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명절 보내시기바랍니다. 모처럼 시간이 나서 제수고기나 마련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출조했습니다. 출조때마다 우럭이며 노래미 등으로 횟감이며 매운탕거리는 잡아오지만 감생이는 어쩌다 한 번 잡아보는 거라서 못 잡으면 시장에서 조기나 사갈 예정이었습니다. 어제(9.19일) 10시에 새만금에서 혼자서 에이스호를 타고 10시 15분 비안도 칼바위에 내렸습니다. 아침 9시에 퇴근하는 직업상 늘 혼자서 그 시간에 배를 타야만 되니 늘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태워다주고 태워오고, 2번 왕복에 선비는 2만원이니 기름값이나 될까몰라....) 하지만 언제나 웃는 얼굴로 맞이해주시는 선장님 덕택에 마음 편히 다닙니다. 밑밥 개고 채비 준비하고 10시 30분부터 낚시 시작했습니다. 칼바위 끝쪽으로는 본조류가 세차게 흐르고, 홈통을 돌아 발앞으로 오는 조류 상단에 밑밥과 채비를 투척하니 연신 깻잎크기의 새끼감생이가 여섯 수 나오더군요. 오늘도 감생이 얼굴 보기는 틀렸구나 하고 생각하던 중 어신이 왔고 챔질을 하니 묵직했습니다. 전번 그 자리에서 연타로 60-70센티급 숭어 열 몇마리로 손맛만 보고(그날 처음으로 브레이크 레버를 실컷 써본 날이었습니다. 거의 부시리와 맞먹는 파워를 자랑하더군요, 고놈의 숭어들이...) 왔던 경험이 있는지라 2-3초간은 판단이 안 섰습니다. 하지만 이내 쿡쿡 쳐박는 감생이 특유의 입질이었습니다. 드디어 한 건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적어도 40은 넘겠다라는 생각 했었는데 아니더군. 언제 그렇게 힘들을 비축해뒀는지, 35정도 되는 녀석이 그렇게 힘을 썼던 거였습니다. 연타로 25급 세 마리가 더 올라오고 목줄 교환하는 동안조류가 바뀌었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감성돔 낚시는 조류가 좋을 때 한시간 정도, 잘해야 두시간 동안 못잡으면 끝이라는 생각 또한번 해본 날이었습니다. 헛 밑밥만 퍼주느니 차라리 나가는 게 낳다는 생각이 들어 배를 불렀는데 마침 고군산군도 쪽으로 이른 출조를 하신 조사님들 철수길이어서 마음 편히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한데, 그쪽 조황이 안좋았다며 한 시간 동안 우럭 배낚시를 낚시를 해보라며 인공섬 쪽으로 배를 대주더군요(말은 추석 뽀너스라고 하지만 평상시에도 고기 못잡은 날에는 이런 식으로 우럭이라도 잡아가게 한다는군요). 어찌나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지.... 하지만 갯바위 낚시꾼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한 분 만 남고 저를 포함한 모두 인공섬에 내려 감성돔 낚시를 했지만 실패를 하고 한 분은 돌 틈 사이를 노려 손바닥 크기의 우럭들을 15수 가량 하셨더군요. 철수해서 하선을 하려는데 선장님이 배 물칸을 열어 기다리는 동안 배에서 잡은 우럭이라며 못잡으신 분들에게 나누어주시더군요. 저도 엉겁결에 대여섯마리 받아들었는데, 잡을만큼 잡고서 또 우럭을 받아드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태풍때 에이스호를 잃어 큰 손해를 입고 임시로 장만한 선외기로 출조를 다니는데도 군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 잃지 않는 분이라는 생각 들어 마음이 따듯해짐을 느꼈습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