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리라도 좋으니 참돔 구경이나 좀 해보자.... 벼르고 벼르던 추자도에서 선장을 졸라 꼭두새벽 2시반에 일어나 절명여에 드뎌 발을 디뎠슴다. 6물. 물때 좋고, 물색 좋고, 기분좋고, 바다도 잔잔하고....웬지 사고칠만한 날이였슴다. 암...사고치고말았슴다. 채비는 전날저녁에 꼼꼼히 해 둔 터.....땡빚을 내 마련한 장비에 청개비 한 판, 크릴 한 박스.... 내리자마자 한 바가지 퍼분 후에 청개비 7마리(럭키 세븐이라...)를 먹음직스레 꿰어 진조 13호 바늘에 주렁주렁 달아 던져 넣었지요....최소 7짜는 한마리 해야지....흐흐흐흐......대물 참돔이 한 마리 걸리길 학수고대하며....만재에서 8방이나 터뜨리고 얼굴도 못 본 녀석들....꼭 한 마리만 보여다오..... 발밑에 물이 잔잔히 오른쪽으로 진행....꼭 올것만 같은 예감....찌가 .......쓔------욱!!! 왔구나...폼나게 챔질...어라라라??? 왜 이리 가벼워??? 허....절명여 씨알치곤....30cm...방생할까 말까...에라이 첫고긴데...살림망에 곱게 모셔 띄워두면 새끼 찾아 에미가 오겠지....히히히......
물이 좌우로 왔다리 갔다리....동녘이 희끄무레 밝아오네요...이럴때 대물이 잘 오는 타임...바짝 긴장하고 찌만 주시하는데..갑자기 찌가 휘익!!!! 왔다!!! 우와~~~~~~~드럽게 힘쓰네...그런데 어????????????? 발밑으로 열심히 파고드네요...돌돔인가???........어이쿠 안되겠네...드랙을 꽉 조이고 강제집행...5호 목줄인데..쓸리지만 않으면 먹는다..... 올려보니 60cm급 부시리........에라이............힘만 열뿔나게 썼네.... 주위가 훤해지자 발밑에 우글거리는 부시리 떼....이걸 잡어 말어???? 손맛이나 좀 보자... 한 마리 걸어 씨름을 하고나니 다리가 후들들...... 또...한마리 어라라라...여뿌리 밑으로 파고들더니.팅~~~~~~~~~~~~~에이쒸~~~~~~
여덟시 반..정확히...부시리가 또 입질....왼쪽 간출여 밑으로 파고드네요....또 목줄 나갈라...자리를 옮겨 밑쪽 발판으로 내려 딛는 순간........미끈덩~~~~~~~풍덩~~~~~~아~~~~~~~~!!!!!!! 20여년 바다낚시에 처음 물에 빠져보았슴다.........기분.... 절망적이더군요....이렇게 가는구나................ 날씨가 더워 구명조끼도 입지 않았슴다. 비싼 장비라서 놓기가 싫더군요...지 죽을줄도 모르고......... 건너편 여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들이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귓가에 가물가물..... 같이 낚시를 하던 이사장이 고함을 치며 내려와 손을 내미는데...낚시대를 건네 주었슴다.........고기 놓치지 말어.....난 문제없으니...
한마디로 미쳤지요....지 죽을 줄은 모르고....다행히 그렇게 세던 조류가 완만해졌고 소시적에 익혀두었던 수영 실력이(4km.헤엄을 쳐 본 적이 있슴다)가까스레 갯바위에 닿아 쩍이 많이 붙은 곳을 잡고 올라올 수 있었슴다. .....絶命여....목숨을 끊는 갯바위....이름도 참 더럽군요..........
조사제현 여러분 저처럼 이런 미친 낚시를 삼갑시다요....아울러 같이 동행한 동료분들....참으로 미안합니다. 얼마나 놀랬슴까..................
<반성문> 실력도 체력도 없는 주제에 낚시 조력만 믿고....조금 덥다고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고 주위의 안전사항을 고려하지도 않은채 쓰잘데 없는 부시리 따위와 목숨을 바꿀뻔 한 소생이 동행한 여러 조사님께 심려를 끼쳐 참으로 죄송합니다. 아울러 이 몸만 믿고 열심히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말 한 마디 못하고 갈뻔한 이 철없는 남편과 애비를 부디 용서하기를.....앞으로는 철저히 안전사항을 준수하여 허망하게 골로 가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성의를 다하겠슴다.... 갯바위로 소생을 끌어내준 이상원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