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어느 밤
실낱같은 케미라이트 불빛과 어울릴 때
저 깊은 밤바다의 숨소리를 들어보았는가
보이지 않는
암흑의 저 어드메 쯤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몰려오는
바다의 소리 없는 절규를 들어보았는가
생명을 품은 어미의 집착과 같이
제 집안에 떨어져 썪는
날이면 날마다 쓰레기로 범벅된 갯바위를 핥으며
물 속에 노는 지 새끼들의 목숨을 위하여
그 새끼들의 새끼들을 위하여
매일 밤 토하는
신음을 들어보았는가
자네
무공해 농법으로 생산되었다는
신선한 채소와 겨자 초장에
가지런히 정돈된 살점 한 웅큼 집어들고
변비와 설사, 아니면 비만이나 당뇨에 효과가 있다며
쿡 찍어 우두둑우두둑 미각을 돋구고 있을 때
혹은 쓰디쓴 소주 한잔 곁들이며
"위하여!"를 외칠 때
아님 술에 취해 여자에 취해 돈에 취해
낄낄거리며
냉소와 게으름을 즐길 때
어느 술집에서 마이크 들고
고래고래 악쓸 때에도
자네가
무심코 버린 밑밥, 라면봉지, 음식 찌꺼기
자네가 피던 꽁초 자네가 싸고 간 똥이
알게 모르게
자네의 간과 창자에 되돌아와
조금씩 납이, 크롬이, 구리가, 수은이
해꼬지를 할 지 모른다는 걸 알게나
바다는 참으로 정직하다네
제가 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신음하며 되돌려줄
모든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네
그것이 때론 거친 바람과
성난 파도로 갯바위를 뒤덮는 일도
작은 통통배 따위를 삼켜버리며
지 새끼들을 위하여
토하는 밤바다의 소리없는 신음인 줄 알아야하네
자네는 공범이네
떠다니는 저 퀴퀴한 똥덩어리와 생리대
버려진 스티로폼이나 폐그물
그것들과 함께 온 몸으로 방파제를 때리고
남해에서 동해에서
자네가 선 갯바위에 머리를 짓이기며
미욱한 낚시꾼들을 비웃으며
달려와 시위하는
바다의 끙끙 앓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
자네는 공범이네
이제 적당히 하게나
낚시도 적당히 하란 말일세
잡은 고기 시장에 내다팔아 애들 학비할건가
무에 그리 폼 잡고 박터지게 난리들인가
꼭두새벽부터 난리벅구를 피는가 말일세
자네, 이제 바다를 새롭게 보게나
바다가 병들어 신음하고있지만 어디로 도망 가진 않는다네
늘 그 곳에
백년 뒤 천년 뒤에도 그 자리에 있을게야
서두르지 말게
어깨동무를 하고와서는 깨어지고 으스러지는
저 침묵으로 일관하는
속으로는 피를 뚝뚝 흘리는
자네, 바다의 암흑 같은 시위를 보게나
뽈라구: 안녕하시지요? 김일석님!!! 팀이프의 송년회에 오셨던데 제가 불참한 괸계로 인사를 못드려 아쉬웠습니다. 오랜만에 글 주셨습니다. 님께서 주시는 글은 가슴속에 남아... 무언가에 대한 제 자신의 갈증을 풀고자~~생각하게 하지요.... 고맙습니다. *^^* 올 한해 건강하시고 건승하십시요.. [01/09-00:08]
배우기: 참 공감하는 내용입니다...먹이사슬 맨 위에 있다는 오만함으로 인간은 제 멋대로 하지요..그것이 비수가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 오고 있는데도 그러지요...제 자신을 돌이켜 보게 합니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01/11-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