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유감-3 (배추꽂 당신)

회원랭킹(월 글등록)


공지사항


NaverBand
낚시인 > 조행기

추자유감-3 (배추꽂 당신)

G 0 1,857 2002.03.09 19:03

그런데 요즘 여긴 어느 나라 땅인가? 도대체 어느 도에 속하는가?

움틀대는 봄기운이 천지에 가득하고, 우주에선 지구와 달도 이웃 간 우의를
돈독히 하느라 일년 중 가장 가까워진다는 때는 영등철.
포구마다, 섬자락마다 제 발로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하여 막걸리 한통 놓고
어떻게 불만 슬쩍 그으면 그냥 신명난 굿판이 되고 축제가 되어, 관광상품,
문화상품으로 또 한몫 볼 터인데....
낚시꾼은 영원한 봉인가? 우리나라 레져 인구 중 씀씀이가 가장 크다는 낚시꾼,
그것도 오백만. 그런 꾼들이 그간 이 섬에다 퍼부은 돈이 얼마인데. 꾼의 휴게실,
차 한 잔 느긋이 할 저렴한 쉼터는 고사하고라도, 선창에 번듯한 제대로 된 공중화장실
하나 없이 온 섬에다 오물을 흩뿌리게 한단 말인가? 주워 담을 쓰레기통하나 없이,
기껏 주워 온 쓰레기 태울 소각장하나 없어 슬그머니 다시 바다에 내다버리며
선장들 양심 고민스럽게, 비겁하게 한단 말인가?

내 주머니 돈으로 세금내어 봉급 주는 우리네 공복님들은 어디 갔는가?
그 많은 지도와 편달은 어디서 낮잠을 자는가. 그 좋은(정말로) 쓰레기 종량제 한다고
기왕에 있던 가로의 쓰레기통을 모두 없애버린, 1+1이 더 좋은지 모르고,
1을 주었으니 1은 가져가야 하는 속 좁고 여유 없는 수셈밖에 할 줄 모르는,
그래서 은연중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법자로 몰아가는 저 행정의 편의주의.
묻고 싶다. 과연 우리네 살이가 그 정도밖에 안되는지. 고사리 손으로, 머슥한 손으로
휴지하나 주워버릴 쓰레기통 하나 거리에 두지 못할 만큼 경제적으로 우리나라가 아직도
여유가 없는 빈한한 나라인지.

행여 낚시꾼 탓하지 마소.
어느 나란 취업 문제 해결한다고 일부러 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게 하고 그를 치우는
직업으로, 공공의 고용창출을 한다는데. 우리네 낚시꾼.
그 한 꺼풀, 허세의 껍질을 벗기고 속마음을 들여다볼라치면, 어떤 취미 동호인들이
이들처럼 순박한 마음을 갖고 있을까? 그들은 속성상 철저히 자기 응시형이어, 자기
반성형인 심성 고운 사람들이어 그 더런 쓰레기도 무쟈게 잘 주워 온다우.
하지만 이미 얘기했듯이 버릴데가 없어요. 버릴데가.

아숩기는 낚시꾼에게도, 일반 관광객에게도, 주민에게도 마찬가지다.
세상 어느 관광지에 돈 쓰러 온 외지인들을 이리 홀대하는 멍청한 장사꾼이 있던가.

기왕에 이 섬이 낚시의 메카라면, 낚시로 밥 먹고 산다면, 낚시가 이 섬 제일의 산업이라면
낚시꾼을 유치할, 유혹할 최소한의 배려와 기획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제주도님.

버려진 섬.
이미 초토화된 섬. 이미 병이 깊어 신음하는 섬.
그리하여 섬은 순박한 심성을 잃고 품위를 잃고,
아파하고 신음하다 이제 숫제 악(齷)만 남아 적의와 살기만 내뿜고 있는 건 아닌가?

폼 잡고 서글퍼할 필요 없다.
미워도 고와도 내나라

배추꽃 당신

0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0 댓글
 
포토 제목
게시물이 없습니다.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