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 떡밥채비에 걸려온 52센티 감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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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떡밥채비에 걸려온 52센티 감생이

G 0 6,988 2002.01.06 12:53
유난히 더웠던 98년 7월 중순이었읍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나는 숭어 낚는 재미에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지요...
낚시를 왜 하는냐고 물으신다면 첫째는 낚는 재미 ,묵는 재미, 그 다음은 남 주는 재미로 한해 여름을
보냅니다. 그날도 아침 일찍 3명이 가두리 양식장 좌대로 각각 2만원씩 내고 들어 갔지요 .
여기는 바닥이 뻘이고 수심이 30미터나 되는 곳이라 낚시채비도 엄청 무식한 채비를 쓰지요..
스프링 가지채비에 뽕돌을 60호 이상 사용하고 그 당시 미끼는 감생이 파우더와 밑밥크릴,어분을
2:1:0.1 로 혼합 반죽하여 스프링에 단단하게 달고 가지채비에 고등어 살을 옥수수알 크기로 잘라
달아서 내리면 이놈 숭어 또는 언구 (참숭어) 가 크릴 밑밥을 묵으러 왔다가 고등어를 보고 물고 흔듭니다.
그런데 숭어란 놈은 덩치보다는 입질이 아주 간사합니다. 초릿대가 피라미 한마리 걸린 것 처럼
약하게 입질하지만 보통 2키로 이상이지요... 그 낚시방법으로 제일 큰놈 잡은 것이 5키로 정도
였읍니다. 어쨋든 그날은 오전에 이상하게 우럭 (25~30센티) 15수 , 보구치 큰놈 (서해안에는 부서라고함)
10마리 정도 잡고 하도 날이 더워 좌대 하우스에서 몇마리 썰어서 점심겸 소주 한잔 묵고 있을때
였읍니다. 숭어를 잡으러 왔는데 숭어가 안잡히면 다른 고기는 눈에 안들어 오지요...
이런 저런 핑계로 소주잔을 기울이다가 하우스 쪽문으로 뭔가 초릿대가 흔들거리는 것이
보였읍니다. 나는 보통 숭어 잡으러 가면 낚시대를 6대 정도 폅니다. 이어서 바로 4번째 낚시대 끝이
평소 숭어 입질이 아닌 밑으로 엄청 처밖는 것이 었읍니다. 거의 반사적으로 낚시대를 들었으나
짧은 민물 릴 낚시대는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았고 한 10분정도 낚시대를 세우질 못했읍니다.
바닥에 뭔가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번에는 장갑을 끼고 줄을 잡았읍니다. 사실 줄은 8호줄이었지요..
왜냐하면 숭어도 물었다면 2키로 이상이니까요.. 아뭏든 줄을 당기니 조금씩 달려 오는 것이었읍니다.
그러길 한오분 드디어 고기가 보였읍니다. 처음에 배가 허연 것이 숭어 큰놈이줄 알았읍니다.
후배놈이 잽싸게 뜰채를 댔읍니다만 이놈이 한번 배를 뒤집으니 그 힘이 보통이 아니었읍니다.
그때서야 이놈이 감생이 인걸 알았읍니다. 그때부터 난리가 났지요...
고기 놓칠까바 후배놈에게 일단 릴 줄 감아라고 시키고 난 원줄을 당겼다,놓았다를 반복하는 사이에
릴 줄을 다 감고 릴대를 세웠지요... 한삼십분 걸리니 아마 이놈도 힘이 빠졌던 모양입니다.
간신히 뜰채로 좌대에 올려 놓으니 생전 처음 잡아보는 감생이를 그것도 뜻밖에 좌대에서 잡으니
기분이 참 이상하데요... 그리고 그 뻘바닥에 왜 감생이가 왔을까 지금도 의문입니다.
그놈을 어망에 넣으려고 하니 오전에 잡았던 우럭은 고기가 아닌 것처럼 보이더군요...
한참 후 좌대 주인이 와서 사진 찍고 주위 섬에서 낚시하던 사람들 다 불러 모으고 정말 대단했지요..
집에 와서 줄자로 재니 52센티 , 지금도 그 기록은 못 깨고 있읍니다.
그해 시조회때 제사를 잘 모신 덕분이가 , 아니면 마음을 비운 덕분인지,, 그 뒤로도 수삼년 동안
그 좌대에 갔지만 감생이는 구경 못햇읍니다.
금년 시조회에도 공을 좀 많이 들여 볼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이상 아름다운 시절 (asijeol) 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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