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34도 17분 16초, 동경 126도 06분 02초....(더 이상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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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위 34도 17분 16초, 동경 126도 06분 02초....(더 이상 갈 곳이 없다...)

G 15 2,983 2004.01.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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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길이 끝나고 더 이상 내디딜 땅이 없는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한반도 남쪽 땅끝....!

오랜만에 찾은 이곳에는 최신식 건물과 어둠 속에서 형형색색의 네온 불빛이
빛을 발하고 있어 행여, 길을 잘못들은 것은 아닐까 는 생각이 들었다.

배들이 보이고 바닷가의 파도소리를 듣고서야 제대로 왔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왜? 바닷가의 간판들은 언제 보아도 빛 바랜 모습일까?
하긴, 그것이 더욱, 정겹게 느껴지는 모습으로 다가서기에
선창가를 따라 줄지어 서있는 작은 포구는 여전히 정겨운 모습으로 눈앞으로 다가온다

비록, 뭍의 길은 여기에서 끊기었다해도 저기 보이는 수 많은 섬들을 발판으로 삼아
다시 길을 내고 있다.

어룡도, 장구도, 죽굴도, 마안도, 넙도, 보길도, 노화도......
이름도 생소한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바다는 끝없이, 끝없이 이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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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기 전에 바다를...아니...한해의 마무리로 대를 담가보겠다는 이상스런 구실로
바다의 기상을 보아가며 짐을 만져보기를 수 차례 반복하다 보니
좋다는 물때는 다 지나보내고 사람이 적으니 조용할 거라는 생각에 움직이긴 했다만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기상이 급변하리라 곤 생각지 못했기에
멀리 가거도에서 묶였다는 아는 이의 연락을 받고 확인하니 1시간 전하곤 사뭇, 바다의 변화가 다르다.

추자를 목적으로 했기에 큼지막한 정기여객선은 상관이 없겠지......

집만 나서면 마음이 편하다는 일행의 보챔에 목포에 도착한 시간이 밤11시.
목포의 대양낚시점에서 간단한 소품과 일행의 갯바위장화를 구입한 후
북항의 즐비한 낚지전문점을 찾았는데 "여보 몸 챙겨.....!!" 라는 간판이 재미있구나...^^

연포탕을 곁들인 낚지풀코스를 즐긴 후 주인의 안내로 새로 생긴 찜질 방에서 녹신거리게 몸을 푼후
아침 일찍 나서 보니 정기선이 결항이란다...-_-
완도 쪽의 배를 이용하자니 배시간에 도착할 수도 없으니 이런 난감, 천만이 있나....?

서울에서 강진으로 매장을 옮긴이의 얼굴이나 보리라고 들길로 접어드니
한가한 철이라 황량한 바람벌판에 자리잡은 매장의 문 열림에도 바람손님이려니.....하곤
고개를 돌려보지도 않던 이가 꿈속의 눈길에서 깨어나 반색을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 한마당에 낮시긴이 지나갔고
급히 장만한 돼지갈비찜과 손수 잡아 말려두었다는 망둥어를 이리저리 불 위에 굴려
접시에 담아 그위에 이슬을 흩뿌리며 사람 그리움풀이에 날이 저물었어라...

저녁시간에는 강진의 유명한 향토음식점에서 거나한 대접을 받고
다음날 새벽, 땅끝에서 떠난다는 낚시 점의 배를 타고 추자 에 도착하니
집 떠난지 36시간만에 추자도착이라는 신기록을 세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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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엇그제까지 참돔이 쏟아졌다는 문여에 올랐는데
물이 탁한지라 노래미와 버리기는 아까울 정도로 큼지막한 복어를 여러 마리 낚는데 그쳤고

다음날은 주의보로 느지막이 나서 본 섬의 포인트를 찾아보았는데 나는 새도 내려앉을 만큼,
바람이 세차니 방파제 안쪽에서 고등어와 팔씨름 몇 판을 벌인 후,
신양리 방파제에 묶어놓은 배 위에 올라 전갱이로 대상어를 바꾸어도 보았는데
그동안 너무나도 많이 잡아 시큰둥했던 거문도의 전갱이에 비하면 크기가 작은지라
두어 시간만에 대를 접었다.

거문도의 전갱이는 5호찌를 사용하여 깊은 수심을 공략하면 작은 부시리 만한 크기로
백마 리도 넘게 누구 나도 쉽게 잡을 수 있었기에 회원들의 손 풀이용 뒷전으로 쳐져있었다지만
그런 골드 "화수분"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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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날은 주의보 여파로 몸을 숨길만한 곳을 고르다 보니 사자 섬 제주여 뒤쪽으로 내릴 수밖에 없었는데
세 번째 육짜를 잡은 곳이 멀지가 않은 곳에 있기에 정감이 가는 곳이다.

탁한 물색에 기대감을 갖지는 않았지만 시간을 보내려니 이런 채비, 저런 채비 바꾸어 가며
행여나 집나온 넋 빠진 놈이라도 한 마리 만나보자꾸난, 생각에 열심히 움직이긴 했다만
내일부터 주의보가 다시 발령되리라며 철수를 권하는 연락에 또 부지런히 짐을 꾸렸나니...

"어디, 이런 적이 한두 번이었냐....ㅠㅠ;;...." (떼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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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방파제에서 시간을 보낸 어느 꾼은 감생이 구경에 볼락, 우럭등 잔 손맛이라도
싫컷 본 흡족한 목소리를 우렁거렸으니 실속파인 모양이로세....^^

예초리의 방파제에서 고장이났다며 뱃속을 잔뜩, 뒤집어 논 배의 뱃속을 걱정스럽게 들여다 보며
(저러다 수리가 늦어 주의보가 떨어지면 어쩌나...)
(가다가 고장나서 표류라도 하면 어쩌나......)
시작이 안 좋았으니 끝도 안 좋을 것 같은 방정맞은 생각이 꼬리를 물었는데
엔진소리가 고르게 들리기에 잠시 잠이 들었나본데 땅끝이 보이니
그래도 우리에게 내일은 있다는 생각을 꾀어 맞추어본다 ^^;;

목포로의 배편은 없었기에 다도민박에 함께 묵었던 머나먼 파주에서 왔다는
사람 좋아 보이는 두 분의 손님과 특이한 계약을 했는데 해남에서 떡갈비를 곁들인 점심을 내면
목포항 주차장까지 태워 주겠노란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 이번 추자행의 크나큰 성과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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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녹음이 지난 을씨년스럽게도 보이는 땅끝을 빠져나오며
바로 얼마 전에는 푸른 나뭇잎이 있었고 동박새소리와 작은 갯돌이 파도에 휩쓸리던
해조음(海潮音)소리가 들리는듯하다.
동박새는 동백나무의 붉은 꽃 사이를 날아다니며 우짖는데
동박새 수놈이 암컷을 찾으며 우짖는 구애의 울음인 '삔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 아름다운 구애의 울음소리는 해질 무렵이면 더욱 요란스러워지는데
동박새도 혼자 있는 밤이면 더 외로운 것일까?
( 집 떠난 나를 기다리는 우리마나님도 외로웠을꼬야~~~^^;;)

밤이면 더욱 또렷이 들리는, 파도가 갯돌을 어루만지며 쓸어 내리는 소리에도 귀를 기울일줄 아는 꾼이라면
마음이 메마르지는 않을 것 같다.

'쏴~아~~아~~ 촤르륵~~~~ 철썩,!!! 쫘그르르~~~~~~~~~ 철~썩~~!!"

어둠이 내려앉는 가로등의 불빛이 물 낮에 어른거리며 밤하늘에 별이 가득 차기 시작한다.
또 한번의 靑別을 두고서...............

북위 34도 17분 16초, 동경 126도 06분 02초.........

땅끝.....................................!!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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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댓글
G 반쪽바늘 04-01-07 21:56
갈두리..
시멘트 벽돌 등짐지고 오르내린 사자봉..
전망대는 차곡차곡 높아만가고..

귀한 손님 오실라치면..
마을앞 뻘밭 웅덩이 썰물에 모습보이면 ..
경운기 끌고가 양수기로 품어서 양동이에 가득찬 고기들..

목욕통에 고기 붓고.. 고추장 넣고..양파 통째로,마늘 무데기..
그때 그떄 밭에나는 온갖양념 통째 넣고는..
바지가랭이 것고 자근자근 밟아서 ..
솥뚜껑만한 숟가락으로 퍼질러 먹고는 한잔술로 꺄~아...!

해남 산이뻘밭 세발낚지 연포탕의 따끈히 입안 맴도는 먹물맛~
백년쯤 우러난 떡갈비에 피어나는 지글지글 하얀연기가 고소하게 느껴지고~
김 무럭 무럭~ 따끈한 닭 가슴살 육회~

깍두기 회살에 참기름장에 버무러 숟가락 퍼질러 뽈따구질 하던 그곳~
저 반쪽이의 고향이랍니다

건강 하셔야 합니다~
언젠가는 뵈올수 있을때 갯바위에서 뵙지요~ ^^
G 마음만 낚시 04-01-07 22:38
아 ..... 참 좋다.

어떤분 이 신지 고맙 슴니다.

아껴두고 읽고 싶은 글이고 사진 이네요. Enya 가 맞지요 ?

언제 한번 갯바위에서 만나고 싶은 분입니다.
G 더불어정 04-01-08 11:58
조행기라기 보다는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물고기를 낚기보다는
바다를 보는 것이 즐거워
유랑벽을 버리지 못하시는
님은 분명 역마살을
지녔을 것이라 사료됨니다.
저 처럼....

그럭저럭 세월을 낚다보면
즐거운 일도 생기고
보기 싫은 일도 만나고.
인생사가 다 뭐 그런 것을....

님이시여!
건강하게 편하게 살다가
고통없는 나라로 가소서....

G 찌 매 듭 04-01-08 12:31
반쪽님의 고향이 땅끝인 모양이군요..
식사를 했지만 푸짐하게 먹거리 이야기에 군침이 도는군요.
솥뚜껑만한 숫가락이면 그 솥은 대체 얼마나........클지 상상이...^^;;
건강한 모습으로 갯바위에서 만납시다~~~~~~ ^^
..............................................
아일랜드 여가수인 엔야의 노래 Only Time 입지요~
금년에도 변함없이 바다를 찾으리니 만나볼 수가 있겠지요
......................................................
고기를 못잡았으니 역마살 여행기가 됐는지도 모르겠군요 ^^;;
건강하게 40년은 더 살아야겠네요 그 중에 30년은 낚시를..............^^;;
G 섬원주민 04-01-08 17:01
매듭 성님!
너무 많이 돌아다니십니다. 만재도로, 태도로, 소안도로
가거도까지.....

"삔추" 동박새소리, 파도소리 멋있게 듣고보니
저도 그곳에 다녀온듯...

남국의 훈훈한 정과 사람사는 냄새 맡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G 찌 매 듭 04-01-09 10:13
섬원주민님 순조로운 새해가 되시길....^^

님만의 오곡도에도 원시의 시대가 오래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상당한 기간동안 공들인 모습이 보이더군요

올해에도 건강하시고 뜻한 모든 것이 이루어지실겝니다 ^^
언제 한번 만나서 향긋한 차한잔 나눕시다~~~~~~~ ^^
G 날으는양탄자 04-01-16 10:12
찌매듭님 그간 안녕하세요?
저는 추자도에서 몇일 낚시하다 조과도 않좋고해서...
...(추자와서 다리낭간이나 올라타고 괴기가 아직 일른가봅니다. 수온이더 떠러저야 될상십네요...)
다시 혹시나...진도 병풍도 조금물에 뻘물 이네요 낯마리 조과 어제집에와서 쭉뻗었지요.
아침에 일나보니 찌매듭님이 보네주신 택배가있어 보았씁니다.
................. 감사합니다...... 갯바위에서 요진하게 사용하겠습니다 . " 안녕이계십시요
G 찌 매 듭 04-01-17 10:43
추자~병풍까지 다녀오셨군요 ^^
추자의 수온은 아직도 높은모양입니다 제가 갔을 때도 다리위가 그득, 찼던데 혹시?? ^^;;

병풍은 뻘물보다는 그물이 더 문제랍니다 빠른물살 골창이나.......
새해에도 소원하신 모든 일이 뜻대로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요~~~~~~~~~~

(명절이 지나면 26일~30일로 금년의 첫 출조로 가거도를 다녀오려고 뱃심좋은 음모를 진행중입니다만
마눌이 곱게 놔줄지 모르겠네요~~ ^^;;)
G 날으는양탄자 04-01-17 15:30
찌매듭님 저는 몸조절 좀하고 19일이나20일 마라도 긴~뱅돔 보러갑니다. 구정 제주에서 보네고......
구정 다음날 제주에서 ~추자 과거에 음악생활 하시던 선후배낚시 모임 합류. 24~25일 수원도착.
26~27일 중요한 2003년 마지막업무 다시28-29일 추자나 가거도 출조계획 입니다.
매듭님 가거도 몇구에서 민박하시는지요?... "만-약 제가 가거도로 낚가면 몇일 뭉치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요......
G 찌 매 듭 04-01-18 20:26
과로하셨나봅니다.... 이제는 날아오는 총알은 마음뿐, 잘 잡히지가 않을지도...^^;;
그래도 낚시만 간다면 아무리 큰 고기한테도 지지는 않겠지요? ^^;;
음악을 하셨나 보군요?! 바쁜 일정 마무리가 있으신 모양입니다.

추자를 가면 다도쪽을 이용하고 가거도는 1구의 임세균선장집을 갑니다.
사람이 좋아서 다닙지요~~~ 예전보다는 짐을 둘곳이 아래쪽에 생겨서 한결 편하답니다
몸만 올라다니면 되는데 백계단을.....올라가야하는집이죠....
이집의 백계단을 못올라다닌다면 문제가 생긴다는 일념하에 열심히 오르고 있답니다
가거도 오신다면 미리 술한병 갖다놓고 기다립지요~~~~~~ ^^
G 날으는양탄자 04-01-19 10:26
매듭님 내일8시20분 양탄자가아니라 비행기로 마라도 날라갑니다.
일정맏치고 말일경 보고드리고 가거도행~잡겠습니다
G 날으는양탄자 04-01-23 11:37
매듭님 구정 잘보네셨었어요? "복넘치게 받으세요.
저는 3일동안 제주.에서 눈원없이 맏고 낚시대 세워보지도 못하고 왔습니다.
(추자행선박 결항~으~흐~ㅎ~흐...)

비행기 결항으로 욕좀받지요. 에제늦게 집에와 다시추자계획 잡으며 잠들었씁니다...zzz....Z...z...
오늘오후늦게 출발.... 상추자 본섬 몇군데 쑤셔볼까합니다.......주위보뒤라...예감이 좋습니다...
G 찌매듭 04-01-26 13:08
복을 너무 많이 받아서 넘치는중입니다 ^^;;
추자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조금있다 가거도로 출발할까합니다.
무안구간이 조금 미끄럽다기에 일찍나서려고요....
진도쪽길도 썩, 좋지는 않다니 조심해야겠지요
이순신낚시에 배를 예약했습니다
30일쯤 현지에서 철수할까합니다
G 월광 04-01-27 00:28
찌매듭님..오랫만에 뵙네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늘 건강하십시오..
G 날으는양탄자 04-01-28 12:23
제가 좀늦게 글을 본것같습니다
저는 추자에 먼저 주위보로 인하여 못드어간 약속지키러 어쩔수없이
가야되는 몸이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왼쪽팔에 낚시엘보 고생 잠시했습니다.
병원에서 약3개월 사용하지 말라네요. 죽으라는 야기로 들리네요
지금은 많이 좋아 졌습니다.오늘추자에 들어가 30-31일경 철수예정 입니다 "꽝 없이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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