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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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없어진다...??!!

G 4 3,122 2002.12.04 02:40
" 그거..잼나데~! "

케이블T.V를 설치한 쌀집 사람 기철이는 요즘 그곳 낚시방송에 흠뻑 빠졌다. 낚시라면 동해 학공치 낚시가
전부라고 생각했던 그가 금오도로 몇 번 낚시를 갔다 온 후로 그의 낚시 스타일이 바뀄다. 뱁새눈 같은 그에
게도 보이는 게 있었던지, 그의 집사람 몰래 숨겨둔 비자금(?)을 들고가 남들 하는 데로 다 차려 입었다. 그
리고 낚시를 본격적으로 배워야 한다면서 갑작스럽게 멀쩡한 유선방송 해지하고 케이블T.V를 끌어 왔었다.

" 고거~ 오... 뭐시냐 허는 사램... 아~! 있잔여... 칠판에다 그림 그려가면서 낚시 설명허는 사램 말이여~! "

어느날 그가 낚시점에 들려서 저렇듯 호들갑을 떨었는 데, 그렇게 되면 그곳에서 그는 꼭 뭘 배웠다는 말이
된다. 왜냐면 언젠가는 본류대를 노려야 큰 감성돔을 잡을 수 있다는 걸 배워와서 잘 그리지도 못하는 그림
까지 그려가며 열심히 설명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낚시에 대한 눈이 조금씩 띄여가니 그는 그져 즐거운
모양이다.

하기사 번쩍거리는 낚시복에 편광안경까지 끼고 다니는 그가 갯바위에서 미역취 독에 찔려 낑낑거리지만
않했다면 누가 그를 낚시 초보라고 할 수 있었겠는가. 옛날에는 쌀집과 연탄집을 함께한 까닭에 해마다 이
때가 되면 그는 눈알맹이만 번쩍거리던 사람였는 데, 지금은 앞가슴에 태극기만 달면 어떤 프로 낚시꾼에
도 외관상으론 뒤지지 않을 만큼 변해버렸다. 그걸 출세했다고 하는 것인지...??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낚시점에 모인 사람들 말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뭘 배우려 했던 그가, 요즘은 오히
려 그곳 사람들에게 뭘 가르치려 안달이니, 10년 20년 조력이 그 앞에서는 그져 한낮 허명인 모양이다. 그
로써는 가슴팎에 태극기 달고나온 사람들 말에 더 믿음이 가는 것 같았다.

" 태양이 없어진다 까드그마... "

" 뭐여~?? 달두 아니구 태양이 없어져....! "

비내리는 오늘 밤. 낚시점에 들린 기철이의 난데없는 말에 우린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이냐는 듯 의아해 하
며 다소 빈정거리는 눈웃음으로 그들 올려다 봤었다.

" 와~? 내말 못믿겠나... 아~! 케이블은 체널이 많잔여... 맨눔의 선전만 허지먼... 거그서 뭐라카드라...디
스카바리링가 뭔가 하는 디서 그라든디 태양이 결국에는 없어진디야 ! "

" 음...그래~! 그게 사실이라모 큰일인디... 쩝~! "

" 그래두 누구는 내일 지구가 망헌다 혀두 밤나문가 감나문가를 심는다구 혔는 디... ! "

" 대추나무가 아니던가 ? "

우린 처음에 기철이가 농담으로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게 아니였다. 그러니까 그의
말에 의하면 앞으로 50억만년 쯤 지나면 태양의 수명이 다 되어서 결국에는 없어진다는 것이였다. 밤잠 안
자고 높은 산에 동그란 집짓고서 열심히 연구한 학자들의 일치된 결론이란다.

언제까지라도 있을 것 같은 태양에게 그런 일정 기간의 수명이 있었다니 참으로 놀랍다. 만약 그런 날이 정
말로 온다면 이 지구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이며, 우리들의 후손들은 또한 어찌 될건가? 이거 보통 큰일이 아
니다. 손자에 손자 그리고 그 손자에 손자가 되면... 아니지! 50억만년이라면 조금 더 내려가야 하나.. 어찌
되었던 그게 사실이라면 분명히 그날은 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우린 그렇게 유쾌한 기분이 아니였다. 겨우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우리들이 50억만년이라는
시간을 어찌 가늠이나 할 수 있겠냐만, 그래도 기분은 그렇지 않했다. 고인실이 엉뚱한 걸로 안 그래도 복
잡한 연말에 얼토당토 않게 기분이 묘해졌다.

세상에는 절대적인 것은 없나보다. 보기에는 멀쩡한 태양마져 그런 삶이 있는 줄 누가 알았겠는가 !
세상사 모든 이치가 다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많은 시간과 기회가 있다. 그러기에 설
사 올해에 다소 부족한게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에 너무 안타까워 할 일만도 아니리라. 연말이 되면 괜스럽
게 마음이 무겁고 발걸음이 빨라지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 할 것도 못된다. 올해에 이루지 못
한 일들은 내년에 꼭 이루면 될 것이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아직도 50억만년이라는 시간이 있잖는가 !

" 가만... 50언만년이라모 동그라미가 몇개더라... 쩝~! "

감사합니다.

좀 이른 감은 있지만, 이것으로 우리 낚시 동호인 여러 선배님들께 송년의 인사를 대신 하옵니다.
다가오는 2003년에는 모든 선배님들의 바램들이 다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거듭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물망상어꾼 드림.





211.119.61.233김일석: 물망상어님,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늘 한결같다는 느낌을 갖고 소중한 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변함없다는 것, 그것은 아름다움입니다.....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12/04-09:02]--

211.231.64.146물망상어꾼: 아 --[12/04-09:52]--

211.231.64.146물망상어꾼: 반갑습니다. 늘 부끄럽다는 심정입니다. 추운날 건강에 유의 하시고 남은 연말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12/04-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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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G 버들피리 01-11-30 00:00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말머리 성운 같은 경우 그 가장자리 부분엔 꼭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처럼 송골송골 맺힌 게 있는데 그것이 전부 태어난 지 약 삼십만 년 정도 된 초신성이라더군요. 사람 나이로 치면 신생아 단계를 막 벗어난 유아 정도로 봐도 될 것입니다. 그 별의 크기는 지구의 수십 배에서부터 수 백 수천 배에 이르기까지 하는데 그런 별이 이슬처럼 맺혔다면 도대체 그 성운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요? 오래 전 이야기라 제가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지만 지구에서의 거리가 1500만(?) 광년, 그리고 성운의 폭과 길이의 단위가 역시 광년으로 표기된 것을 보았습니다.
그야말로 우리가 알지못하는 곳에서는 우주의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지요.
지금 저 태양은 거기에 비하면 먼지에도 못 미치는 하찮은 별이지만 우리에겐 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하지요. 아마 태양이 소멸할 때쯤이면 지구는 벌써 분해되어 우주의 먼지로 흩날리고 있을 것입니다. ㅎㅎㅎ 재밌는 글 잘 읽고 갑니다. 연말에 몸 건강하십시요.
--버들피리-- --[12/04-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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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감승도미 01-11-30 00:00
220.74.23.154@ title="joyfishing>물망상어꾼
반갑습니다. 버들피리님~! 세월 참 빠릅니다. 엇그제 시작된 것 같은 올해도 벌써 다 저물어 가는군요.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님의 주옥같은 글 고대합니다. --[12/04-22:06]
--


61.103.189.245mugong4
그대도 가고 우리도 가고 저도 가고 마앙어 도 가도 --[12/04-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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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03.189.245mugong4
말이 막 새네요. 죄송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세월은 가겠지요. 세월이 가는 속도보다 더 그렇게 빠른 것이 낚시 이야기겠지요. 먼 과거 물망상어 꽃피어 오를때가 그렇게 그리울 줄은 꿈에도 모랐습니다. 가는 세월보다 빠른것이 낚신가요. 물상어라도 자주 인사하는 세상에서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12/04-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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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87.212.1974go7nom
이런 글은 엮어내야 합니다. 물망상어꾼 님 책 한번 내어 보시지요. --[12/05-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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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인낚코너가 아닌듯 싶네요^^;;..모두가...박사님이나..시인..쯤되보입니다^^...오해는 하지마세요낚시 코너에 이런글들을 접하니...기분이 묘해서... --[12/09-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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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pradagugu 01-11-30 00:00
역시 물망상어님은 노벨상을 받아야 할뜻...
아님 대선에 나갈생각은 없으신지? ^^;;; --[12/12-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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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히라스 01-11-30 00:00
그분 전생이 낚시꾼 이전에 천기 박사 이신듯 싶군여,,,,, 지구에 그렇게 관심이 많으신걸 보니 자연보호 잘 지키시겠네여.... 짝짝 ^^ --[12/14-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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