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다 !!! 육지가 보인다. 3편 -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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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다 !!! 육지가 보인다. 3편 - 완결

G 0 2,467 2002.11.13 13:45
일하러 온것은 뒷전이고 , 끝쪽 방파제에서 낙수를 시작하였건만 세찬 파도 때문에 찌가 제대로 보이지를 않는다 . 한 30분 가량이나 파도와 바람과 동시에 씨름하다 , 방파제 낙수는 포기하고 일이나 먼저 마치시고 바람이 조금 자면 차분하게 노화도 섬 뒷편 갯바위나 타자고 권고하는 추 전도사님이었다 .

전화받으세요 !! 전화받으세요 !! 핸폰에서 울리는 전화벨소리다 .
" 추전도사님 고생이 많지요 "
" 아 예 "
"어디에 계십니까 " 라는 말에 얼결에 나온것은
" 교회 사무실에 있읍니다 " 라는 치명적 거짓말이었고
" 월요일날은 제가 내려가니까 내일까지만 혼자 수고하세요 "
" 예 "

임목사님의 전화를 받고 가만히 오늘 해야할 일을 헤아려보니 , 주보 원고를 5시까지 넘기면 되고 저녁에는 청년부 모임만 한 1시간 인도하면 된다 . 4시 안쪽으로 교회로 돌아가면 되니까 아직은 7시간 이상의 널널한 시간이 남아는 있었다 .

부두쪽에서 채비를 바꾸어 볼펜크기만한 학공치를 십여수 이상을 끌어올리다보니 어느새 임집사가 옆에 슬며시 와있다 . 일보다는 낙수에 더 관심이 많은 임집사이기에 혼자서 낚고있는 전도사님의 쿨러가 제법 궁금하였던 모양이다 .

쿨러통을 엿보던 임집사는 어느새 일은 마친것 같은 눈치고 , 학공치가 바글바글 댄다는 사실 때문에 갯바위에서 감생이 낙는다는 언약은 이미 잊어버린 모양이다 .

포터뒷문을 열더니 낙수대 하나 달랑 들고 나와 크릴 조그만넘 바늘에 끼워 바다로 내던지는 것이었다 . 한시간 남짓이나 흘렀을까 . 신나게 낙고있는 와중에 빗방울도 조금씩 후둑후둑 내리고 , 바람도 세게불어 노화읍앞 부두 안쪽 깊숙한 이곳까지 파도가 일렁거려 학공치 찌조차 가물거려 잘 보이지를 않는 것이다 .

쿨러를 들여다 보며 임집사에게 말을 붙인다 .
" 임집사님 이제 그만 완도로 돌아가시죠 "
" 몇마리만 더잡고 돌아 갑시다 아직 12시도 안되었는데 12시반배 타고 나가면 됩니다 "

그렇게 귀중한 1시간은 또 다시 흘러갔고 , 짐을 꾸린것은 막 12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
10분 상거한 동천항으로 배를 타러오니 , 어째 이상하다 , 북적거려야할 항구가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 앞쪽의 매표소도 문이 닫혀있다 .

세게부는 바람을 맞으며 허둥대다 화흥포항 해경 입출항소로 확인하여보니 폭풍주의보 때문에 11시반배가 오늘 마지막 배였다는 것이고 , 주의보가 해제 되어야 운항이 재개된다는 말이었다 .

오매 오쩔것인가 !!! 내가 이섬에서 못나간다면 내일예배는 어찌 될것인가 ? 목사도 전도사도 없는 일요일의 교회라 !!!

게다가 거짓말 하지말라는 성경 말씀에도 정면으로 어기며 , 나는 지금 완도 교회 사무실에 있어야 하기에 말이다 .

" 임집사님 어떤 방법이 없읍니까 ? "
애원에 가까운 전도사인 나의 읍소에 임집사도 상당히 곤란한 모양이다 , 게다가 자신도 할 일이 많은것 같기에 말이다 .

" 그러면 보길도로 가면 해남 토말로 나가는 배가 별도로 있으니까 그리로다 건너가지요 "
다시 노화읍으로 와 바로 코앞에 보이는 보길도로 도선편을 이용하여 건너는 왔지만 이곳도 마찬가지다 .
아침나절에나 폭풍주의보가 해제될 예정이니 그때는 운항이 가능할 것 같다는 말에 낙담을 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

아침 7시배가 첫배이니 이놈을 타고가면 새벽기도는 인도가 불가능 하지만 일요예배에 대는 것은 그리 무리가 아닐 것 같아기에 말이다 . 그때부터 예정에는 전혀 없었던 보길도 탐사가 시작이 되기는 하였다 . 낙서재, 세연정을 한걸음에 휘둘러보고 , 그 빼어난 장관을 자랑하는 동천석실을 올라가는 산등성이에서도 추전도사님의 마음은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느낌 뿐이었다 .

어찌어찌해서 주보는 지난주 주보를 조금 수정하는 것으로 해결하였다지만 , 아침예배 인도가 아주 마음에 걸리는 문제였던 것이다 . 여관방에 앉아서도 후회를 거듭하는 전도사님이었고 , 묵상기도의 주제는 " 주여 " 내일 아침은 기상이 좋아서 아침예배를 무사히 인도 할 수 있게 하여 달라는 애원이었다 .

일요일 아침은 그러나 더 악화 되어있었을 뿐이다 . 밤새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에 계속해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딪히는 빗소리에 잠은 오롯이 자는둥 마는둥이었고, 7시만 오기를 고대한 것이 지난 밤이었다 .

흐린 가운데서도 조금씩은 밝아오는 새벽의 여명자락속에서 설핏히 보이는 농협배는 밧줄만 더 강고히 청별항 부두 말뚝에 비끌어 매어져 있었을 뿐이고 출항하는 준비와는 전혀 거리가 먼것 같다 .

131 기상청 예보의 기계음 아가씨는 한 술 더떠서 폭풍주의보는 폭풍경보로 바꾸어 발령한다는 말이었고 월요일 오후에나 해제될 예정이니 조업이나 항해하는 선박은 주의하라는 멘트다 .

걱정하는 모습이 내얼굴이 일그러져있는 모습이 처량하였던지 .
" 걱정하지 마십시요 그래도 나가는 방법은 있읍니다 "
임집사님의 말씀은 차라리 달콤한 유혹이었다 , 위험하기는 해도 선외기를 타면 어떻게 해서라도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 섬에서는 다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

아침을 어찌때우고 조금 연락을 한 후 찾아간곳은 응급구조대라는 팻말을 단 그리 크지 않은 선외기였다 . 부대 복귀를 하여야 한다는 휴가나온 공군상병1명, 잔치집에 가야한다는 아주머니와 초라한 전도사 이세명이 오늘의 손님이었고 , 15만원에 가격은 절충을 보기는 하였다 .

" 완도로 직접 나갈 수 없읍니까 "
완도는 파도가 너무세서 안되고 해남 쪽 땅끝 포구쪽 으로는 나갈 수 있으나 경보 상황이기에 해남 땅끝쪽으로 나가더라도 , 고생을 하여야 한다는 선장의 말이었다 .

한 10여분은 그런대로 견딜만하게 흔들리면서 나가던 선외기가 어느순간부터는흔들리는게 장난이 아니다 . 배가 붕 치솟아 올라가다가 철썩 하면서 내려오고 , 올라가고를 반복하더니 이제는 한없이 떨어져 내리는 롤러코스터다 .

몸이 한 50센티이상 붕떠올랐다가 , 바닥으로 내려올때는 끝간데 없이 밑으로만 한없이 쳐박히는 것 같다 . 주여 ! 주여! 주님만 외치는 불쌍한 추전도사님이었을 뿐이다 . 얼마나 긴긴 시간이었을까 그때만큼 시간이 더디간다는 기억은 전도사님 기억에는 전혀 없었던 것이다 .

주여 ! 주여 ! 입과 몸뚱아리가 하늘을 향해 한없이 솟아 오를때 허연 이빨을 들이미는 파도의 윗쪽으로 검은 슢 부분이 설 핏 보인다 .

그렇다 , 그렇다 바로 육지가 보이는 것이었다 .

육지다 !!! 육지다 !!! 육지가 보인다 .

거짓말같이 배의 요동이 잦아진다 . 바람통에서 벗어나 내만쪽으로 들어온 것 같다 . 해경의 단속때문에 토말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그옆쪽 작은 포구쪽으로 배를 대는 것이었고 그제서야 시계를 들여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크게 쉬는 전도사님이었지만 , 이는 낙수를 좋아하였던 추전도사님의 수난의 일부였다는 것이다 .

09 : 43분 30시간이 넘는것같았지만 고작 30분간의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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