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에 관련된 자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인터넷바다낚시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화면에 올려진 풍성하고 다양한 낚시정보와 이야기 마당에 그려진 잔잔한 물결같은 사연들에 매료되어 몇일전 신규회원으로 가입하고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지난 일요일(2. 23일)에 친구와 함께 갯바위 낚시를 다녀왔는데 재미있었던 학꽁치낚시 경험담을 소개 할까 한다. 나는 겨울이면 갯바위(제주도일대)에서 감생이낚시를 주로 하는데 당일날 물때에 따라 갯바위를 옮겨 다니며 보통 해질녁부터 시작해서 초저녁까지 낚시를 한다. 평균 조과를 말하자면 확율로 약70%(4번 출조에 3번)는 일행(2~3명)중에서 감생이를 건져 올린다. 이날은 주의보에다 보슬보슬 가랑비도 내리고 해서 그냥 집에서 TV나 보면서 지낼까 하고 있는데, 오후에 점심을 먹고 조금 지나서 친구(상점을 운영하다 보니 좀처럼 낚시 갈 기회가 없었음)에게서 출조하자는 전화가 왔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출조에 꼭 동참하는 나로서는 흔쾌히 맞장구를 치고는 해안가에 위치한 단골 낚시점으로 손살같이 달려갔다. 바다를 보니 물색도 좋고(수온이 높아진 것 같음) 파도도 적당히 출렁이는데 오늘은 왠지 감생이 손맛을 볼것 같은 예감을 느끼며 바람(북동풍)을 등질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 차량으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갯바위에 갔다. 채비(감생이)를 재빠르게 준비하고는 제법 일렁이는 파도 너머로 찌를 날렸다. 물도 적당히 잘가고... 무언가 곧 있을것 같은 기대감에 옆에 있는 친구에게 말을 건네며 막 낚시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커다란 너울파도가 갯바위를 내리졌다. 순간 멍하는 기분으로 멈칫했다가 옆을 보니 밑밥통이 파도에 쓸려 내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얼떨결에 밑방통을 낚아챘으나 이미 밑밥은 파도속으로 흐터져 쁘엿케 자욱을 남기며 사라져 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친구의 멍한 얼굴만 바라보았다. 순간 기대감이 허탈감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겼다. 총알 없이 전투를 하고 있는 병사처럼 찹찹한 마음을 달래고 정신을 가다듬고서 다시 찌를 던져 놓고는 낚시를 시작하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저쪽 안통에서 두분 조사님께서 편안한 자세로 학꽁치 낚시를 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낚아 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왕 이렇게 됐는데 편안한 장소로 가서 학꽁치라도 낚아볼 요량으로 친구와 함께 먼저 와서 학꽁치 낚시를 하고 있는 두분 조사 옆에 자리를 잡았다. 좀처럼 하지 않던 학꽁치 낚시라 채비를 준비하는데 왠지 모든게 생소하게 느껴졌다. 채비(밑줄 50~60㎝)를 마치고 찌를 던지면 미끼가 내려않기도 전에 입질이 오고..... 물위를 퍼덕이며 끌려나오는 학꽁치, 쌍바늘에 걸려서 꽤 씨알 좋은 학꽁치가 계속해서 올라 왔다. 물속에는 온통 학꽁치 천지인것 같았다. 옆에서 친구는 훌치기를 하는데 등에, 꼬리에 낚시가 걸려 계속 올라 온다. 옆에 있는 조사가 커피를 권했다. 우리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한시간여만에 쿨러에는 학꽁치가 쌓이고, 옆에서 낚시를 하던 두분 조사께서는 어느정도 만족하게 조과를 올렸는지 먼저 철수를 했다. 어느새 멀리서 서서히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하고 우리도 철수준비를 하고는 묵직한 쿨러를 손에 들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 곧바로 잡아온 학꽁치를 뼈를 바르고 껍질를 벗겨서 푸짐하게 회를 장만하고는 우리가족(4명)이 둘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배추쌈에, 회덧밥에 맛있게 포식을 했다. 오랫만에 가족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대어(감생이, 벵에돔 등) 낚시만 고집하지 말고, 가끔은 잔챙이(학꽁치, 고돌이 등) 낚시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혹자는 낚시를 하는 사람을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고 하는데.........
내 삶에는 언제나 바다가 있고, 낚시가 있었다. 어린적에는 수영을 하고 소라를 잡는 즐거운 놀이터로.... 나이가 들러서는 낚시를 하는 인생의 안식처로......
바다는 항상 나를 설레게 한다.
- 생활과 낚시의 함수관계 - 주말에 낚시를 다녀오면 한 주가 가벼워 지고 주말에 낚시를 다녀오지 못하면 한 주가 무거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