도는 바보들인가.
너무 일찍 출근했나보다.
사무실 문을 여니 밀폐된 공기가 탁하다.
브라인드를 열고 창을 연다.
창으로 스미는 이른 아침의 바닷바람
담 너머 재잘대는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상쾌하다.
하나 둘씩 출근하기 시작하고
조금 지나니 금새 북적댄다.
매일 끊임없이 하는 인사, "응, 좋은 아침이야!"
그래, 아침나절의 여유로운 상념은
오늘도 이걸로 끝이다.
착하디착한 나영이가 끓여주는 아침 커피향에
"고마워~" 하는 나의 한 마디에는 진지한 감사와
언제나 최고의 맛이라는 찬사가 숨어있다.
담배 생각에 잠시 두리번 거렸지만
"아차, 담배를 끊었지" 하곤 컴을 켠다.
부팅되는 잠깐의 시간, 휴대폰에 불이 번쩍이고
메시지가 날아왔다.
휴우~
나의 낚시생각은 늘 이렇게 시작된다.
낚시꾼의 메시지는 언제나 장난스럽고 천진난만하다.
조용히 미소지으며 폴더를 닫는다.
참, 그래...
오늘 오후엔 벼루어왔던 대형프로젝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입안하고 사람을 만나봐야겠어.
그래, 인상좋은 그 사람을 만나면 뭔가 대화가 될지도 모르지.
불현듯 기대감이 솟는다.
오늘 이 생각만으로도 생돔감이 나를 이끈다.
주중에는
언제나 유쾌하고 젠틀한 홍콩 미남바이어
미스터 앤디챠우를 만나 부시리낚시를 할 예정이다.
주말에 있을 은밀한 나만의 낚시와
또 대규모 야유회낚시가 이틀간에 걸쳐 예정되어 있다.
낚시왕초보들을 대상으로 한 갯바위 현장강의.
아마 무척 재미있을테지.
어느덧 가을이구나...
그리고 곧 겨울이 올테지...
그래, 이번 시즌엔 나만의 작은 꿈 하나를 이루자.
진지하게 몰입하는 시즌을 보내고나서
한 살을 더 먹어야지.
아, 자잘한 일상의 꿈이여!
더욱 열심히 살고싶다.
George winston....Variations on the canon....Pachel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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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덩이: 항상 더 높은곳을 향해 노력하시는 김일석선배님의 모습을보며 어린후배...항상 많은것
을 느낍니다...언제쯤 한번 뵈올날이 있을런지...
전화기를 들었다가도...쑥쓰러운마음에 자꾸 전화도 못드리고 한답니다...^^
다음...좋은기회...좋은자리에서...좋은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꼭...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네요...^^
항상 건강유의하시고...안전안 조행길되시길....바랍니다...
멀리 강릉서 신동올림... --[10/09-13:59]--
김일석: 신덩님, 그곳은 제법 춥지요?
언제나 건강한 청년으로 열심히 하시는 신덩님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부산 오실 일 있으면 전화주세요...차 한잔 하도록 해요....
건강하시고 늘 잘 지내요...^^ 안녕히.... --[10/09-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