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때에도 물이 차오르지 않는 물 웅덩이 였는데 그 곳에 넣어둔 감성돔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세사람 모두 조그마한 웅덩이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틈바구니까지 샅샅이 복습에 또 복습을 해 보았지만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때 한사람의 시선이 우리 옆 포인트에서 낚시를 한 다른 낚시인에게로 돌아 갔고 나머지 세사람도 설마 그럴리가 하면서도 이 황당한 일을 이해하지 못해 혹시 저 넘들이 하면서 눈 옆의 근육들에 힘을 모두엇습니다. 옆의 낚시인이 이곳으로 오려면 헤엄을 쳐야하는데 그럴리가 있겠느냐, 고양이의 소행이지 않겠느냐! 해달이 왔다 간거 같다....등등 원인 분석을 하고 있는데 꿰미에 걸어 놓은 감성돔을 보러간 일행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설마 !! 또 이럴 수가!!!!
꿰미에 메어둔 나머지 놈들은 모두 실종 되어버리고 남아 있는 한마리는 내장이 다 터지고 완전 초보가 장만한 횟거리 모양으로 군데 군데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아 !! 잘생긴 감성돔이었는데.... 어느 누가 , 언넘이, 이런 만행을.........
네명이 머리를 맞대고 옥신 각신하다가 결국 해달의 짓이란 결론이 도출 될 즈음 걱정이 되기 시작 했습니다.
또 빈손으로 집에 들어 가야 되는데!!!
낚시를 갈 때마다 빈손으로 들어가다 보니 어디 여자가 하나 생겼나 하는 몹쓸 의심까지 받아오던 터에 이번만은 당당히 감성돔을 앞세우며 집으로 들어가리라... 여자가 생겼냐던 마누라의 쓸데 없는 의심에 일침을 가하리라.... 그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어제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미 엎지러진 물..
다시 잡으면 되지 않겠느냐.. 일행의 말에 모두 정신을 차리고 낚시 채비를 정돈하여 다시 낚시를 시작 하였습니다. 10분쯤 되었을까!!
아니 또 또 이럴수가...
장수호가 다가 오더니 정선장님왈
많이 잡았습니까? 이만 철수 합시다.....
다른 때에는 늘 오후 2시경에 철수하였던 터라 그날도 그러려니 하고 철수 시간도 확인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나중에 데리러 오라고 우겨도 보았지만 오늘은 다른 출조 팀의 철수가 없어서 할 수 없다는 선장님의 말씀에 억지로 억지로 철수를 하였습니다.
배는 무심하게 녹동항에 도착하였고, 배에서 내린 우리 일행 4명은 다시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 요번 만큼은 빈손으로 갈 수 없다... 엄청난 위기에 봉착 할 수도 있다... 의견 일치 !! 어판장으로 향하자..
감성돔으로만 24만원 어치 샀습니다. 어제 우리가 잡은 것 반 밖에 되지 않치만 눈물을 머금고 앞으로의 낚시를 위해서 과감하게 투자를 했습니다.
감성돔 두마리를 들고 집으로 들어가니 집사람의 눈이 커다래 지면서 감성돔이 이렇게 큰 것도 낚시에 잡히는 갑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네.... 낚시 자주 보내 줘야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