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미도 볼락과의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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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미도 볼락과의 해후

G 3 3,113 2003.03.27 16:23

작년 12월 25일을 마지막으로 감시이 장비를 챙겨 베란다 다용도실에 모셨다.

마누라 입가에 고소하다는 듯한 웃음이 번진다.

드디어 조한기를 맞았다. 지난해를 되돌아 보고 새해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간간히 들려오는 대물 소식에 잠시 가슴을 조려도 보았지만, 아서라 말아라 쓸개물 졸이는 영등감시이 시쳇말로

엉승시럽다. 3달만 조신하게 있자 간간히 낚수 가고 싶다고 마누라 한테 투정(?)이나 허고...

1ㅡ2월을 방콕으로 보내고 3월 중순 산란을 끝낸 볼락 소식이 궁금하여 삼천포에 전활 넣어보니 좀 된단다.

왜 좀이냐고 되묻자 선장하는 소리가 잡는 사람은 잡고 못잡는 사람은 못 잡는 단다.

이런 니기미 낚수가 다 그렇지 싹다 잡으면 어자원 고갈을 어케 감당할거냐고 하니,

사람 무던한 선장 왈 볼락이 낚수 자리의 좋고 나쁨, 꾼의 실력여부에 관계없이 미친년 널뛰듯이 어제는 두미도

청석에서 나옸다가 오늘은 남구 방파제 나머지는 몰황 이런식이란다.

수온 관계인듯하다는 선장의 말뒤로 21일 저녁 5시 출황을 약속하였다.

3칸 연질대에 원줄 2호,목줄 0.8호,8호바늘 2개에 봉돌3푼을 기본으로 달았다.

봉돌없는 밑줄 채비를 3개더 묶어 낚시 케이스에 꼽아 넣었다.

미끼는 청개비가 최고,소주 한병,횟칼,막장 한사발,물,간식거리,목장갑,후레쉬,수건,김치통 한개를 준비하여

보조가방에 넣었다. 참고로 김치통은 가로,세로 25cm 높이 30cm크기로 잡은 볼락을 보관하는 통으로 사용하며

모든 준비물과 함께 보조가방에 넣어 짐도 줄이고 가방에 냄새도 베지않아 오래 전부터 사용 하였는데 중치급

볼락이 50마리쯤 들어간다.

삼천포에 도착하니 동행 출조 인원이 모두 7명이다. 6명은 선상에서 하고 나혼자 갯바위에 내리기로 계획하고

두미도로 향했다.

오랜만의 바닷길에 간간히 불어 오는 봄바람도 자맥질하는 가마우지도 반갑기만 하다.

가마우지와 갈매기가 수우도 안쪽까지 들어온 것을 보니 두미도 쪽에는 바람이 불겠다는 생각으로 내릴 장소에

대해 선장과 의논하니 바람과 너울을 덜타는 얼굴 바위옆 홈통에 내려 보란다.

이런 썩을 그쪽은 수심이 너무 깊다. 내 3칸 볼락대로는 바닥이 아니라 중층도 못내릴 것이다.

봄 볼락은 바닥에서 무는데....

선장한테 3칸대만 가져 왔다고 하니 한심하다는 듯 쳐다본다.그러면서 그냥 선상에서 하라고 권한다.

난 고개를 저었다. 배위에서 밤새 흔들리고 나면 그피로도가 2배가 넘는다. 결론은 북구 방파제로 결정났다.

난 청석을 고집 했지만 바람과 파도는 하늘의 뜻이며 볼락은 하늘의 뜻을 분명히 아는 물고기라는 선장의

개똥철학에 밀렸다. 썩을놈의 선장 그렇게 잘 알면서 빵은 왜 차게 만들어 툴툴 거리며 방파제에 내렸다.

북구 방파제는 2개의 방파제와 1개의 잔교가 있고 젖 볼락의 보고다. 작년 4월에 잔교위에서 젖볼락을

300마리쯤 잡았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오른쪽에 있는 부서진 방파제에서 하기로 하였다.

부서진 방파제는 안쪽 20미터 쯤 정상적으로 공사가 되어 있고 나머지 30미터 쯤은 돌만 쌓여 있고 중들물

이후 물에 잠기며 동네 사람들이낚수를 말린다. 물에 빠져 죽는다고...

방파제 좌우로 몰이 밀생하여 있으며 수심은 4미터 쯤 나온다. 낚수할 자리를 몰사이로 정하고 집어등을

해 떨어지기 전에 켰다. 봄볼락은 집어등 사용 여부가 관건이라는 모 선배의 말이 생각났다.

청개비 머리를 바늘에 살짝 끼우고 4cm 정도 남기고 짤라낸 다음 앞치기로 몰사이에 집어 넣었다.

카운터 다운 1,2,3,4,5,번만에 낚시대를 약간 들었다. 원줄이 팽팽해 지며 초릿대 끝이 힘을 받는다.

바늘이 바닥에 걸렸다. 가볍게 툭툭쳐주니 바늘이 빠진다. 같은 자리에 다시 던져 넣고 카운터다운 1,2,3,4에

낚시대를 들었다. 아마 아랫 바늘이 바닥에 20cm쯤 뜨있겠지 생각하며 그대로 들고 있는데 톡 하는 어신이 왔다.

초릿대를 20cm쯤 천천히 들어주자 젖볼락이 탈탈거린다. 천천히 카운터 다운 6번 정도에 수면밖으로 볼락이

나왔다. 주위에 있던 볼락이 관심을 가져야지 다수확의 기쁨을 누리지 ,오늘은 좀 잡힐려나 어쩌고저쩌지

잡다한 상념이 머리에서 왔다 갔다 한다.

10마리 체포후 볼락이 피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카운터 다운을 2로 줄였드니 씨알이 너무 잘다. 수온이 문제다.

다시 깊이 넣어 20마리 정도 잡고나니 배가 고프다. 일단 낚시를 접고 볼락으로 회를 떳다.

비늘,지느러미,머리를 제거하고 3토막 내어 막장에 찍어 소주 한잔과 입에 넣으니 고소함이 입안 가득하다.

혼자 먹는 회지만 진짜 맛있다. 5마리 준비 했다가 너무 맛있었서 3마리 더 먹었다.

소주 3잔과 볼락 8마리 김밥으로 저녁을 때우고 잠시 허리 운동을 한다음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씨알 큰놈이 있나 최대한 멀리 던진 다음 바늘을 바닥에 붙힌 다음 약간 들어주니 갑자기 왁 하는 느낌이

손에 전해 오고 어어 하는 순간 허전하다. 0.8호 목줄이 나가버렸다.

바람에 날리는 봉돌없는 원줄을 잡으려고 몇번 허우적 허우적하다가 겨우 줄을 잡고 나즈막히 니기미 고추도

하며 혼자 열 받았다. 아마 25cm는 되는 놈일 것이다.본전 생각이 나며 약간 떨리는 손으로 목줄 1.2호로

채비를 단단히 다시 묶었다. 집어등의 불빛이 약한 쪽으로 장소를 옮긴 다음 미끼통을 열고 젖볼락은 감히

먹을 생각을 못하게 홍무시 되다만 청개비 두놈을 골라 끼우며 속으로 키득키득 거렸다.

똘똘 말리는 청개비를 겨우 진정시켜 물속으로 집어 넣으며 "니만 믿는다" "니가 나가 싸워야지" 하며 다시

키득거렸다. 불빛이 약한 쪽에서 강한 쪽으로 약간들어주니 톡 입질이온다. 근데 올라온 놈이 청개비 길이와

똑 같다. 대단한 놈이다. 청개비가 졌구나. 하며 또 키득거렸다. 방생하였다. 너그 할배한테 내가 좀 보잔다는

당부의 말과 함께.....

시계를 보니 11시다. 5마리 만 더 잡아야지 하고 있는데 타고 온 배가 항으로 들러오며 내쪽으로 서치 라이트를

비춘다. 야이 띠빨놈아 눈깔이 빠진다 속으로 욕을 하고 있는데 선장이 마이크로 조과를 물어본다.

지는 마이크로 살살 얘기하고 나는 자연 스피크로 왁왁댄다.

배대라 잘란다 하니 배를 댄다. 주섬 주섬 장비와 쓰레기를 챙겨 배에 올라 선상 조과와 비교하니 내가 더 많이

잡았다. 선장이 기특하다는 듯이 썩은 미소를 날린다. 선장이 뜨주는 회에 대병소주를 털어 넣고 있는데 부산에서

오셨다는 분이 "이런 볼락 보셨읍니까?" 하며 자랑 하는데 눈이 오백원 짜리다. 입으로 축하합니다 속으로는

볼락은 크면 맛이 없는데 하며 히히 웃어 주었다.

삼천포 어통소에서 새벽 3시 이전 입항을 불허하는 관계로 두미도에서 철수 시간이 3시라며 낚시점없이 낚시

배만 하는 젊은 선장(남일호 011-9304-4488)의 피곤한 말이 이어졌다.

소주 기운이 돌며 스르르 잠이 들었다.

_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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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G 짝퉁 02-11-30 00:00
ㅎㅎㅎ 넘 재밌다. ㅋㅋㅋ -[03/27-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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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야전사령관 02-11-30 00:00
두미도 볼락... 좋습니다. 그리고 남일호 선장님도 좋은 분이시고... 저도 한달전에 두미도에서 재미 좀 보았습니다. 님의 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실~~ 실~~~ 쪼개니까 곁에 있는 직원이 드디어 미치는 갑다라고 한마디 합니다. ^^)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고, 부터보자님의 가내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좋은 날 되시길.... 아~~ 참! 저도 31일 한때 꿈이 영화배우(?) 였다는 남일호 선장님 만나러 갑니다. 두미도 볼락 낚으러... ^^ 그런데 삼천포 남일호 선장님 소시적에 꿈이 영화배우 였다는 걸 두미도 볼락들이 아는 날에는 물위에 다 떠 버릴 것 같은데... ^^ -[03/28-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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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신기루 02-11-30 00:00
님의 글 정말 재미있게 읽었읍니다. -[04/01-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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