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이렇게 오전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방아 형님이 한 마리 잡아 올리는데..
워낙 씨알이 작은지라 춘향이 그네 타듯 바다 위를 공중제비를 휘휘 돌며 절벽 위로
감생이가 올라오는데...허 씨알이 너무 잘다 ..26~7 정도....
예전 같으면 방생 싸이즈이지만 어쩌랴...잡히는게 이정도이니...감지덕지다.
에고! 그나마도 잡으니 마냥 부럽다.
잠시 후 절벽 밑의 박선생이 한 마리 하는 데 ..고놈은 30 정도 되겠네..
아씨.....나는 왜 안 무나요...제가 무슨 잘못을...
하릴없이 시간만 때우고 있는데...
방아 형님이 또 한 마리 올린다. 그런데 이런... 고기를 들어 올리다
낚싯대가 뒤에 있는 바위에 부딪히며 따닥!
소리와 함께 2.5호대가 세동강이 난다.
아이구야..우짜나...위로를 해보는데..이미 대는 부러지고...
살감생이 한마리에 낚싯대 세동강이라...허 손실이 크네..
야..이거 만만한 포인트가 아니네.
고기를 잡아도 문제네...내 대가 1.75호 인데..
이거 사고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낚싯대 산지도 얼마 안 된 새건데..
방아 형님 쓰린 속 삭히면서 1호대를 다시 펴든다...
그런데 살살 북동풍이 불어 오는게 ...낚시가 점점 어려워진다.
줄이 활처럼 휘면서 옆 갯바위 꾼들 낚싯줄과 엉켜버리는 횟수가 늘어난다.
고기는 안 물어주고 시간은 가는데....에그머니 멀리서 바다 위를
살랑살랑 떠돌던 찌가 살며시 잠기더니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오머오머!!! 고마워라...땡큐베리마치...
앗싸! 왔다. 힘찬 챔질과 함께 퍽! 하는 이 묵직한 느낌...크다....힘도 엄청나다.
어라라라!!! 제법 버티는데 오잉? 이 넘이 ..옆으로.... 옆으로.... 짼다.
에라이....황어 같은데....황어 같다... 황어네....황어다...무지 크네...정말 크다.
아이구야 왜 쓸데없는 황어가 달려들어서 이 난리냐. 죽었다... !!!!
이 절벽에서 어찌 너를 들어 올리란 말이냐. 차라리 xx 언니를 들어 올리제...
정말 들어올리기가 버겁다. 무겁다. 할 수 없다.
“어이 박선생....뜰채 좀 부탁합니다.”
“예이..형님 ...걱정 마십쇼...”박선생 뜰채를 펴들고 이리 저리 휘젓다..겨우 뜰채에 담는데..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뜰망이 쏙 빠진다.
절벽 밑에 섰다지만 워낙 높은 곳이라 6.3 뜰채에 연결대를 붙여 만든 7 미터로
개조한 뜰채인데 뜰채 앞 망이 본드를 약하게 칠해서인지 고기가 무거워서 인지
쑥 빠져 나간 것이다.
하..이거 황어 한 마리가 사고 치는구나...미안해라...“박선생.....미안혀..”
이 난리 부르스에 바람은 점점 강해지고 ...3호 찌로 바꾸어 달아보지만
바람에 수중찌는 가라 안지 않고 자꾸만 떠오르고...도저히 낚시가...안 된다.
“에라이! 형님 점심이나 먹읍시다.”
어제 저녁에 마눌님이 사다주신 김밥과 미리 덥혀두었던 햇반과 라면을 끓여서
점심을 먹는다. 라면에 내가 손수(?) 담근 오이소박이를 곁들여 먹으니..맛있다.
역시 야외에 나와서 먹으면 뭐든지 다 맛있으니..
혹시 이 맛에 낚시를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고기야 잡던 말던.. 잡히던 말던 이렇게 시원한 바람 쏘이면서
또 하루를 때우고 가는거지 뭐..낚시 별거 있어...그까이꺼..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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