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봉돌을 달고 원투처박기를 하거나 무식하게(?) 굵은 대로 낚시를 했던 꾼이나
릴찌낚시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나 같은 왕초보의 경우
걸렸다 하면 대물로 생각하게 된다.
더군다나 나는 인천서해 우럭 배낚시에서 그 무거운 60호(조류가 빠를때는 80호를 썼음)
뽕돌을 달고 40CM 정도되는 우럭을 잡았는데 그 당시 나는 이것이 뽕돌의 무겐지 우럭의 무겐지 알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말이 있지 않은가
“아침에 일어났더니 유명해 졌더라” 이 말에 그 상황을 비교한다면
“그냥 올렸더니 60호 뽕돌에 40CM 우럭이 메달려 있더라” 였으리라.
내가 느낀바로는 릴찌낚시로 10CM 정도 되는 우럭을 낚는 것이 손맛이 훨씬 좋더라는 것이다.
그만큼 릴찌낚시는 섬세했고 그 휨새나 손에 전달해 오는 느낌이
타 낚시에 비해 엄청난 손맛을 느끼게 한다.
형도 원투처박기용 낚시대로 릴찌낚시 채비를 하다가
내가 어떨결에 산 릴찌낚시대를 보고 그 다음 출조때 당장 릴찌낚시대로 바꿨다.
참고로 난 릴찌낚시대를 원투처박기용 낚시대로 착각하고 샀다.
갯바위 낚시가 뭔지도 몰랐던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
헉 ...
대 끝으로 전해오는 느낌이 뭔가 심상찮은 듯 툭툭치더니
(나는 그날까지 손바닦만한 살감생이 4마리 잡은게 전부임. 그래도 손맛은 좋데요!!!
물론 전부 살려주었슴. 착하쥐요???)
이내 묵지한 느낌이 전해온다.
그래도 릴찌낚시로 몇번 잡어를 잡아 본 터라
감성돔 낚시를 주로하는 꾼들의 말을 비러 “잡어구나” 속으로 생각했다.
끌려 온 놈은 손바닥만한 놀래미
요놈이 미끼를 완전히 삼켜버려 배속까지 집어 넣었다.
전에 같으면 바늘 묶는게 싫어서 무지막지하게 속을 비틀며 뺐겠지만
이젠 프로(물론 아시겠죠…폼만)라고 자부하는 터라 놀래미 입 언저리에서
목줄을 끊고 바늘은 다시 멘다.
그 후 날이 완전히 밝아지고 점심을 먹을 때까지 형과 나는 입질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좌우 포인트에 내렸던 XXX 동호회 꾼들도 몰황이었다.
형은 배가 고팠던지 아님 가이드의 충고(“점심빨리먹고 오후를 노려라”)를 따랐던지
점심을 먹자고 하잔다.
11시 조금 넘은 시간 …
나는 후다닥 점심을 먹고 다시 포인트로 이동한다.
옆 포인트 꾼들은 아예 포기를 했는지 아님 피곤한지 갯바위 한쪽구석에 벌렁 누워 자고 있다.
나도 “그냥 포기하고 피곤한데 잠이나 한숨 잘까” 생각했으나
이 곳 멀리 청산도까지 와서 덧없이
시간만 보낸다는게 아까워 다시 힘을내고 점심후 첫 캐스팅을 한다.
오전내내 내가 궁금했던 건 찌매듭을 하고서 수십번도 더 오르락 내리락 했건만
아무리해도 밑걸림이 없었다는 거다.
그래서 첫 캐스팅을 거두어 드리고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여기 수심은 분명 내가 생각한 것 보다는 깊던지 아니면 내 채비가 잘못되어서 채비가 바닥으로 내려가지 못했던지 둘중에 하나같은데” 라고.
오전낚시에 대한 내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였다.
분석결과에 따라 나는 채비를 바꾸기로 했는데 여기서 또 의문이 생겼다.
“겨울 감성돔은 깊은 수심에서 수온이 떨어지면 입질이 약다는데...
약은 입질과 깊은수심을 동시에 공략하는 방법이 없을까” 였다.
“채비를 가볍게 하고 봉돌을 많이 달까?”, (첫째방법)
아님
“1호찌로 잔존부력을 없앨까?” (둘째방법)
(나는 아직도 1호찌 이상의 구멍찌가 없음.TT)
곰곰히 생각하다가 어디서 들었는지 “잠길찌 낚시” 가 생각났다.
사실 용어만 알았지 잠길찌 낚시의 조법에 대해 들은 바가 없는 터였지만
이름으로 봐서는 찌가 찌매듭에 도달하면 계속해 잠길것이고 바닦을 완전히 긁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첫째방법대로 채비를 바꾸기로 했다.
3B 구멍찌, –3B 수중찌, 목줄은 2발 반, 목줄에 B,G2 분납...
첨에는 요렇게 던졌지만 잘 가라않지 않자 목줄 가운데 B봉돌을 하나 더 달았다...
그렇게하자 약 40초를 새니 가라 않기 시작했다.
나는 40초 (총 80오)를 더 새고 바닥을 긁기 위해 낚시대를 조금씩 당겼다. 아주 조금씩…
그렇게 하자 이제 바닥이 긁히는게 확실히 표가 나기 시작했다.
오전내내 나는 수심을 완전히 잘못 파악하고 있었던게 분명했다.
여기의 수심은 가까이는 12M 정도, 전방 약 30M는 수심 20M 내외 .
그러니까 내 바로 앞에서는 급격히 깊어지고
전방 15M 부터 30M 까지는 거의 수심이 비슷한 지형이었다.
그러니 입질이니 뭐니 잡어 새끼 한마리 없을 수 밖에...
그러나 그렇게 한 참을 한 후에도 입질은 전혀 없었다.
나는 포기할까 말까 생각하며 갯바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순간 얼마나 처량한가.
몇 일을 고대 고대하며 대물의 꿈을 안고 밤새 달려와
추위와 싸워가며 한 낚시가 입질한번 받지 못할 때의 그 처량함이란...
나중에 술을 한잔하며 형이 한 얘기지만 정말 그렇게 처량하게 보이더란다.
갯바위에 쭈그리고 앉아서 오지도 않는 감성돔을 기다리는 모습이 ...
이심전심이라고 했던가 ...
형이 이번 출조에서는 뭔가 꼭 될 것 같다는 말을 자주했기에
입질 한번 받지 못하는 형을 보고 무척이나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나는 담배 한대 피워 물며 많은 생각들이 왔다 갔다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조금씩 조금씩 낚시대를 당기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모금을 빠는 순간...
손끝에서 바닥을 긁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 전해 오기 시작했다.
투둑 ~ 투둑 ~
나는 한번 더 참기로 했다 ...
투둑 ~ 투둑 ~
그 순간 나는 잽싸게 챔질을 했다.
이 번엔 느낌이 달랐다.
투~~~~~~~~욱
투~~~~~~~~욱
대끝으로 전해오는 느낌이 전에 살감시 잡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으나
힘의 강도는 훨씬 더했다.
심장박동은 걸려든 고놈처럼 이리저리 마구마구 뛰어대고
어쨌든 나는 정신없이 원줄을 감았다.
이론이고 자시고 필요가 없었다.
몸을 낮추고 대를 새우니 마니, 감시의 방향을 틀어야 하니 어쩌니는 아예 떠오르지도 않았다.
그저 대에 전에 오는 느낌과 뛰는 심장의 고동소리 뿐이었다.
폼생폼사라고 생각하며 폼만은 프로라고 자부하던 나였지만
그 순간 만큼은 완전히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정말이지 난 완전히 미쳐있었다.
그렇게 나는 펌핑도 없이 릴을 감자 잠시 후 묵직한 느낌이 왔으나
이미 나의 그 노련한(?) 솜씨에 그 놈은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나처럼 무지막지한 꾼한테 걸렸으니 어쩌랴 .. 쩝쩝쩝)
수면에 떠오르는 놈을 보자 크기는 알수 없으나 분명 감시였다.
옆에 있던 형도 뜰채를 가지고 갈까 말까 망설이는 모습이였고
나는 너무 흥분한 탓에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으므로 형을 불렀다.
그러자 부랴부랴 와서 뜰채를 대고 그렇게 무사히 내 생애 감시 첫 조과를 올렸다.
뜰채에 들려 있는 놈을 대충 재어보니 한 뼘하고 손가락 한마디 정도 약 30CM 급 감시였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 때의 흥분을 잠시나마 만끽하고 있다.
온몸에 전율이 일고 심장은 요동을 치듯 꿍꽝대고 다리는 힘이 빠져 맥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계속 같은 포인트를 노렸으나
손바닥만한 볼락 한마리, 씨알 작은 볼락 세마리 말고는 더 이상 감시의 구경은 하지 못했다.
아까 감시를 잡을 때 올라오는 포인트와 수심을 재대로 파악하지 못했던게 못내 아쉬웠다.
옆 포인트에서 오전내내 헛탕을 치다가 지겨워 자고 있던 꾼들이 내가 감시를 낚자
이제 감시가 붙는갑다하고 다시 장비를 챙겨 진지하게 낚시를 하던 재밋는 광경을 보기도 했지만
끝내 입질한번 받지 못하고 철수했다.
(채비가 다르니 안잡힐 수 밖에…ㅋㅋㅋ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
철수길에 들어보니 오늘 출조한 꾼들의 조과는 형편없었다.
XXX 동호회 90명 가운데 30CM 급 한마리가 전부,
울팀 8명 가운데 30CM 급 한마리 (나 ^^ 그것도 나의 모든 플랜에 맞추어 잡은 것~~~ 푸하하하)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가 농담삼아
“고거 XXX 동호회에 팔았으면 한 20만원은 받았을껀데. 고거 가지고 2등하면 한 80만원어치 상품이 나오거든요. 2인 1조라고 했으니까 ...” 라고 했지만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찐한 손맛, 눈맛을 안겨주고, 나중에는 입맛까지 안겨줄 살신성인한 감시를 고작 20만원에 판다고..
세상을 줘도 안바꾼다.” 라고 혼자 생각하며 .
담부터는 내가 잡아 올린 물고기들의 비늘을 하나씩 따서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 보내야겠다.
여우도 죽으면 머리를 고향으로 돌린다고 하는데 ..
낚시에 대한 나의 소감을 좀 더 덧붙이고 이번 조행에 대한 이야기를 마칠까 합니다.
“침대는 과학이다” 라는 선전이 있듯이
“낚시는 과학이다. 그리고 정보다” 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낚시에 대한 기본장비에 대한 지식은 필수이고
바둑에는 정석 - 화점정석, 소목정석, 고목정석, 외목정석 - 이 있고
바둑을 두는 과정에는 포석과 중반전과 끝내기가 있듯이
낚시에는 반유동조법, 전유동조법, 잠길찌조법, 2중찌 전(반)유동조법, 흘림낚시조법등 다양하니
골고루 섭렵해야 할 것이고,
낚시를 준비하는 과정, 낚시를 하는 과정, 낚시를 끝내고 귀가하는 과정 모두 일사분란하게 해서
안전에 기해야겠습니다.
요즘 저는 낚시를 하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날씨는 기본이므로 오늘, 내일, 또는 일주일 정도의 날씨는 미리 예측해야 하니 기상정보를 연구하고,
물때를 알아야하고, 동,서,남해의 조수 간만의 차도 알아야 하고, 해류니 조류니 물의 흐름도 알아야 하며, 각 포인트 유형에서의 낚시 기법도 연구해야 합니다.
이번 출조에서 몰황을 형과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 수온 때문이 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수온이 직접적인 영향이 었지만 수온이 급격히 하락한 이유는 남서풍이었습니다.
겨울 남서풍은 수온을 낮추는 바람이라는 것을 몇일 전에야 알았습니다.
보통 우리나라의 계절풍은 겨울에 북서풍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출조한 그날까지 약 4일간 남서풍이 계속 되었다고 합니다.
날이 따뜻하면 뭐합니까! 수온이 내려가는데...
그러니 갯바위에 있던 감시들이 멀리 깊은 곳으로 갈수 밖에 .. 쩝쩝
내가 그날 잡은 감시는 아마도 무리를 찾으며 방황하다 지쳐 있었던지
아니면 그 곳을 은신처로 살고있던 고정어 였던 것 같습니다.
감시는 이동성도 있지만 한 곳에만 머물러 사는 고정어도 있다고 합니다.
3월에서 7월사이에는 산란기이므로 잡은 감시를 살펴보고 알이라도 들었으면
조심해서 놓아 주어야겠습니다.
26CM 이하의 감시는 난지 3년 이하의 어린 새끼이니 요놈도 놓아 주어야겠구요.
나도 감시가 되어 그들과 생활하며 조류를 따라 흘러다니며
때론 수심 얕은 수중여에서, 혹은 추운겨울 홈통에서, 혹은 직벽 깊은 곳에서,
혹은 거품 많은 포말지역에서, 혹은 아무도 닿지 않는 저 먼 무인도에서
나를 낚으려는 낚시꾼들을 놀려주고 싶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걸려 들겠지요.
진정한 꾼을 만난다면야 내 목숨이야 어쩌겠습니까!
조용히 맡길수 밖에.
낚시꾼은 사람이 아니라 수양인이 되어야겠습니다.
강태공도 낚시로 세월을 낚으며 때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우리 낚시꾼도 낚시를 하면서 세월이 주는 때를 조용히 아주 조용히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끝 ~~~
추카드려요: 추카드립니다. 첫 감시를 잡았을때의 그흥분 말로 표현 못하죠. 저 같은 경우는 첫감시를 5짜에 육박하는 놈을 잡았었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그 느낌을 잊지 못합니다. 아마도 낚싯대를 놓는 순간까지 기억 하겠죠. 님의 말씀처럼 진정한 꾼이 되시길 바랍니다. 처음 시작할때의 마음이 오랫동안 낚시를 그만두는 그날까지 이어지길 바랍니다. 손바닥만한 아기 감성돔을 아이스 박스에 넣는건 좋지만 먹을 만큼만. 참 붙박이 감성? [01/18-16:38]
조은꾼: 감사합니다... 이제 저도 초보 딱지를 떼어내도 될라나? ^^ [01/19-12:34]
바다소: 저도 동네 낚시터에서 감셍이는 2년전에 신고는 하였으나 물론 살감셍이 [01/21-10:29]
바다소: 를 아직 까지 그렇다고할 조과는 없었습니다. 님의 말을 들어보니 내가
너무 편한 낚시만 하지 않았나 싶네요. 저도 이제는 연구하는 낚시를 해
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01/21-10:33]
나(?)나쁜꾼..: 그팀은 천리안팀이 아닙니다.. 그리고 2등상품이 80만원이라뇨.. 어디 은행털어서 낚시다니는 사람들인줄 아쇼?? 그리고 30CM짜리 감성돔 그 사람들한테 아무리 팔아보쇼 그거 살 사람 있나.. 나도 그 동호회회원인데 그동호회 폄하하는 글 함부로 쓰지 마쇼..잘 알지도 못하면서... [01/21-19:00]
조은꾼:죄송합니다!
동호회 명칭은 변경했고요, 첨 올리는 글이라 실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상품, 금액 운운한 것은 가이드가 농담삼아 야그한 것 입니다.
농담이라고는 하지만 저도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그래도 기분이 상하셨다면 고 부분은 삭제 하겠습니다.
리플 달아주세요 !!!
[01/22-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